Original Article

(13권1호 32-8)

Associations of Overlapped Job Stress Components with Depressive Symptoms and Suicidal Idea

직무스트레스 영역의 중복과 우울 및 자살사고 사이의 관계

Chan-Hyun Jung, MD1;Se-Won Lim, MD, PhD1,2;Dong-Won Shin, MD, PhD1;Kang-Seob Oh, MD, PhD1; and Young-Chul Shin, MD, PhD1,2;

1;Department of Psychiatry, Kangbuk Samsung Hospital, Sungkyunkwa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Seoul, 2;Workplace Mental Health Institute, Kangbuk Samsung Hospital, Seoul, Korea

Abstract

Objective : Several recent studies determined the associations of job stress with depression and suicidal idea, but the association between the number of job stress components and depression remains unclear. In the present study, we investigated the associations of the number of components of job stress with depression and suicidal idea.

Methods : We studied 194,226 participants who attended employee health screenings from January to December, 2014, and completely answered all the questionnaires, including the short form of Korean Occupational Stress Scale (KOSS), the Center for Epidemiologic Study-Depression (CES-D) and suicidal idea. The presence of clinical depressive symptoms was defined as a CES-D score of ≥21. The subjects in the highest quartile of each subscale of KOSS were considered as suffering from each component of job stress. Chi-square tests, t-tests and logistic regressions were performed to compare study outcomes between groups.

Results : When we included all seven components of job stress, there was no significant association of the number of the components with depressive symptoms, or suicidal idea. However, the prevalence of depressive symptoms and suicidal idea was increased only in three occupational stress subscales including job demand, job insecurity and occupational climate. When we analyzed only these 3 components of job stress, the number of job stress subscales was significantly associated with depressive symptoms and suicidal idea, even after adjustment for sex and age.

Conclusion : The number of components of occupational stress was associated with depressive symptoms and suicidal idea, only in the related components.

Keywords

Occupational stress;Depressive symptom;Suicidal idea.

FULL TEXT

Address for correspondence : Young-Chul Shin,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Kangbuk Samsung Hospital, Sungkyunkwa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29 Saemunan-ro, Jongno-gu, Seoul 03181, Korea
Tel : +82-2-2001-2469, Fax : +82-2-2001-2211, E-mail : yshin5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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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세계적으로 약 3억 5천만 명의 사람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고, 한 해에 20명 중 한 명이 우울삽화를 경험한다고 보고하였으며,1 한국에서의 우울증 유병률은 약 3.3
~5.6%로 알려져 있다.2 우울증은 가정, 직장 및 사회 안에서 삶의 질, 생산성, 성취도 등의 저하를 동반하며,3 여러 정신질환 가운데에서도 자살의 주된 요인으로 알려져 왔다.4 불행하게도 한국은 세계적으로 자살률이 높은 국가에 속한다. 2015년 한국에서는 인구 10만명 당 26.5명이 고의적 자해로 사망하였으며, 이는 전체 사망원인 중 다섯 번째에 해당하였다. 특히 자살은 10대부터 30대까지 사망의 가장 흔한 원인이었고, 4, 50대 사망의 두 번째 원인이었으며, 한국 정부의 자살률 감소를 위한 노력에도 젊은 성인 연령층의 자살률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5
직무스트레스는 직장인의 신체건강과 삶의 질을 저해할 뿐 아니라,6 우울, 불안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정신질환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7,8 영국 보건부와 영국산업연맹은 직무에 종사하는 동안 15~30%의 근로자가 정신 건강 문제를 겪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9 사고를 제외하면 직업과 관련된 질병에서 근골격계, 심장 및 호흡기 질환 다음으로 정신장애(mental disorders)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10 2016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구의 55.2%가 전반적인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그 중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73.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11 직무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상은 자살사고 혹은 시도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직무스트레스 자체도 자살사고와 관련되어 있다.12,13 많은 이전 연구에서 직무스트레스와 우울증상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하였으나, 연구 대상이 특정 직종에 국한된 경우가 많았으며, 연구 대상에 따라 우울증상과 관련된 직무스트레스 요인에도 서로 차이가 있었다.14,15,16
이렇듯 현대사회에서 많은 직장인들이 직무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으며, 직무스트레스는 직장인의 우울증상 및 자살과 연관되어 있으므로, 직무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및 자살의 고위험군을 확인하고 이를 예방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많은 이전 연구에서 직무스트레스와 우울증상 사이의 관련성을 확인하였지만, 직무스트레스 평가를 통해 우울 및 자살의 고위험군을 확인하는 방법과 관련된 연구는 없었다. 본 연구에서는, 표준화된 한국인 직무스트레스 측정도구를 토대로 평가한 한국 직장인의 직무스트레스 요인의 중복과 우울 및 자살사고 사이의 관계를 조사함으로써, 우울 및 자살사고와 관련된 직무스트레스의 특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는 보다 많은 직무스트레스 영역의 중복과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가 선형의, 혹은 선형에 가까운 관계를 나타낼 것을 가정하였다.

대상 및 방법

연구 대상
2014년 1월부터 12월까지 일 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서울, 수원)에서 정기 직장 건강검진을 시행한 만 19세 이상 65세 이하의 남녀 대기업 사무직 또는 생산직 근로자로서, 정보 제공에 동의한 수검자 206,413명을 조사 대상으로 하였다. 일부 대상자에서 연 2회 이상의 건강 검진 자료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연 2회 이상 검진 자료가 있을 경우 최초 1회의 결과 값을 사용하였다. 같은 해에 2회 이상 검진을 받을 경우, 시기에 따라 대상자의 직무스트레스 및 우울 등의 상태에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측정의 일관된 기준을 설정하고자 하였다. 참여자 중, 자기 기입식 설문지의 응답이 불충분하여 설문을 분석에 사용할 수 없는 12,187명을 제외한 194,226명의 자료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종합검진센터가 속한 병원 임상시험심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진행되었다.

측정 도구

직무스트레스
직무스트레스는 한국인 직무스트레스 측정도구-단축형(Korean Occupational Stress Scale–short form, KOSS-SF)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KOSS-SF는 한국 근로자 특유의 직무 관련 스트레스를 평가하기 위해 고안된 자가보고형 설문으로,17 이전 연구에서 직무스트레스에 대한 평가도구로 널리 사용되었다. KOSS-SF는 직무 요구(4 문항), 직무 자율성 결여(4 문항), 관계 갈등(3 문항), 직무 불안정(2 문항), 조직 체계(4 문항), 보상 부적절(3 문항), 직장 문화(4 문항) 등의 7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24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응답자는 각 문항에 대하여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 '그렇다', '매우 그렇다'의 4점 척도로 응답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직무스트레스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도록 각 문항마다 점수가 부여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각 직무스트레스 척도의 7개 하위 영역의 총점을 기존에 제시된 공식((실제점수-문항수)/(최고점수-문항수)*100)17에 의거하여 100점으로 환산하였으며, 영역 별 상위 25%에 해당하는 집단이 해당 영역의 직무스트레스로 인한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정의하였다.17 또한 본 논문에서 직무스트레스 영역의 중복이라 함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영역별 직무스트레스 여부를 판단하였을 때, KOSS-SF에서 정의한 7개의 직무스트레스 하위 영역 중 2개 이상 영역의 스트레스를 동시에 경험하는 것을 뜻하며, 중복의 수라 함은 동시에 경험하는 직무스트레스 영역의 개수를 의미한다.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
우울증상은 미국 정신보건연구원에서 개발한 The Center for Epidemiologic Studies Depression(CES-D) Scale의 한국어판을 활용하여 평가하였다. CES-D는 20개 문항으로 구성된 총점 0~60점의 자가보고형 측정도구로서, 일반 인구 내 우울 증후군의 역학 조사를 위해 고안되었다. CES-D는 우울한 기분, 죄책감 혹은 무가치감, 무희망감, 정신운동성 지체, 식욕 저하 및 수면 장애 등의 여섯 가지 우울증의 전형적인 증상에 대해 지난 1주 간의 빈도 및 중증도를 평가하는 설문으로서, 우울증의 심리적, 정서적 요소를 강조한다.18 CES-D는 우울증상을 선별하는 데에 있어서 BDI(Beck Depression Inventory)와 동등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19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특이도는 BDI에 비해 떨어지나, 우울증상을 선별하는 데에는 BDI에 비해 보다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었다.20 직장인 건강검진 자료를 이용한 본 연구의 특성 상 임상적으로 유의한 우울증상을 평가 및 선별할 목적으로 CES-D scale을 사용하였다. CES-D 한국어판의 타당도 조사 연구에서 21점 이상의 절단점은 95.7%의 민감도, 69.5%의 특이도를 보였으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임상적으로 유의한 우울증상을 일차적으로 선별하는 이상적인 절단점으로 제안되었다.21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CES-D 총점이 21점 이상인 참여자들을 임상적으로 유의한 우울증상을 보이는 집단으로 정의하였으며, 본문에서 우울증상이라 함은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 우울증상(CES-D≥21)을 뜻한다.
자살사고는 "최근 1년 동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가 "예", 혹은 "아니오"로 응답하도록 하는, 이분형 자가보고 설문을 이용하여 평가하였다.

통계 분석
연구 대상자 전체와 각 영역 별 직무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는(점수 상위 25%) 그룹에 대하여, 성별 및 나이 등 인구학적 특성과 우울증상, 자살사고 여부 등의 연구 변수를 조사하였다. 나이 등 연속형 변수는 평균과 표준편차를 계산하였으며, 성별, 우울증상, 자살사고 등 범주형 변수는 그 빈도와 백분율을 조사하였다. 전체 일곱 개 직무스트레스 영역 중 중복되는 영역 수에 따라서 0~7까지 그룹을 구분하였으며, 각 중복개수 별 그룹에 대해서 우울증상과 자살사고의 유병률을 비교하였다. 한편, 각 직무스트레스 항목에 대해서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의 유병률과 연관된 항목을 χ2 test로 확인하였으며,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나이, 성별 등을 보정한 후에도 유의한 연관이 지속되는지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의 유병률과 유의한 관련이 확인된 세 가지 직무스트레스 영역에 대해서, 그 중복되는 수에 따라 0~3까지 그룹을 구분하였으며, 각 그룹의 인구학적 특성과 연구변수 중 연속형 변수는 independent t-test로, 범주형 변수는 χ2 test로 그룹 간 차이를 비교하였다. 또한 그룹 간 차이를 보인 공변수를 포함 후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시행하여, 각 중복그룹 별 우울증상과 자살사고의 교차비(odds ratio, OR)와 95% 신뢰구간을 계산하였다. 모든 통계량은 Predictive Analytics SoftWare, version 18.0.0(PASW Statistics 18, SPSS Inc., Chicago, IL, USA)을 사용하여 분석하였으며, p<0.05를 유의 수준으로 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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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194,226명의 연구 대상자 중 65.8%는 남성이었고, 평균 연령은 35.97±8.63세였다. 전체 대상자 중 5.9%인 11,386명이 임상적으로 유의한 우울증상(CES-D≥21)을 나타내었고, 5.7%인 11,099명이 최근 1년 내의 자살사고를 보고하였다. 각 직무스트레스 영역의 상위 25%에 해당하는 환산점수는 남성의 경우 직무 요구 58.33점, 직무 자율 66.67점, 관계 갈등 66.67점, 직무 불안정 50.00점, 조직 체계 66.67점, 보상 부적절 66.67점, 마지막으로 직장 문화 41.67점이었으며, 여성의 경우 순서대로 각각 58.33, 58.33, 66.67, 50.00, 66.67, 66.67, 50.00점이었다. 상기 절단점을 기준으로 각 영역 별 직무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는(점수 상위 25%) 그룹을 구분하였을 때, 동점자를 모두 포함하여 관계 갈등 영역이 129,254명(66.5%)으로 가장 많았고, 직무 불안정 영역이 67,962명(34.7%)으로 가장 적었다. 각 직무스트레스 영역 그룹 별 및 전체 연구 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과 우울증상, 자살사고 등의 연구 변수를 Table 1에 나타내었다.
전체 일곱 개의 직무스트레스 영역 중 중복되는 영역 수에 따라서 0~7까지 그룹을 구분하였으며, 각 중복그룹 별 우울증상과 자살사고의 유병률을 Figure 1과 같이 비교하였다. 우울증상의 경우 유병률이 0개 중복그룹에 비해 2개 중복그룹에 이르기까지는 증가하였으나, 이후 6개 중복그룹까지 점차 감소하여 0개 중복그룹에 비해 오히려 낮은 유병률을 나타내었다가, 7개 중복그룹에서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내었다. 자살사고의 경우 유병률이 0개 중복그룹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후 5개 중복그룹까지 오히려 점차 감소하였다가, 이후 7개 중복그룹까지 소폭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Figure 1).
한편, 전체 일곱 개의 직무스트레스 영역 중, 전체 연구 대상자(우울증상 5.9%, 자살사고 5.7%)에 비해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의 유의한 증가를 보인 그룹은 직무 요구(8.4%, 6.8%), 직무 불안정(9.9%, 8.2%) 그리고 직장 문화(10.1%, 7.9%) 등 세 그룹이었다. 이 세 그룹은 또한, 성별과 나이를 보정한 후에도 우울증상의 유병률의 증가와 유의하게 연관되어 있었다(직무 요구 AOR=2.24 ; 직무 불안정 AOR=3.06 ; 직장 문화 AOR=3.84). 이렇게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의 증가와 연관된 세 가지 직무스트레스 영역(직무 요구, 직무 불안정, 직장 문화)에 대해서, 각 영역의 직무스트레스가 중복되는 수에 따라 0~3까지 그룹을 구분하였으며, 각 그룹 별 인구학적 특성과 우울증상, 자살사고 등의 연구 변수를 Table 2에 나타내었다. 우울증상의 경우 해당 직무스트레스 영역의 중복 수가 0에서 3까지 늘어남에 따라, 그 유병률이 각각 2.0%, 4.6%, 9.2%, 15.5%로 증가하였으며, 이는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p<0.001). 자살사고 역시 직무스트레스 영역의 중복 수가 늘어남에 따라, 그 유병률이 각각 3.4%, 5.3%, 7.7%, 10.3%로 증가하였고,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p<0.001). 또한 그룹 간 차이를 보였던 성별, 나이 등의 인구학적 변수를 포함한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우울증상의 AOR은 직무스트레스의 영역 중복 수가 0에서 3으로 많아짐에 따라, 각각 2.44, 5.87, 11.96로 증가하였고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p<0.001). 자살사고의 AOR 또한 각각 1.68, 2.74, 4.06으로 증가하였고,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p<0.001). 상기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를 Table 3에 기술하였고,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의 AOR을 각각 Figures 2 and 3에 나타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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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대기업 사무직 및 생산직에 종사하는 직장 건강검진 수검자 중 설문에 빠짐없이 응답한 194,226명을 대상으로, 직무스트레스 영역의 중복과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였다. 우리는 직무스트레스의 많은 영역이 중복될수록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의 위험이 증가할 것을 가정하였다.
직무스트레스의 중복에 대해 조사하기에 앞서, 우리는 각 직무스트레스 영역 별로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와의 관련성을 검토하였다. 그 결과 전체 직무스트레스 영역 중 직무 요구, 직무 불안정, 직장 문화 등의 세 영역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는 그룹에서만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의 유의한 증가가 관찰되었다. 직무스트레스의 각 영역 별 우울 및 자살사고와의 관련성은 이전 몇몇 연구에서 보고된 바 있는데, 그 결과는 각 연구의 대상의 특성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한국 내 이주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이전 연구는, 직무스트레스 하부항목 중 물리 환경, 직무 요구 및 직장 문화 항목의 고위험군에서 우울 증상의 발생 위험이 높음을 보고하였으며, 이주 노동자들이 주로 맡게 되는 업무의 특성 상 위험한 작업 방식과 신체적 부담, 과도한 업무량, 의사소통의 제한, 집단주의적 문화 등을 그 원인으로 해석하였다.14 한국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이전 연구 결과는, 모든 직무스트레스 영역이 우울증상의 위험 증가와 관련되었으며, 그 중 직무 불안정, 직장 문화, 보상 부적절의 순서로 위험률을 크게 높였는데, 높은 사고 위험성으로 인한 실직의 가능성이 직무 불안정으로 인한 우울증상에 영향을 미치고, 업무 대비 적은 보상, 상명하복의 직무 특성에서 비롯되는 수직적인 직장문화가 우울증상과 관련을 보인 것으로 설명하였다.15 본 연구와 유사한 대기업 사무직 및 생산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2012년 시행한 연구에 의하면, 모든 직무스트레스 하부영역에서 저위험군(저사분위)에 비해 고위험군(고사분위)에서 우울증상의 위험이 높았고, 그 중 직무 불안정, 조직 체계, 직장 문화 순으로 교차비(OR)가 증가하였다.22 이러한 이전 연구 결과들은 분석 방법에 따른 차이도 보였지만, 유의하게 혹은 우울증상의 높은 위험과 관련되어 있는 직무스트레스 하부항목은 그 연구 대상의 특성이나 직업군, 연구시점에 따라 다른 결과가 관찰되었다. 한편 이러한 결과의 차이는 직무스트레스 영역과 자살사고 사이의 관계를 조사한 이전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다.12,13 따라서 각각의 직무스트레스 하부영역과 우울증상, 자살사고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는 것은, 해당 집단의 직무와 관련하여 중재가 필요한 직무스트레스 요인을 확인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만, 직무스트레스와 관련하여 우울증상과 자살사고의 위험이 높은 사람을 선별하는 데에는 제한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본 연구는 직무스트레스 하부영역의 중복된 개수가 임상적으로 유의한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의 위험과 관련되어 있는지 분석하였다. 먼저 우리는 KOSS-SF의 모든 일곱 개 하부영역을 대상으로, 그 중복 개수(0~7)와 우울증상, 자살사고 유병률 사이의 관련성을 조사하였다. Figure 1에서 보듯, 우울증상은 직무스트레스 하부영역 두 개 중복그룹까지는 그 유병률이 증가하였으나, 그 이후 점차 감소하여 0개 그룹보다도 낮은 유병률을 나타내었다. 자살사고의 경우에는 그 유병률이 0개 중복그룹에서 오히려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후 5개 중복그룹까지 점차 감소하다가, 이후 7개 중복그룹까지 소폭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보다 많은 직무스트레스 영역의 중복과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가 선형의, 혹은 선형에 가까운 관계를 나타낼 것이라는 우리의 가정과 일치하지 않았으며, 둘 사이에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찾기 어려웠다. 자살사고의 경우 오히려 어떠한 영역의 직무스트레스도 경험하지 않는 그룹에서 가장 높은 유병률을 나타내었으며, 이후 점차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직무스트레스의 전체 하부영역을 대상으로 했을 때, 그 중복 개수는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의 고위험군을 예측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한편 본 연구 결과, 오히려 직무스트레스를 경험하지 않는 그룹에서 가장 많은 자살사고를 보고하였는데, 자살사고를 보고하는 참여자의 경우 무희망감이나 무력감,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으로 인하여 직무스트레스에 대한 보고의 신뢰도가 저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기존 연구가 보고된 바 없어, 기타 정신질환의 진단 여부와 설문 응답의 신뢰도 등을 포함한 향후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 결과, 직무스트레스의 하부영역 중, 직무 요구, 직무 불안정, 직장 문화 등의 세 영역만이,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의 유의한 증가와 연관되어 있었다. 우리는 이러한 결과에 주목하여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와 유의하게 연관된 세 가지 하부영역에 한해서, 그 중복 수와 우울증상, 자살사고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직무스트레스 영역 중복 수가 0에서 3까지 증가함에 따라, 우울증상의 위험은 각각 2.4배, 5.9배, 12배 증가하였으며, 중복 수 1을 기준으로 할 때에는 2, 3인 그룹의 경우 각각 2.4배, 4.9배 증가하였다. 또한 자살사고의 경우는 중복 수 0을 기준으로는 1, 2, 3의 경우 각각 1.7배, 2.7배, 4.1배, 중복 수 1과 비교하여 2, 3의 경우는 각각 1.6배, 2.4배 그 위험이 증가하였고, 상기 연구 결과는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이전 관련 연구 결과에 의하면, 직업의 종류나 특성에 따라 경험하는 직무스트레스의 영역 및 그 정도에는 차이가 있었고,23,24,25 이러한 결과는 각 평가 집단의 직무스트레스 요인 중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영역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지만, 높은 위험에 처한 인원을 선별하는 데에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본 연구 결과는 동일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각 평가 집단에 대해서,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와 연관된 직무스트레스 하부영역의 경우, 그 중복 수가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의 높은 위험과 유의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KOSS-SF를 이용한 직무스트레스 평가를 통해,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의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본 연구는 직무스트레스 하부영역의 중복 수와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분석한, 우리가 아는 한 첫 번째 연구이며, 직무스트레스와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의 관계를 조사한 가장 대규모(194,226명)의 연구이다. 본 연구는 몇 가지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본 연구는 단면적 관찰연구로서 연구 결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 중복된 영역의 직무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사람이 우울증상, 자살사고의 발생 위험이 높을 수 있는 동시에, 우울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여러 직무 영역에서 스트레스에 취약할 가능성도 있다. 여러 이전 연구에서 스트레스 자체뿐 아니라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탄력성이나 취약성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보고하였다.26 직무스트레스 영역의 중복과 우울증상, 자살사고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확인 및 직무스트레스 조절의 우울증상에 대한 치료적 효과 확인을 위해서는 전향적인 설계의 향후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는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성 외에도 우울증상 및 자살의 가족력,27 신체활동,28 기타 급·만성 질환,29 일조량 및 비타민 D 등의 영양상태30 등을 비롯한 다양한 요인과 관련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포함하지 못한 여러 잠재적인 혼란 요인을 보정한 향후 연구를 통해 본 연구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에서 우울증상과 자살사고는 자기 기입식 설문지를 이용하여 평가하였다. 임상가에 의한 구조화된 면접을 통해 증상을 평가하지 않았으므로, DSM-5(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5th edition)에 근거한 우울장애와 직무스트레스 사이의 관련성을 알 수는 없다.21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최근 1년 동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까?"라는 이분형 질문을 통해 자살사고를 평가하였다. 많은 기존 연구에서 이분형 질문을 통해 자살사고를 평가하였으나, 대부분의 연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에 대한 생각"이나 "자살에 대한 생각" 등으로 보다 구체적으로 자살에 대해 명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일반 직장인을 대상으로 자살 위험을 보다 민감하게 선별하기 위해 "죽고 싶다는 생각" 여부에 따라 자살사고를 평가하였으나, 이는 자살사고를 과다진단 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본 연구 결과의 제한점이다. 우리는 194,226명의 대규모 근로자를 대상으로 본 연구를 시행하였다. 본 연구 결과 확인된, 전체 5.9%의 우울증상 유병률은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서 시행한 우울증 역학조사의 보고(3.3~5.6%)보다 다소 높다. 하지만 이는 본 연구에서 CES-D 점수의 절단점으로, 임상진단에 가까운 25점이 아닌, 우울증상 선별의 기준인 21점을 사용한 결과일 수 있으며,21 이로 인해 우울증상의 위험군이 과다진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본 연구 결과 확인된 전체 자살사고의 유병률은 5.7%로, 5.9%의 우울증상 유병률에 비해 다소 높았는데, 이는 자살사고의 평가가 이분형 질문을 통해 이뤄진 원인일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본 연구 대상 집단이 전체 인구에 비해 다소 우울증상과 자살사고가 높은 집단일 가능성도 있다. 본 연구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인 만큼 남성의 비율이 65.8%로 높았고, 대규모 인원을 조사하였으나, 대부분의 참여자가 국내 대기업 사무직 또는 생산직 근로자로서, 다양한 특성 및 직종의 근로자를 포함하지 못했다. 본 연구 결과의 일반화에 주의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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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 집단에서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는 직무스트레스 하부영역 중, 직무 요구, 직무 불안정 및 직장 문화와 유의하게 연관되어 있었고, 이러한 결과는 이전 연구 결과 각 연구 집단의 특성 및 직종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모든 직무스트레스 영역을 포함하였을 때, 직무스트레스 영역의 중복 수와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의 위험 사이에는 유의한 연관이 없었지만, 관련된 하부영역만을 고려하였을 때에는 그 중복 수가 증가함에 따라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의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인 직무스트레스 측정도구(KOSS-SF)를 이용한 직무스트레스 평가를 통해, 임상적인 의미가 있는 우울증상 및 자살사고의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임상적 함의를 갖는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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