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Article

(8권1호 41-9)

Suicide Prevention Strategy by Restricting Access to Suicide Methods in Korea

한국에서 자살방법 접근 제한을 통한 자살예방전략

Jin Pyo Hong, MD1;Subin Park, MD2;Soonho Choi, MD1;Soo Jung Lee, RN3;Jong-Ik Park, MD4; and Kyoo Seob Ha, MD5;

1;Department of Psychiatry, University of Ulsan College of Medicine, Asan Medical Center, Seoul, 2;Department of Child Adolescent Psychiatry, College of Medicine, Seoul National University, Child Hospital, Seoul, 3;Korean Association for Suicide Prevention, Seoul, 4;Department of Psychiatry, Kangwon National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Chuncheon, 5;Department of Psychiatry, College of Medicine,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National University Bundang Hospital, Seongnam, Korea

Abstract

Introduction : Suicide in Korea has increased to 31.2 persons per 100,000 population, the world's highest level. Suicide is the 10th leading cause of death in the world, but in Korea, it is 4th leading cause of death. Therefore suicide is a serious problem in Korea. Many suicide prevention strategies have been proposed. Despite efforts to prevent suicides in Korea, a steady increases in the number of suicides has been brought into question the effectiveness of suicide prevention activities in Korea.

Methods : Strategy of restricting suicide methods in many countries was reviewed. Systematic approach to restrict suicidal methods in Korea is proposed.

Results : Restricting suicide methods is one of the effective suicide prevention strategies employed in the UK and other countries. Since many suicides occur impulsively, suicide attempt lethality is an important factor in determining the rate of deaths in suicidal attempts. Physical restriction of suicide methods is important in preventing suicide, but restriction of cognitive access to information about suicide and suicide method is more important in preventing suicide. In particular hanging is one of the most common methods of suicides in Korea, it is crucial to develop strategies to prevent suicide by hanging cognitively. Also information about suicide should be properly controlled. To do this, suicide news reporting guidelines should be observed, and website makers whose websites provoke thoughts about suicide should be more strictly sanctioned.

Conclusion : Restricting suicide methods along with other suicide prevention plans may be the most effective way to prevent suicide in Korea.

Keywords

Suicide;Prevention;Suicide method.

FULL TEXT

Address for correspondence : Jin Pyo Hong,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University of Ulsan College of Medicine, Asan Medical Center, 88 Olympicro-43 gil, Songpa-gu, Seoul 138-736, Korea
Tel : +82-2-3010-3421, Fax : +82-2-485-8381, E-mail : jphong@amc.seou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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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자살은 지속적으로 증가되어 2010년 인구 10만 명 당 31.2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 되었고, 자살이 전 세계 사망원인의 10위인데 비해 국내 사망원인의 4위를 차지하고 있는 등 자살은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보건문제가 되었다. 전세계적으로도 자살사망자 수는 전쟁이나 살인으로 인한 사망자수를 합친 것보다도 많이 발생되고 있어서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각국에서 많은 노력들을 경주하고 있다.1
기분장애, 물질사용장애, 불안장애 및 성격장애 등 정신질환에서 자살률이 매우 높은데, 이는 생물-심리-사회적 스트레스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있다. 범불안장애, 공황장애 및 강박장애 같은 불안장애의 경우 다른 정신질환에 병발하는 경우 자살위험성이 매우 높아진다.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 다양한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정신질환과 자살에 대한 편견을 줄이기 위한 대중교육과 계몽, 자살예방을 위한 미디어 대책, 우울증의 예방, 발견 및 치료 등 10여 가지의 중요한 주제를 정하고 포괄적으로 자살예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2,3
이들 전략 중에서 자살방법에 접근성을 제한하는 조치가 자살 예방에서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지고 있고, 특히 영국의 경우 국가자살예방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4
자살방법을 제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근거는 대부분의 자살은 매우 충동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살기도자의 2/3는 자살기도 전에 한 시간 이하로 고민하였다고 응답했고,5 다른 연구에서는 약 반수의 자살기도자들이 처음 자살생각부터 자살기도까지 10분 이하가 걸렸다고 보고했다.6 치명적인 자살방법을 사용한 경우에서조차도 상당수 자살 사망은 미리 계획된 것이 아니라 충동적으로 이뤄진다.7 이와 같이 많은 자살이 충동적으로 이루어지므로 근처에 치명적인 자살방법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 자살사망과 자살기도로 갈라지게 된다. 예를 들어 총기 사용의 경우 사망률은 83%이고, 국내에서 급증하는 목맴의 경우 사망률은 61%인 반면, 치료제 과용 복용의 경우에는 2%에 불과하다.8
이 논문에서는 자살행동의 심리적 정신의학적 특성을 살펴보고, 자살방법에 접근성을 제한하는 조치의 효과성에 대한 연구를 소개하고, 국내에서 이를 실행하기 위하여 구체적인 조치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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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방법 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인
자살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고통을 느낀 후 자살행동을 감행하게 된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 중의 일부에서만 자살행동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다양한 중간 단계의 요소들이 영향을 주어 자살행동을 결정짓게 된다. 이러한 자살 행동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이해함으로써 자살방법에 대한 접근성 제한이 효과성을 나타내는 기전을 이해할 수 있다.
자살 위험에 놓여있는 사람에서 행동을 결정하는 심리적 특성을 설명하는 심리모델로는 차단된 도피모델(the arrested flight model)9과 자살의 대인관계-심리이론(the interpersonal-psychological theory of suicide)10을 들 수 있다. 차단된 도피모델은 실패나 수치심으로 인해서 도피하고자 하는 강렬한 욕구가 생겼지만 스스로 도피할 수 없다는 느낌(문제해결능력의 부족과 자서전적인 과거 기억)이 들고, 이 문제가 가까운 미래에 해결된다는 희망이 상실된 경우(장래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의 결여로 인해) 꽉 막힌 느낌의 결과로 자살성향이 생긴다고 한다. 이 모델은 부정적인 감정상태, 꽉 막힌 느낌, 인지적인 부족이 일단 서로 연결이 되게 되면 그 후 점점 더 쉽게 자극에 반응하게 되어, 사소한 사건이나 조금만 부정적인 감정을 느껴도 쉽게 자살충동이 느껴지는 현상을 설명한다. 또한 자살위기에서 심리상태와 인지사고능력의 관련성을 설명하고, 사람들이 즉각적으로 접근 가능한 자살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설명하고, 자살생각이 매우 빠르게 악화되어 자살행동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잘 설명한다.
대인관계-심리이론은 부담감을 경험하고, 좌절된 소속감 같은 감정으로 자살을 하게 된다고 본다. 여러 사건으로 고통을 습관적으로 느끼거나 죽음의 고통을 느끼게 되면 사람들이 자살을 시도할 용기과 능력을 갖게 된다. 과거에 자살기도를 한 적이 있거나, 다른 사람이 자살하는 것을 보거나, 다른 고통스런 자극적인 사건을 경험하게 되면 자살이 별게 아니라는 둔감화가 생기게 되어 자살이 현실적인 해결 방법으로 느껴지게 된다.
자살은 여러 단계를 거쳐서 일어나게 되므로 매 단계마다 개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이런 개입에는 크게 인지적 접근의 제한과 물리적 접근의 제한으로 나눌 수 있다. 인지적 접근의 제한은 고통스러울 때 자살이 해결책이라는 자살생각을 덜 하게 하거나, 구체적 자살방법에 대한 생각을 덜 하게 해서 자살생각단계에서 멈추고 자살시도까지 가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다. 물리적으로 자살방법에 대한 접근성을 제한하는 것은 자살생각이 자살시도로 전환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자살시도가 죽음으로 연결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자살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자살기도를 할 때 자살방법 선택 시 중요한 요소는 방법의 수용성(acceptability)과 접근성(availability)이다.11 Clarke와 Lester(1989)는 자살기도자가 자살 방법을 고를 때 사회문화적인 수용성과 함께 그 방법의 접근성을 고려한다고 주장하였다. 방법의 접근성은 물리적 접근성(예를 들어 자살 계획 수립)과 인지적 접근성(예를 들어 자살방법의 기술적 측면에 대한 지식)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12
물리적 접근성은 자살방법 결정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한다. 예를 들어 약물과다 복용자를 면담해보면 약물 과다 복용의 이유를 집에 약이 있으므로 쉽게 접근이 가능해서라고 보고하고,13 미국에서 총기로 인한 자살자의 대부분은 집에서 총을 보관하고 있는 사람에 의해 이뤄지며,14 한국의 경우도 농촌지역에서는 농약음독이 주요한 자살방법으로 보고되고 있다.
마음에 자살방법에 대한 생각이 떠오르는 것 같은 인지적 접근성도 자살 방법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대중매체가 자살방법을 자극적으로 자세하게 보도하게 되면 자살위험군들에게 자살방법에 대한 인지적 접근성을 높여서 자살을 증가시키게 된다.15 홍콩에서 숯탄 가스중독자살의 경우 그 전례가 없다가 1998년 11월 한 여인이 시도하고 언론에서 그 방법을 자세하게 보도한 뒤 두달 이내에 숯탄 가스중독자살이 홍콩에서 세 번째로 흔한 자살방법이 되었다.16

외국에서 자살방법 접근 제한의 효과
자살방법을 선택할 때 물리적 및 인지적 접근성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므로 자살방법에 대한 물리적 및 인지적 접근성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자살예방에서 매우 중요하다. 자살위험기간은 상대적으로 매우 짧으며 심각한 위험기간이 지나가면 일단 자살위험이 확연히 줄어들게 되므로 자살방법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것만으로도 자살기도를 예방할 수 있다.

물리적 접근의 제한

영국의 가스 자살
과거 영국 자살사망자의 1/3은 가스 중독으로 사망하였는데, 그 이유는 가스중독이 치명적이고, 통증이 없고, 외모 변형이 적고, 구체적 계획을 요하지 않기 때문이어서 다른 방법보다 자살하기 쉬운 특징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17 하지만 1955년에서 1975년 사이에 영국 각 가정의 가스가 유독한 목탄가스에서 천연가스로 바뀌면서 자살률이 유의하게 감소하였고 이러한 자살률감소는 특히 유독성 가스의 사용 감소비율과 관련성이 높았다. 1976년에는 모든 연령층에서 자살률이 1/3 정도 감소되었다. 이런 자살 감소효과는 효과는 일본과 미국에서 모두 관찰되었다. 하지만 그 후 같은 기간 점진적으로 다른 방법을 이용한 자살이 증가되었는데 특히 국민소득이 증가되어 자동차 수가 증가함에 따라 자동차 배기가스 자살이 증가되었다.18 하지만 1993년 환경관련 규제로 신차에 촉매컨버터가 개선되면서 배출가스의 일산화탄소가 3.5%에서 0.5%로 감소되었고 그로부터 6년 뒤 자동차 배기가스 이용한 자살이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전체 자살률 자체도 줄어들었다. 자동차 촉매컨버터 변화는 최근 영국의 자살률 저하에 중요한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19

총기 자살
총기 소지가 가능한 5개 국가 관찰연구에 의하면, 총기를 소지하고 있는 가정의 증감은 자살자 중 총기 자살 비율과 밀접한 상관이 있었다.20 엄격한 총기소지 면허기준, 안전한 총기보관함을 통하여 규제를 강화한 경우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에서 전체 자살률이 하락하였다. 특히 1989년 영국에서 총기규제법이 도입되어 총기구입, 등록, 보관에 대하여 규제가 실시된 이후 총기자살이 줄어들고 특히 총기의 주된 소유자인 농부에서 전체 자살률이 감소되었다.21 총기는 가장 치명률이 높으므로 총기를 규제하여 다른 대체 자살기도가 증가하여도 자살률 자체는 낮아지는 효과가 있었다.

추락 자살
추락이 가능한 장소는 매우 다양하지만 특정 장소의 경우 자살위치로서 악명이 높은 곳이 있다. 에펠탑, 시드니 항만다리,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등 유명한 장소에 안전펜스를 설치하여 장소에 대한 접근을 제한한 뒤 이들 장소에서 추락이 많이 감소되었다. 미국의 워싱톤DC의 듀크엘링통다리에 안전펜스를 설치한 후 다리에서 추락 자살이 줄었을 뿐 아니라 인근지역의 전체 자살도 감소되는 효과가 있었다.22 이러한 결과는 새로운 건물을 건설할 때에도 추락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설계를 해야 함을 시사한다.

농약중독 자살
많은 개발도상 국가에서 농약은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자살자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개발도상국가에서 젊은 층과 여성에서 자살률이 높은데 이는 심각한 자살의도 없이 충동적으로 자살기도를 하였으나, 접근성이 좋은 농약의 치사율이 높아서 생긴 것으로 해석된다.23 농약으로 자살을 기도한 사람의 3/4은 당시 농약이 집이나 근처에 있었다.24 이는 농약의 접근성을제한할 경우 자살률이 떨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실제로 스리랑카의 경우 몇 가지 매우 치명적인 농약을 금지한 뒤 자살률이 50%정도 감소되었으며 그 효과가 10년 지속되었다.25 사모아의 경우 파라콰트 농약 수입이 증가된 후 파라콰트를 이용한 자살이 급증하였고, 거의 자살률을 3배로 증가되었으나 농약 수입을 줄인 뒤 자살률이 감소되었다.26

약물 과다복용
영국에서 약물과다 복용은 자살의 거의 1/4을 차지하며, 약물과다복용은 자해 행동 중에서 입원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가장 높은 자살 방법이다.27 영국에서 해열제인 파라세타몰이 약물 과다복용하는 자살기도의 50%를 차지하였는데 1998년 법이 개정되어 진통제 포장단위가 치사량 이하로 블리스터 포장으로 바뀌고, 한번 구매량에 제한이 생긴 후 심각한 파라세타몰 과량 복용이 64% 줄어들었다.28 과다복용 감소효과는 법률개정 3년까지도 지속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약 200명의 생명을 구한 효과가 있었다. 여러 약국을 돌아다녀서 많은 양을 사서 블리스터 포장을 일일이 열어서 많은 양의 약을 확보할 수도 있지만 자살기도자들은 이와 같은 문제해결능력이 떨어지고, 약포장을 분해하는 동안에 마음이 바뀔 수도 있어 자살시도가 줄어들게 된다. 가정에는 독극물로 볼 수 있는 물질들이 많이 있지만 사회문화적인 영향으로 파라세타몰을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다. 파라세타몰은 상징적으로 통증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고, 먹어도 되는 물질이므로 자살의 수단으로써 저항감이 덜 하다.

인지적 접근의 제한

자살에 대한 수용도
종교의 영향으로 많은 국가에서 자살 행동을 범죄로 간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 싱가폴 등에서는 자살을 시도한 사람에 대하여 징역형이 가능하다. 영국, 호주 등에서는 1960년대 이후 자살기도가 더 이상 범죄로 간주되지는 않으나 자살을 방조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처벌을 지속하고 있다. 고통받은 사람이 자살을 선택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높을수록 그 사회에서 자살행동의 빈도가 증가하게 된다.
과거에 자살기도를 한 적이 있는 사람은 정신적 고통을 당할 때마다 자살행동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르게 되고 다시 자살기도를 할 위험성이 높다.29 또한 가족이나 친구의 자살행동에 노출되는 경우 자살의 위험성이 증가되는데, 고통을 느낄 때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한 대응책으로 자살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생각된다. 자살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심리적인 치료나 주위의 지지를 통하여 자살 생각을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자살 방법 정보의 통제
자살방법에 대한 인지적 접근성은 특히 자살을 어떻게 수행하는지에 대한 기술적 정보를 제공할 경우 영향력이 더욱 커진다. '최후 출구'라는 빠르면서 고통이 없는 자살방법에 관한 매뉴얼이 출간된 이후 이 매뉴얼에서 추천한 일차선택 방법에 의한 자살이 30% 증가하였다.30
자살 수행에 대한 기술적 정보를 주고 받는 것이 자살의 위험을 증가시키지만 정보를 숨기려고만 하면 오히려 잘못된 정보가 유포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진통제로 자살을 하면 통증이 없이 죽는다든지, 목맴은 고통 없이 즉시 죽는다든지 하는 오해들이 있는데 실제로 고통 없는 죽음은 없다.31 이런 측면에서 자살의 고통스러운 측면을 교육하는 것이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 중 일부에게 예방효과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자살방법과 그 결과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전달이 일부 사람에게는 자살방법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효과가 있어서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유명인에 대한 모방자살의 통제
괴테가 18세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출간하고 유럽 전체에서 모방 자살(copycat)이 너무 심각하여 책 수정본에 "남자다워져라. 나를 따르지 말라."라는 표현을 넣을 정도였다. Phillips는 미디어에 나온 사람을 모델로 유사한 행위를 하는 현상을 '베르테르 효과'라는 신조어로 설명하였고, 미디어의 자살 보도와 연이은 자살행동의 관련성을 보고하였다.32
모방자살은 사회적 학습이론 또는 모델링으로서 설명된다. 고통을 받던 사람이 자살을 통하여 자신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그 사람과 동일시하고 있던 사람-친구, 가족 등-이 고통스러울 경우 자살행동을 통하여 모델 삼아 행동을 하게 된다. 모방행동은 그 사람과 동일시한 정도에 따라서 영향이 커서, 연예인이나 정치인처럼 대중적으로 알려진 사람들이 자살을 하는 경우 모방자살의 위험이 14.3배 증가한다고 한다.33
이런 모방자살 위험은 자살의 위험성이 높은 사람에서 그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되는데, 타이완에서 유명인사가 자살한 뒤에 우울증 있는 환자의 40%가 자살생각이나 행동이 증가되었으며, 과거 자살기도력이 있거나 당시 우울감이 있던 사람에서 더 심하였다.34 따라서 이런 유명인사나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자살한 사실을 알게 될 경우 자살위험성이 있는 사람들이 심각한 위험에 처하므로 자살정보를 통제하고, 위험한 사람에 대한 평가 및 지지가 필요하다.

미디어 보도지침을 통한 제한
언론 매체에서 자세히 자살을 다루는 경우 자살에 대한 인지가 급격히 증가되어 자살이 증가된다. 토론토에서 1970~1971년 지하철 자살을 보도한 이후 지하철 자살이 두배 증가하였다. 그 후 6개월간 자살 보도를 제한한 이후 자살률이 평소 수준으로 내려갔다.35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경우도 1987년 지하철 자살보도를 제한하는 미디어지침을 도입하고 자살방법 보도를 중단하고 6개월 뒤 지하철 자살이 75% 줄어들었고 전체 자살률도 조금 줄었다. 이와 같이 미디어에서 자살 보도를 줄이는 것 자체만으로도 전체 자살률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36
많은 연구에서 언론 매체에서 자살을 자세히 기술하고,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극적으로 기술하거나 유명인사와 동일시하기 쉬운 상황의 자살을 기술할수록 자살에 미치는 언론의 악영향이 극대화된다고 보고되었다.37
미디어 보도지침이 제공된다고 하여도 기자들은 그 필요성에 대하여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정보를 알지 못해서 실제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2001년 미국에서 미국자살예방재단, 미국질병관리본부 등이 미디어보도지침을 발간하였지만 그 후 2년간 일간지에서 준수여부를 확인한 결과 실제 지켜지지 않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었다.38 이는 홍콩, 싱가폴 등 조사가 이뤄진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서 미디어 기자들과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수단이 중요하다.

한국에서 자살 방법 접근 제한

한국에서 자살방법의 변화의 추이와 특징
한국의 자살 경향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목맴 자살(질식사)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살방법별 자살률을 연도별로 추이를 보면 질식사가 2001년에 4.4명에서 2010년에 17.1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약물 및 농약중독, 투신 등은 2001년에서 2003년까지 증가하다가 정체상태임을 알 수 있다. 국내 전체 자살률이 2001년 10만 명 당 14.4명에서 2010년 10만 명 당 31.2명까지 증가 경향을 보이는데 이런 자살률의 증가는 주로 목맴 자살의 증가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2010년도 자살방법을 살펴보면 목맴이 54%, 농약 중독이 18%, 투신이 14%, 가스흡입이 5%, 기타 독성물질이 2.5%, 약물이 1.0%를 차지하였다(Figure 1).
자살방법의 변화추이를 보면 20~29세 사이의 젊은 여성에서 매우 놀라운데, 2000년 목맴 질식사의 비중이 28%에서 2009년에는 72%까지 증가하였다. 이렇게 젊은 여성이 자살방법으로 목맴을 선택하는 경향은 국내 여성자살률의 증가를 불러와서 서양의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3~4배 자살률이 높은 반면 국내는 1.8배에 불과하고 특히 20대의 경우 남성과 여성자살률이 거의 같은 독특한 상황을 낳고 있다. 이렇게 여성의 목맴자살이 높은 것은 2005년 이은주, 2007년 유니와 정다빈, 2008년 최진실, 2009년 장자연, 우승연, 2010년 최진영, 박용하 등 유명 연예인 자살이 대부분 목맴 자살을 선택하고 언론에서 경쟁적으로 자살수단과 방법 등 자살정보를 구체적으로 제공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예인 안재환의 자동차 가스 자살이 언론에 자세히 보도된 이후 가스 자살이 급증하기 시작하여 2010년 가스 자살이 5%를 차지하게 되었다(Figure 2).

한국에서 자살방법의 물리적 접근의 제한
한국에서 자살방법의 물리적 접근성 차단 노력은 꾸준히 진행되어 왔으나 물리적 차단이 어려운 목맴 자살의 급격한 증가로 자살률 감소로 이어지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목맴처럼 물리적 접근 제한에 한계가 있는 경우 인지적 접근을 제한하는 시도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가 향후 자살예방연구에서 중요한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농약 등 물질 중독자살의 차단
국내에서는 농약중독자살이 자살의 18%를 차지하여 목맴 다음으로 흔한 자살방법이다. 2010년 농약, 독극물, 가스, 약물 등 물질로 인한 중독자살 중에서 농약중독 자살이 차지하는 비중은 68%를 넘으며 이 방법은 특히 노인, 농촌지역에서 매우 높다. 서울과 부산에서 농약중독 자살의 비중은 각각 자살의 6%, 12%에 불과한 반면 자살률이 높은 지역인 충청남도와 강원도에서는 각각 자살의 30%, 45%를 차지하고 있다. 농촌지역의 높은 자살률은 치명적인 농약에 대한 접근성이 용이한 것과 관련이 깊어 보인다. 특히 농약중독의 경우 계절에 따라 기복이 있어서 농번기에 특히 높은데 이는 농사를 위해 농약을 구한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자살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농약에 의한 자살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약제는 제초제로, 농약자살로 인한 죽음의 56%가 제초제에 의한다. 특정화되지 않은 농약에 의한 자살이 35%를 차지하는데 이들도 제초제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외에 유기인계 및 카바메이트 살충제가 농약자살로 인한 죽음의 6%를 차지하였다.39
제초제 중에서 파라콰트(그라목손)는 국내에서 24%라는 높은 농도로 판매되고 있어서 농가에서는 접근성이 좋고 치명도가 높아서 매우 위험한 자살수단이었다. 유럽의 경우 2007년부터 파라콰트 사용을 중단하었고, 일본의 경우 7% 농도의 파라콰트만 허용되어왔다. 국내에서는 24%농도의 파라과트를 10년마다 재등록하여 사용하다가 2011년 12월로 이에 대한 사용이 종료되고 2012년 3월 5% 농도의 파라과트에 건조제를 혼합한 대체 농약을 등록 신청한 상태이다. 고농도 파라콰트 사용이 중단되는 것만으로도 농약으로 인한 자살은 물론 전체 자살률도 감소될 것으로 기대되며 특히 농촌지역 및 고령자에서 효과적일 것이다. 일본의 경우 파라콰트 희석제 사용 이후 농약을 이용한 자살률은 1/10로 줄어들었다. 또한 국내 농가에서 농약을 별도 보관함에 잠궈두는 경우가 13%에 불과한 점을 고려할 때40 미국이나 호주의 총기관리처럼 농가에서 농약보관함을 자물쇠로 잠궈두는 자살예방활동도 충동적인 농약 자살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같은 농약 접근성을 개선하는 노력만으로도 국내 노인 자살률이 감소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자살률이 높은 충청남도와 강원도의 경우 2010년 44명 수준에서 향후 30명 수준으로 감소될 수 있다.
국내 농약을 제외한 물질 중독에 의한 자살사망은 상대적으로 낮아서 전체자살방법 중 치료약물이 1%, 기타 독성물질이 2.5%, 가스 중독이 5%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파라세타몰 등 진통제를 이용한 자살이 전체의 1/4을 차지하는데 비해 국내에서는 1%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 치료약제 관리가 잘 되는 점, 치료약물을 복용했더라도 응급처치가 잘 이뤄지고 있는 점 등을 반영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목맴 자살의 차단
목맴 자살의 10%만이 정신병동, 교도소 등 시설에서 발생하고 나머지는 지역사회에서 발생한다.41 목맴 자살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 자신의 가정집에서 발생하며, 90%가 줄을 이용하며, 묶는 지점은 집안 내 어느 곳에서도 일어나고 있다.42 목맴 자살에 대한 물리적 접근을 차단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목맴 자살방법의 제한을 통하여 자살률을 낮추려는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목맴자살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접근보다는 인지적 접근이 더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추락자살의 차단
추락자살은 국내에서는 14%로 일본 9%, 호주 4%, 미국 2%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흔한 방법이다. 특히 추락은 10대 자살의 56%를 차지하고 있어서 청소년 자살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이다. 서양에서는 주로 다리, 고층빌딩 등에서 추락한다면 국내에서는 자신의 주거 환경인 아파트 단지에서 추락하는 경우가 많아서 접근 차단에 어려움이 많다. 국내에는 추락장소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어서 차단장소의 우선순위나 차단 방법에 대한 대책 수립에 어려움이 있다.
지하철 등 기차역에서의 추락으로 인한 자살은 치명도가 높고, 많은 대중이 목격하게 되고, 기사화되는 경우 모방자살의 위험성이 높다. 국내에서는 2004년부터 스크린도어 설치가 시작되었는데 서울시내 대부분의 지하철 역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되면서 지하철에서 자살시도건수는 2009년의 77건에서 2010년 29건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한강에서 투신하여 발견된 사람은 2009년 83건에 비하여 2010년 108건으로 증가되어 자살방법이 대체되는 효과가 의심된다. 지하철 추락자살은 전체 자살 중에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 전체 자살 중 추락자살은 해당기간 큰 변화가 없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런 차단조치는 단기간의 자살감소 효과보다는 기사화를 통한 사회적 파장을 줄이는 효과가 높아 보인다.

한국에서 자살방법의 인지적 접근의 제한

목맴의 인지적 접근
한국에서 목맴이 급증하고 있으나 물리적 접근 차단에 한계가 있으므로 인지적 접근 차단을 통한 자살예방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목맴 자살기도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목맴 자살을 선택한 이유는 확실히 죽는 방법이고, 빠르게 죽어서 죽어감이나 통증을 경험하지 않고, 다른 방법에 비하여 몸이 손상되거나 피가 튀지 않아서 깨끗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또한 자살방법 접근성에서 도구를 쉽게 구할 수 있고, 시도할 때 지식이나 준비가 별로 필요 없으며 구체적 방법은 정보를 찾기 보다는 상식으로 하였다고 응답하였다. 목맴이 아닌 다른 방법을 선택한 사람들은 목맴이 목뼈골절로 죽는 것이 아니라 질식하면서 서서히 고통스럽고 무섭게 죽어갈 것이라고 생각했고, 중간에 마음이 바뀌면 풀려고 사투하며, 몸에서 변을 싸고, 시체가 변형된 모습 등을 상상했다고 응답했다. 또한 이들은 목맴이 지식이 필요하고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어서 목맴이 아닌 방법을 선택하였다.43
따라서 목맴 예방전략으로 목맴 과정과 결과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을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깨끗하게 빨리 죽는 것이 아니라 고통스럽고 비참한 과정을 겪으며, 생존 시 식물인간 등 신경학적 손상이 생긴다는 정보를 줄 수 있다. 또한 가족이 사랑하는 사람을 매달린 시체로 발견하고 죽어 변형된 외모를 보았을 때 느낄 감정에 대한 메시지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43 목맴을 예방하는 전략은 매우 신중히 이뤄져야 하는데, 목맴은 쉽지 않고 실패 가능성이 높다는 정보를 줄 경우 일부 사람들은 목맴을 포기하겠지만 일부는 목맴을 성공하기 위하여 정보를 수집하여 치명적인 시도를 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광고 포스터 등을 이용하여 목맨 이후 뇌손상을 입은 환자의 모습이나, 외모가 변형되고 분비물을 흘리는 주검 모습을 보여주거나, 가족이 그 주검을 충격적으로 바라보는 모습 등을 그림이나 사진으로 보여줄 수 있다. 이 외에도 목맴에 실패한 유명인의 체험을 반복적으로 제공하는 것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언론매체에서 연예인 등 유명인의 목맴 자살방법을 비공개로 하고, 특히 자살도구, 묶은 지점에 대한 정보를 기술하지 못하도록 하여야 한다.

자살 보도 지침 강화
국내에서도 2011년초 카이스트,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자살 사건이 보도된 후 연쇄자살이 큰 사회적 이슈가 된 바 있다.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유명 연예인의 자살이 보도된 이후 3주간 자살률이 25~43% 증가하였고, 그 영향은 24주간 지속되는 등44 유명인의 자살 보도는 자살률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 언론매체들은 속성상 네티즌이나 구독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기사들을 자극적이고 원색적으로 만들기 쉽다. 특히 온라인기반 뉴스 공급사가 70개가 넘고 20여개가 연예분야 전문공급사들이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영세하고 포털에 수익기반을 의지하고 있어 선정적이고 부실한 기사들을 쏟아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45 특히 2008년 안재환과 최진실 자살 사건의 경우 한 달간 2,300건과 4,000건 이상의 기사가 전달되고 그 중에는 구체적 자살방법, 흥미위주의 자살동기에 추측 등 권고사항을 위반한 기사들이 양산된 바 있다. 실제로 기자협회에서 국내 언론사의 자살기사 모니터링 결과에 의하면 신문은 72%, 방송은 80.6%가 부적절하게 자살을 보도한 것으로 나타났다.46
국내에서는 2004년 보건복지부, 한국자살예방협회,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제정한 '자살 보도 권고기준'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자살보도 권고기준 제시 전후의 보도 행태를 분석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언론보도는 자살사건을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자살 원인을 한가지 원인으로 단순화하여 확대보도하고, 자살자에 대한 이해심을 표출하는 등 여전히 문제가 빈번하다고 보고하였다.47,48 언론계에서도 '집단으로 자살을 뉴스로 상품화하지 않는다는 결의를 하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 내지 자살보도를 최소한으로 취급하거나 뉴스화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49
언론인들이 자살보도지침을 준수하지 않는 이유는 자살보도 권고기준에 대하여 알고 있지 못하는 경우, 인식은 하고 있으나 매체의 생존을 위하여 선정적인 기사화가 필요하다는 현실적 절박성, 지침은 알고 있으나 그에 대하여 충분히 동의하지 못하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현재 자살률이 최고 수준이고 미디어의 자살 보도가 국민 자살행동에 명백한 영향을 주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자살보도지침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 미디어 자살보도지침에 대한 조항을 추가하고, 시행규칙에서 한국기자협회, 한국자살예방협회 등 관련 전문가들이 협의하여 지침을 정하고 널리 알려야 한다. 보도지침을 위반할 경우에 대해서 제제를 가할 것인지는 관련 단체의 협의가 필요하다.

자살유해사이트 처벌규정 강화
인터넷상에는 동반자살을 권유하는 자살카페, 자살방법을 게시하거나 자살 물품을 매매하거나, 동반자살 모집, 자살의사를 표명하는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고 이런 정보들은 자살위험이 있는 사람을 자살로 이르게 하는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
현재 한국자살예방협회에서는 자살유해정보 모니터링을 강화하여, 연중 주요 포털과 유형별 게시글을 모니터링하여 위반사례를 신고한 건수가 2006년 514건에서 점차 증가되었으며, 자살유해정보 신고대회를 시작한 뒤에는 누리캅스의 도움으로 2011년 8,551건으로 급증하였다. 이렇게 위반사례가 관찰되면 사이버수사대에 의뢰하거나 정보통신위원회에 신고하여 관련 정보가 폐쇄되도록 하는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자살카페를 개설하여 자살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고 이들의 정보로 인해 집단 자살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자살정보 제공자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는 형편이다. 2011년 제정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서 제19조 자살예방정보 예방체계의 구축에 자살유해정보가 유통되고 차단하기 위한 예방체계 구축을 정하고 있으나 이를 유통시키는 사람에 대한 처벌규정은 없다. 물론 인터넷 표현의 자유문제, 인터넷감시에 대한 논란의 문제 등이 있으나 자살을 하도록 유도하는 정보 제공자에 대하여 어떤 형태든지 처벌을 하는 입법화가 되어야 자살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바뀔 수 있다.

자살방조죄의 확대 적용
형법 제252조 2항은 자살방조교사죄 항목으로 사람을 교사 또는 방조하여 자살하게 한 자도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자살방조죄는 자살하려는 사람의 자살행위를 도와주어 용이하게 실행하도록 함으로써 성립되는 것으로서, 그 방법에는 자살도구인 총, 칼 등을 빌려주거나 독약을 만들어 주거나 조언 또는 격려를 한다거나 기타 적극적, 소극적, 물질적, 정신적 방법이 모두 포함된다(대법원 2005도 1373 판결) 또한 254조에서 그 미수법에 대해서도 처벌한다로 되어 있다.
따라서 인터넷 자살카페를 통하여 자살방법, 자살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통하여 자살이 발생된 경우 카페개설자는 자살방조죄가 성립된다. 또한 동반자살을 기도하다가 동반자는 죽고 자신은 살아남은 경우 같은 죄가 성립될 수 있다. 영국의 자살법 1961에서는 자살방조죄의 범위를 자살이 수행되도록 부추기거나, 상담하거나, 일으킨 사람뿐 아니라 자살기도를 하도록 부추기거나 상담한 사람들도 범죄로 인정하여 14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는 형법상 자살방조 미수범에 대한 구체적 기술이 부족하고 대법원 판례가 없어서 동반자살을 기도하였으나 부상자만 있는 경우 자살방조미수죄로 처벌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자살은 예방이 중요하므로 자살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뿐 아니라 자살미수 방조자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이 가능하여야 한다.
국내의 경우도 자살카페를 통하여 집단자살을 기도하거나, 자살기도를 하도록 부추기거나 상담한 사람에 대한 처벌 조항을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이나 형법에 규정하는 것을 고려하여야 한다.

한국에서 자살방법 접근 제한을 위한 정책 제안
첫째, 자살방법 접근 차단을 위한 법률 보완이 필요하다.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 자살방법 인지적 접근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를 명시한다. 언론에서 자살에 대한 보도를 할 때에는 자살 예방을 위해 지켜야 하는 기본적 사항을 법률에 규정하고, 구체적인 보도지침은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으로 정한다. 자살유해사이트를 고의로 개설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들에 대하 사안의 경중에 따라 처벌을 한다. 또한 형법의 자살방조죄를 확대하여 자살을 사주 내지 방조하여 자살기도에 이르게 한 행위에 대하여 처벌하는 조항을 구체화하여야 한다.
둘째, 자살방법에 대한 물리적 접근 제한을 위한 연구 및 정책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추락 자살의 위치를 조사하여 향후 건축물 설계 등에서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한다. 파라콰트 등 맹독성 농약을 비롯하여 자살사망과 관련이 깊은 독성 물질을 조사하고 이의 생산 및 관리를 통제하기 위한 대책을 강화한다. 최근 급증하는 번개탄에 의한 자살을 예방하기 위하여 번개탄의 독성개선 등의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셋째, 자살방법에 대한 인지적 접근 제한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자살방법 중 목맴이나 추락 같은 심각한 자살기도를 한 사람들에 대한 면밀한 연구를 통하여 목맴이나 추락에 대한 인지적 접근성을 차단하기 위한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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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최근 지속적인 자살예방활동에도 불구하고 자살률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자살예방활동의 효과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등에서는 다양한 자살예방전략 중에서 자살방법에 대한 차단이 중단기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간주하여 우선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자살방법에 대한 차단방법으로 맹독성 농약판매금지나 지하철 스크린도어처럼 물리적인 접근차단도 중요하나 미디어 대책이나 인터넷 유해사이트 차단 같은 인지적 접근차단의 중요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목맴이 국내에서 가장 흔한 자살방법이 되었으므로 향후 효과적인 인지적 차단 방법 개발은 자살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자살정보를 대다수 국민에서 차단하기 위해서는, 자살보도미디어지침이 지켜지고, 유해사이트 개설자 및 자살방조자에 대한 처벌 범위를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동시에 목맴의 심각한 부작용을 정보나 이미지를 통하여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러한 자살방법 차단과 함께 자살 예방을 위한 다른 전략, 즉 실직자, 정신질환관리, 위기 개입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하여야 자살 예방을 향한 사회 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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