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Article

(11권1호 12-8)

MMPI Characteristics of the Victim of the Sexual Violence

성폭력 피해자에서 MMPI 특성

Jeong Hyeon Kim, MD1;Jin A Do, MA2;In Chul Choi, MD3; and Myung Ho Lim, MD4;

1;Department of Psychiatry, Dankook University Hospital, Cheonan, 2;Clinical Psychology Laboratory, Dankook Medical Center, Cheonan, 3;Department of Psychiatry, Halla Hospital, Jeju, 4;Department of Psychology, College of Social Science, Dankook University, Cheonan, Korea

Abstract

Objective : The current study investigated the personality characteristics in the victims of sexual violence, by using the 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y Inventory (MMPI) test which are commonly used in clinical medicine.

Methods : A total of 40 victims of sexual violence (only female) completed the Korean version of the MMPI. 31 (77.5%), and theywere patients with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These victims of sexual violence had been admitted to the Dankook University Hospital in Cheonan.

Results : The MMPI scores of the sexual victims were significantly higher on Hs, D, Hy, Pd, Pa, Pt, Sc, and Si, than the comparison group by ANCOVA.

Conclusion : The victims of sexual violence may have developed the following characteristics: hypochondriasis, depression, hysteria, psychopathic deviate, paranoia, psychasthenia, schizoid and social introversion. The finding suggests psychotic psychopathology rather than neurotic psychopathology. These results suggested that the psychopatholgy in the victims of sexual violence may be different, compared to the control group.

Keywords

Victims of sexual violence;MMPI;Psychopatholgy;Sexual violence.

FULL TEXT

Address for correspondence : Myung Ho Lim, M.D., Department of Psychology, College of Social Science, Dankook University, 119 Dandae-ro, Cheonan 300-714, Korea
Tel : +82-41-550-3263, Fax : +82-41-550-3260, E-mail : paperose@d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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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01년 6,751건, 2006년 8,755건이었던 국내 성폭력 사건은 2011년 19,491건으로 매우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1 최근 2013년에 발생한 성폭력 범죄는 총 26,919건으로 이는 평균적으로 성폭력 범죄가 하루에 73.8건씩 나타난 것에 해당하며, 현재 평생 유병율은 10만명 당 52.6명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결과는 법적인 문제로 인해 경찰서를 내원한 경우로만 파악된 수치이며, 성추행 등 상대적으로 강간에 비해 경미한 경우이거나, 피해자의 고발이 없어서 경찰에 보고되지 않은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역학연구에 따르면, Finkelhor는 강간뿐만 아니라 성추행, 성도착증 피해자 등을 포함한 경우에 남자 16%, 여자 27%에서 성폭력의 피해를 당한 적이 있었다고 보고한 바 있다.2
성폭력이란 개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범죄를 말한다. 최근에는 성폭력의 개념이 점차 확대되어 강간뿐만 아니라 강제추행, 성희롱, 성매매 등 모든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폭력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개념으로 사용하는 추세이며, 상대방의 의사를 침해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성적 접촉은 성폭력이라 할 수 있다.3 성폭력 범죄는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극심한 정신적 외상을 초래하고, 치유되기 힘든 후유증이 평생 동안 지속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매우 심각한 범죄이다. 성폭력 피해자는 여러 가지 후유증을 나타내는데, 여러 연구에서 학교 혹은 직장에서의 어려움, 우울, 자살사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낮은 자존감, 불안, 악몽, 공격성, 가출, 법적인 문제, 신체증상호소, 약물남용 등이 보고되었다.4,5,6,7 Kendall-Tackett 등8은 종설연구에서 성학대의 주요 후유증을 7종류로 구분하였는데 가장 연관성이 높은 증상은 공격성과 성행동(effect size 0.66)이었고, 다음으로는 각각 내현적 증상(effect size 0.62), 위축(effect size 0.60), 우울(effect size 0.59), 외현적 증상(effect size 0.59), 불안(effect size 0.39) 순이었다.
Tsai 등9은 성학대력을 가진 환자에서 Pd, Sc 척도의 상승을 보고하였고, Scott와 Stone10은 어린 시절에 성학대력을 가진 성인 여성에서는 Pd, Sc, 그리고 청소년에서는 Pd, Sc, Ma 척도에서 70점 이상을 나타내었다고 보고하였으며, Goldwater와 Duffy11는 Pd, Pa 척도의 상승과 Mf 척도의 저하를 나타내었다고 각각 보고하였다. Lucenko 등12은 151명의 성폭력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Pa, Pt, Sc 등의 임상척도에서 상승을 보고하였다. Browne와 Filkelhor13는 종설연구에서 성폭력 이후에 다면적 인성검사(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y Inventory. 이하 MMPI)는 일반적으로 D, Pd, Sc, PS(posttraumatic stress scale) 척도의 상승이 나타난다고 가설을 제안하였다. Follette 등14은 성학대력을 가진 8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MMPI의 형태를 군집분석으로 비교하였는데 그 결과로 D-Pa-Pt 척도의 상승, D-Pd-Pa-Pt-Sc-Si 척도의 상승, Pd-Sc 척도의 상승, Mf와 Si를 제외한 모든 척도의 상승, 모든 척도에서 상승하지 않음 등의 5가지 형태를 보고하였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체계적인 정신건강의학적 평가및 치료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성에 대해 보수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어 외국에 비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평가 및 치료방법이 충분히 확립되어 있지 못할 뿐 아니라 이들의 심리적 특성에 대한 연구 자체도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내 성폭력 피해자의 특성을 MMPI를 통하여 확인함으로써 효율적인 평가 및 치료를 위한 정보를 얻고자 하였다. MMPI는 비정상적인 행동 및 정신병리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자기보고식 평가도구로, 정신건강의학과 임상 장면에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으며, 실시가 용이한 한편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다는 장점이 있다. 국외에서는 MMPI를 이용하여 성폭력 피해자와 일반 대조군의 심리적 특성을 비교한 연구가 소수 있었으나 국내에서는 보고가 없었으며 본 연구는 MMPI를 이용한 성폭력 피해자의 심리적 특성에 대한 첫 번째 국내연구로 생각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성폭력 피해자 집단을 강간 피해자에 국한하지 않고, 강제추행, 성희롱 등까지 포함하였으며, 이러한 광범위한 성폭력 피해 이후에 ◯◯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한 성폭력 피해자 40명과 일반인 집단 83명의 정신과적 임상특성을 MMPI를 통하여 비교하여 성폭력 피해자의 정신 병리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연구 대상
2011년 5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를 방문하거나, 입원치료를 받은 성폭력 피해자 40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혹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개인면담을 통해 DSM-IV-TR을 기준으로 진단하였다. 또한 대상자에게 MMPI, 역학 설문지를 미리 작성하게 한 후 면담 중에 면담자가 이를 확인하였다. 조현증이나 조울장애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지적 장애, 뇌 기질성 장애에 속하는 환자는 각각 연구대상에서 제외하였으며, 외래 또는 입원 당시에 모든 대상자에서 시행한 신체검사 및 이학적 검사 상 특별한 내과적 이상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대조군의 모집은 인구 50만 정도의 A시의 대학병원 외래에 환아와 함께 내원한 부모 중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면담 결과에서 과거력 상 정신과적 질환이 없었다고 답변하였던 성인 여성 83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방법
모든 대상자들에게는 본 연구의 취지에 대해서 설명을 하였으며 사전 동의를 받은 경우를 대상으로 하였고, 연구방법에 대하여 ◯◯대학교병원 의료윤리위원회의 심사 및 승인을 받았다.

역학 질문지
대상자에 대한 기본 설문 문항으로 성별, 연령, 학력, 과거 병력 등에 관한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MMPI15
MMPI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고 가장 많이 연구되어 있는 객관적 성격검사이다. 원래 MMPI는 1940년대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임상심리학자인 Hathaway와 정신과 의사인 Mckinley에 의하여 비정상적인 행동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졌다.10 따라서 MMPI의 일차적인 목적은 정신과적 진단분류를 위한 측정이며, 일반적 성격특성을 측정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병리적 분류의 개념이 정상인의 행동설명에도 어느 정도 적용가능하다는 전제하에서 MMPI를 통하여 일반적 성격특성에 관한 평가도 어느 정도 가능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반응은 주요 비정상행동의 종류를 측정하는 10가지 임상척도와 피검사자의 검사태도를 측정하는 4가지 타당도척도에 따라 채점된다. 우리나라에서는 1963년 처음으로 표준화된 이후, 1989년 한국 심리학회 산하의 임상심리 분과에서 재표준화한 MMPI 검사가 병원과 학교 등 임상 및 상담 장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16 MMPI가 처음 출간된 1943년부터 MMPI-2가 출판된 1989년에 이르기까지 MMPI는 그간 개정된 적이 없었다. MMPI-2에서는 모집단의 표준화 및 문항 분석에 대한 문제, 오래된 언어표현, 성차별적인 단어나 종교 편향적인 단어, 문법이나 맞춤법에 어긋나는 문항들에 대한 수정을 하였다. MMPI는 566문항 버전과 단축형인 383문항 버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피검사자는 각 문항에 대해 '그렇다', '아니다'의 두 가지 답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되어있다. MMPI가 개정되면서, 일부 환자들에서는 개정되기 이전의 MMPI-383 문항이 실시되었고, 일부 환자들에서는 개정된 MMPI-2가 실시되었다. MMPI-2가 보다 현대적이고 대표적인 표준화 표본을 구성하고 문항을 현대화하고 개선하였으며 문제시되는 문항을 삭제하고 몇몇 척도를 새로 제작하기는 하였지만 거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원판 MMPI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며 정신과 입원 환자 표본에서 코드 타입 간의 일치도에 유의한 차이가 없다는 결과들이 도출되고 있어, 두 검사를 사용한 임상 척도 간의 비교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였다.17

자료 분석
자료는 한글판 SPSS 15.0을 이용하여 처리하였으며, 통계분석에는 필요에 따라 역학 설문의 빈도비교는 교차분석을 시행하였고, 두 집단 간의 MMPI 점수비교는 연령, 학력에 따른 보정을 시행한 ANCOVA(Analysis of Covariance, 이하 ANCOVA) test를 사용하였으며, 또한 60점 이상의 점수를 나타낸 빈도를 비교하기 위하여 chi-square test를 사용하였다. 각각 p 값이 0.05 미만인 경우를 유의성이 있음으로 판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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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학적 특성
성폭력 피해자군 40명과 대조군 83명은 모두 여성이었다. 성폭력 피해자군의 평균 연령은 19.88±9.01세였고 대조군의 평균 연령은 39.54±9.68세로 대조군의 연령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t=-9.71, p=0.000). 최종 학력은 성폭력 피해자군에서 고등학교 졸업 이하는 32명(80.0%), 대학 진학 이상은 8명(20.0%)이었으며 대조군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이하는 33명(39.8%), 대학 진학 이상은 50명(60.2%)으로 대조군의 학력이 더 유의하게 높았다(t=17.54, p=0.000)(Table 1). 이에 연령, 학력이 미치는 영향을 배제하고자 MMPI 분석에서 연령, 학력을 공변인으로 하여 ANCOVA를 실시하였다.

성폭력 피해자의 외상 경험과 관련된 변인
성폭력 피해자군의 치료 상태는 입원 환자가 19명(48%), 외래 환자가 21명(52%)이었고, 평균 입원 기간은 30±16.68일이었다. 외상 경험 후 평가까지의 기간은 평균 18.71±42.94개월로 최소 7일에서 최대 21년으로 편차가 컸다. 성폭력의 유형은 강간 30명(75%), 강제추행 8명(20%), 성매매 2명(5%)이었다(Table 1).
주 진단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가 31명(77.5%)이었으며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MDD) 8명(20.0%), 경계선 지능이 1명(2.5%)이었다(Table 2).

MMPI 특성
연령, 학력을 공변인으로 하여 ANCOVA를 시행하였으며 결과적으로 Mf 척도(F=1.36 p=0.177)를 제외한 모든 임상척도에서 성폭력 피해자군이 대조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었다(Table 3).
성폭력 피해자 집단과 대조군 집단의 각 척도에서 높은 점수를 보이는 인원의 비율에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60점을 절단점으로 하여 각 집단에서 높은 점수를 가지는 인원에 대해 chi-square분석을 시행하였다. 그 결과, 두 집단의 차이는 Hs(χ2=35.13, p=0.000), D(χ2=34.16, p=0.000), Hy (χ2=26.91, p=0.000), Pd(χ2=25.10, p=0.000), Pa(χ2=49.52, p=0.000), Pt(χ2=25.10, p=0.000), Sc(χ2=59.36, p=0.000), Si(χ2=6.90, p=0.009)로, Mf와 Ma 척도를 제외한 모든 척도에서 성폭력 피해자 집단에서의 높은 점수를 보이는 인원이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많았다(Table 4).
또한 MMPI의 각 척도가 성폭력 피해자군의 특성을 상대적으로 얼마나 잘 반영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성폭력 피해자 집단과 대조군 집단에 대한 Logistic regression을 실시하였다. 그결과로 D(우울)척도는 6.29(confidence interval 1.53-25.92), Sc(정신병)척도는 8.32(confidence interval 1.14-60.46)의 오즈비를 나타내어 각각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보였다. 또한 Pa(편집증)척도는 4.52(confidence interval 0.98-20.85)의 오즈비를 나타내어 통계학적으로 경향성(trait)을 나타내었다(Table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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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에 참여한 성폭력 피해자는 모두 여성이었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MMPI 연구를 살펴보면, 초기에는 주로 피해자 단독군에 대한 평가결과를 보고하였지만 이후 성폭력 피해자군과 일반대조군 혹은 성폭력 피해자군과 가해자군과의 비교 평가 연구가 보고되었다. Gregg 등18은 정신과 의원에 내원한 47명의 성인 여성 피해자와 43명의 여성 대조군을 상대로 MMPI 평가를 시행하였으며 그 결과로 D, Pd, Sc, PS척도에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었다고 보고하였다. Meiselman19은 정신치료 중에 조기 성학대력을 가진 16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MMPI 평가에서 Pd, Sc, D척도의 상승을 보고하였으나, 성과 연령을 일치시킨 일반 대조군과의 비교에서는 이러한 임상척도의 상승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하였다. Forbey 등20은 72명의 성학대력을 가진 청소년과 35명의 대조군을 대상으로 MMPI 평가를 비교하였고, 그 결과 Ma, Mf 척도를 제외한 모든 임상척도에서 양군 간에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었다.
본 연구의 MMPI 결과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의 심리적 특성 또한 이전의 상당수의 국외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Mf 척도 외에 모든 임상 척도에서 대조군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상당한 수준의 심리적 고통감을 경험하고 있으며 정신병리 또한 심각한 수준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타당도 척도인 F는 삿갓형으로 상승되어 있었으나 그 높이는 준임상범위로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이는 성폭력 피해자들 자신이 대응하기 힘든 정도의 심리적 고통감이나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음을 호소하고 있지만 이러한 심리적 불편감이 급성적인 상태라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만성화 되어 있는 상태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Klotz Flitter 등21은 MMPI에서 F 척도의 상승이 성학대력을 가진 피해자에서 강력한 예측지표가 될 수 있으며, F 척도의 상승이 해리, 우울,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 가족환경과 높은 연관성을 나타내었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 대조군은 타당도 척도의 형태가 V자형으로 건강한 성격적 방어 및 스트레스 대응을 의미하는 K 척도가 적절한 수준의 상승을 보이고 있는 한편, 성폭력 피해자군은 K 척도가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하강하고 있고 F 척도의 상승이 두드러지는 삿갓형의 프로파일을 보이고 있어 성폭력 피해자군이 유의하게 높은 수준의 심리적 고통감을 호소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효율적인 대처 방략 또한 유의하게 저하되어 있는 상태임을 반영하고 있다. 임상 척도에서도 대조군은 전반적으로 유의한 상승이나 상대적 상승이 두드러지지 않는 편평한 프로파일을 보이고 있으나, 성폭력 피해자군은 Mf 척도를 제외한 모든 임상 척도에서 의미 있는 상승을 보이고 있으며, 각 집단의 특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예측하기 위한 회귀 분석에서도 D, Sc, Pa에서 높은 척도 점수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폭력 피해자가 상당한 수준의 우울감과 손상감, 적절히 조절하지 못하고 있는 내적 분노감을 경험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분노감이 투사된 결과로 대인관계 예민성, 혼자만의 생각에 골몰함, 위축된 생활, 환경에 대한 잘못된 지각이나 잘못된 해석 등의 정신증적인 문제를 경험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패턴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의 MMPI에서 일반적으로 언급되는 특성과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는 '상승 프로파일'이라 불리는 신경증 척도와 정신증 척도가 모두 상승하는 프로파일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본 연구에서 특징적으로 지적되는 Pa 척도의 상승은 일반적인 패턴과는 다소 다른 양상이다. 또한 교통사고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연구에서 소송과 관련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최정윤 등22의 연구에서는 평균적으로 Hs-D-Hy-Pt-Sc형의 프로파일을 보였으며, 군집분석에서도 70% 정도의 환자가 Hs-D-Hy-Pt-Sc이 상승한 패턴을 보였다. 한편, 외상 유형을 분류하지 않은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 집단에 대한 MMPI 프로파일의 특성을 연구한 은헌정 등23의 연구에서는 11.1%의 소수의 집단이 본 연구에서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Mf 척도를 제외한 모든 척도가 상승하는 패턴을 보였으며, 두 집단을 가장 잘 판별해줄 수 있는 척도는 D, Mf, Pt, Si라고 보고하였다. 한편, 전쟁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사고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의 MMPI 프로파일을 비교한 이지현 등24의 연구에서는 사고로 인한 PTSD 집단에서는 1~3 척도의 상승이 특징적인 한편, 전쟁으로 인한 집단에서는 본 연구에서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특징적인 코드 유형없이 F 척도와 Hs-D-Hy-Pa-Pt-Sc-Si 척도에서 60T 이상의 상승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 보여지는 전반적인 임상척도의 상승이 두드러지는 패턴은 전쟁을 경험한 PTSD 환자에서 보여지는 특징과도 유사한 양상으로 성폭력 피해자들의 외상 경험은 교통사고를 비롯한 일반적인 외상경험과는 달리 불안을 다룰 수 있는 자아 방어 능력 전체를 혼란시킬 만큼의 강력한 외상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D, Sc, Pa척도가 성폭력 피해자의 특징을 가장 잘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점은 갑작스럽고 심각한 고통에 직면한 직후에는 우울감과 함께 불안이 동반되지만, 이러한 상황이 더욱 악화되어 가면서 불안에 대한 방어기제가 실패함에 따라 마술적 사고나 내적 환상으로 골몰하며 위축되는 양상으로 보다 미숙하고 원시적인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혼란스럽고 고립되어 있을 뿐 아니라, 치료진에게도 예민하고 경계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치료적 도움을 적극적으로 갈구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을 보일 수 있으므로 성폭력 피해자들의 초기 개입에 있어서 치료자는 조심스러운 태도와 함께 급성적인 불안을 다루어 주는데 있어서 적극성을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첫째로 성폭력 피해자군이 아직 혼란스러운 상태로 여러 가지 환경적 요인에 의해 정확한 대답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비록 MMPI의 타당도 척도를 통해서 검사의 신뢰성이 입증되기는 했지만 자기 보고식 검사의 한계로 인해 각각의 정신병리 특성을 파악하는데 제한이 되었을 수 있다. 둘째로 본 연구팀은 성폭력 피해자군과 일반 대조군 간에 60점 이상의 빈도를 비교하였으나 임상척도에서 앞서 점수 비교를 한 결과와 유사하였다. 본 연구는 적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연구하였기 때문에 추후 더욱 많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하여 판별분석이나 군집분석 등을 통해서 성폭력 피해자의 MMPI의 특정한 특성 등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셋째로 정신질환 과거력이 없는 대상을 대조군으로 사용하기는 하였으나, 정신과적 문제를 평가하기 위해서 외래에 내원한 자녀의 부모이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대조군의 특성을 대표하기에는 제한점이 있다.
추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한 좀 더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성폭력 피해자는 매우 다양한 세부 유형이 있으므로 이러한 유형에 따른 임상특성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대조군을 정신건강학과에 내원한 환아 부모가 아닌 다른 일반인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 또한 성폭력 피해자의 임상특성 분석을 위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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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임상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MMPI를 이용하여 성폭력 피해자들의 정신병리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성폭력 피해자 집단은 Hs, D, Hy, Pd, Pa, Pt, Sc, Si 등 대부분의 척도에서 일반 대조군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성폭력 피해자의 특성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척도는 D, Sc, Pa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폭력 피해자가 일반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집단에서 나타나는 외상 경험과 관련된 강렬한 불안이나 신체화 증상, 회피 반응 등의 양상보다는 불안을 적절히 통제하거나 방어하는 것에 대한 실패로 유발되는 마술적 사고나 내적 환상으로의 도피와 같은 보다 원시적인 방어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보이며, 이는 성폭력 피해 경험이 강력한 외상 경험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성폭력 피해자들은 강렬한 불안의 호소와 함께 적극적으로 치료적 개입을 요구하기보다, 치료진에게도 예민하고 경계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치료적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으므로 성폭력 피해자들의 초기 개입에 있어서 조심스러운 태도와 함께 환자가 경험할 것으로 예상되는 혼란감이나 급성적인 불안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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