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Article

(11권2호 120-8)

Suicide Risk and the MMPI-2 Findings Among College Students

대학생의 자살위험도와 MMPI-2의 관계

Kounseok Lee, MD1;Hye Kyung Lee, PhD2;Seok Hyeon Kim, MD, PhD3,4,5;Eun-Young Jang, PhD6; and Daeho Kim, MD, PhD4,5,6;

1;Department of Psychiatry, St. Andrew's Hospital, Icheon, 2;Department of Nursing, Kongju National University, 3;Department of Psychiatry, Hanyang University Hospital, Seoul, 4;Department of Psychiatry, College of Medicine, Hanyang University, Seoul, 5;Institute of Mental Health, Hanyang University, Seoul, 6;Department of Psychiatry, Hanyang University Guri Hospital, Guri, Korea

Abstract

Objectives : The 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y Inventory (MMPI) is a commonly used psychological test measuring personality and psychopathology in both clinical and non-clinical population. This study was to evaluate characteristic MMPI-2 profile associated with the risk of suicide among college students.

Methods : We analyzed the survey response of 2,964 college students who participated in a health survey from a school health center at a national university in 2011. Those who endorsed any of six items on the suicidaity module of MINI were classified as a suicide risk group and remaining students who did not as a control group. Then we compared the Patient Health Questionnaire (PHQ-9) score, the MMPI-2 Clinical scales and Restructured Clinical (RC) scales. To evaluate the correlation RC scales with suicidality score, Pearson correlation analysis was performed.

Results : The suicide risk group was 464 students, and the control group was 2,500. The classification result of suicidality, 255 (8.6%) students were low-risk group, 149 (4.8%) students were moderate-risk group and 60 (2.0%) students were high-risk group. In the suicide risk group, VRIN, F scale, Clinical scale and RC scales were significantly higher. In the control group L, K and S scales were significantly higher. Suicidality score has significant correlation with all RC scales.

Conclusion : In the suicide risk group, overall psychopathology was higher than the control group. Taken together, features of depressive symptom, antisocial behavior, aggressiveness, introversion may indicate the risk of suicide in college students. These results display both clinical and public health implications for clinicians and school health professionals.

Keywords

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y inventor-2;Suicide;Risk factors;College students.

FULL TEXT

Address for correspondence : Daeho Kim,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Hanyang University Guri Hospital, 153 Gyeongchun-ro, Guri 11923, Korea
Tel : +82-31-560-2274, Fax : +82-31-554-2599, E-mail : dkim9289@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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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31.7명이었다.1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회원국 중에 1위이다.2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1990년대 이래로 칠레, 멕시코, 러시아, 일본 등과 함께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다른 나라보다 더욱 가파른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학생의 자살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최근 국내 유명 대학의 학생들이 연속적으로 자살하여 외국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였다.3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대의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고, 2011년에는 20대 인구 10만명당 24.3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
이러한 자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막대하다. 2005년에 이루어진 연구에 의하면 자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최대 4조원에 이를 정도로 추계되었다.4 또한 자살 이후 가족 구성원의 의료 이용량도 자살 전에 비하여 4배 이상 증가한다고 보고되어 자살로 인한 가족의 신체적, 심리적 부정적 영향 역시 큰 것으로 알 수 있다.
자살자의 90% 이상에서 정신의학적 질병이 선행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5 그 중에서도 기분장애, 물질사용장애, 불안장애 및 성격장애 등 의 질환에서 자살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기분 장애가 자살과의 관련성이 가장 높은 질환으로, 우울증을 가진 환자의 45%가 자살을 시도하고 그 중에서 15%가 자살로 인하여 사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6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39,658명을 대상으로 한 스웨덴의 코호트 연구에 의하면 공존하는 정신과 질환 중에서 자살 시도 이후 1년 내에 자살을 재시도할 위험성이 가장 높은 질환은 기분장애와 조현병으로 나타났다.7 물질 사용 장애 역시 자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자살사망자, 자살 시도자의 약 40%에서 알코올사용과 관련이 있고, 알코올사용장애 환자의 자살률은 일반 인구보다 9.8배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8,9 또한 많은 연구에서 자살의 충동성에 주목하고 있다. 자살 기도자들이 자살 이전에 길어야 한 시간 이내의 짧은 시간을 고려하였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으며,10,11 치명적인 자살방법을 사용한 경우에서도 역시 상당수 자살 사망은 미리 계획된 것이 아니라 충동적으로 이루어 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2 이와 같이 자살에는 단일 요인이 아닌 다양한 영역의 정신병리가 영향을 끼친다.
최근 들어 정신과 영역에서도 심각한 자살 문제와 관련하여 많은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임상 환경에서 환자의 자살가능성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이러한 다양한 위험 요인에 대한 효과적이고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살의 예측이 가능한 자살관련 평가도구의 개발 및 활용이 요구된다. 자살에 대해 선별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비체계적 면담, 체계적인 구조화 또는 반구조화된 면담, 자가 보고식 검사의 활용 등이 될 수 있다. 자살에 대해 직접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척도로는 자살의도척도(Suicide intent scale, SIS),13 Reynold의 자살사고 설문(Suicidal ideation Questionnaire, SIQ),14 자살위험인자 평가(Risk Estimator for Suicide),15 The Suicidal Behaviors Questionnaire-Revised(SBQ-R)16 등이 있다. 그 외 자살에 대한 간접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벡 무망감 척도(Beck hopelessness scale, BHS),17 벡 우울척도(Beck Depression Scale),18 바렛 충동성 척도(Barratt Impulsiveness Scale)19 등이 있다. 그 외 임상가에 의한 평가방법으로는 콜럼비아 자살 심각도 평가 척도(Columbia Suicide Severity Rating Scale, C-SSRS)20 Parasuicide History Interview21 등이 있다.
하지만 임상가에 의한 척도는 입원환자나 외래 상황 등 임상적인 환경에서는 적합할 수 있으나, 다수의 집단을 대상으로 선별검사로 사용하기에는 시간적인 면에서 제한이 많이 따른다. 반면에 자기보고식 검사는 간단히 수행하여 선별하는 데 적합하지만 피험자의 태도에 따라 검사의 타당도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는 수검자의 부적절한 태도를 감지하여 검사 자료의 해석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미네소타 다면적 인성검사(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y Inventory, MMPI)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객관적 성격검사 중의 하나이다. 이는 1940년대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정신과 의사인 McKinley와임상심리학자인 Hathaway에 의해 개발되었다.22 MMPI-2는 기존 MMPI 566문항을 수정 보완하여 만든 것으로 임상 장면에서 환자의 정서 상태 및 성격 평가를 위해 널리 사용되고 있다.23 무엇보다 큰 장점으로는 타당도 척도가 있어서 수검자의 태도를 확인할 수 있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평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살의 원인으로 다양한 정신병리가 제시되고 있어서 여러 영역의 정신병리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MMPI를 이용한다면 더욱 효율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 근거하여 MMPI를 이용하여 자살 관련 요인을 예측하려는 시도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Leonard24는 36명의 자살자와 72명의 대조군을 나누어 비교하였다. 연구 결과 여성 자살자에서 낮은 K척도와 더불어 3번(Hy), 5번(MF), 0번(Si) 척도에서의 상승을 보고하였다. Daigle25은 47명의 자살자와 43명의 자살시도자 그리고 123명의 대조군에 대해서 MMPI를 시행하였으며 10개의 모든 임상척도에서 높은 결과를 나타내었다고 보고하였다. Pompili 등26은 정신과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자살위험성이 높은 집단 62명과 낮은 집단 88명을 대상으로 MMPI척도를 비교하였는데 2번(D), 7번(Pt), 0번(Si), 3번(Hy), 8번(Sc) 척도에서 양 군 간에 유의한 차이를 나타났다고 보고하였다.
국내에서는 상담센터를 내방한 학생 589명을 대상으로자살 사고가 높은 남학생 집단에서는 2번(D), 7번(Pt), 0번(Si) 척도의 점수가 65T 이상으로 나타났으며, 자살 사고가 높은 여학생 집단에서는 2번(D), 6번(Pa), 7번(Pt), 8번(Sc) 척도가 65T 이상으로 나타난 것을 보고한 연구가 있다.27 또한 Lee 등28 은 37명의 주요우울장애 환자를 자살 시도의 과거력이 있는 집단과 없는 집단으로 나누어 MMPI-2 결과를 분석하였다. 타당도 척도 중에서는 F, F(b)가 자살 시도군이 높았고, 임상척도에서는 6번(Pa) 척도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구성 임상척도에서는 자살시도군에서 RCd와 RC1의 T점수가 65점 이상으로 상승하였고 RC1척도에서 비시도군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eo 등29은 응급실로 내원한 75명의 자살시도자와 115명의 대조군을 비교 분석하였다. 자살 시도군에서 F척도, 6번(Pa), 8번(Sc), 9번(Ma) 척도가 유의미하게 높았고, 대조군에서는 L, K척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와 같이 대부분의 연구가 임상 상황에서 소수의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거나 다양한 이질적인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었다. 또한 대부분의 연구들이 재구성 임상척도가 추가되기 이전인 원판 MMPI를 이용한 연구들로 타당도 척도와 임상척도만을 분석한 것이이었다. 재구성 임상척도는 기존부터 사용하던 임상척도에 비해 향상된 수렴 타당도와 변별 타당도를 갖고 있으므로 그 동안 임상척도에 대해 제기되어 온 임상척도에서 해석상의 애매함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30,31,32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자살 위험이 높은 집단으로 대두되고 있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MMPI-2를 이용하여 자살위험 유무에 따른 결과의 차이를 밝히기 위해 자살 위험 집단과 대조군을 분류하고 이들의 MMPI-2 타당도 척도, 임상척도, 재구성 임상 척도를 비교하고 이들간의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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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대상
본 연구는 2011년 공주대학교 보건진료소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시행한 교육역량강화사업의 설문 결과의 일부를 사용하였다. 총 4,355명(남자 2,017명, 여자 2,338명)이 참여하였고, 피험자들에게 설문 결과에 대한 익명성 보장과 연구목적으로의 사용에 대해 설명하였으며, 이에 대한 서면동의를 받았다. 설문은 총 3,191명(73.3%)이 완료하였고, 이 중 문항의 누락이 많은 202명(6.3%)과 MMPI의 타당도 기준에 벗어나는 25명(0.8%)의 데이터는 제외하여 총 2,964명의 자료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국립공주병원 임상연구 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

연구 도구

미네소타 다면적 인성검사 II(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y Inventory 2, MMPI-2)
MMPI는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고 가장 많이 연구되어 있는 자기 보고식 인성검사이다. 원래 MMPI는 1940년대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임상심리학자인 Hathaway와 정신과 의사인 Mckinley에 의하여 비정상적인 행동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도구로 만들어졌다.22 이후 기존의 원판 MMPI의 성차별적 문항이나, 부적합한 표현들을 개정하여 재표준화한 MMPI-2가 출판되었고,33 이는 2005년에 한국어판으로 번역되어 표준화되었다.34
MMPI-2는 총 567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9개의 타당도 척도, 10개의 임상 척도, 9개의 재구성 임상척도, 15개의 내용 척도, 15개의 보충 척도, 성격병리 5요인 척도, 그 밖에 임상 척도와 내용 척도의 하위 척도들로 채점된다.
본 연구에서는 MMPI-2의 주요 타당도 척도(VRIN, TRIN, F, Fb, Fp, FBS, L, K, S) 및 10개의 기본 임상척도와 9개의 재구성 임상척도를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각 척도의 점수는 표준화한 T점수를 이용하였다. MMPI의 타당도 기준은MMPI-2 매뉴얼의 비임상 장면 지침에 따라 무응답 30문항 이상, VRIN T점수가 80점 이상, TRIN의 T점수 80점 이상, F 100점 이상, L 80점 이상, K 75점 이상인 경우는 제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2005년에 개발된 한국어판 MMPI-2를 사용하였다.23

자살위험도의 평가
한국판 정신 질환 간이 면접법(Korean version of Mini International Neuropsychiatric Interview, MINI) 중 자살위험도를 평가하기 위한 모듈을 사용하였다. MINI는 DSM-IV와 국제 질병 분류 제10차 개정판(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10th revision, ICD-10)의 제 I 축 정신 질환의 진단을 위해 1998년에 개발된 구조화된 면담 도구이다. 선행 연구에서 신뢰도와 타당도가 높다고 알려졌으며, 본 연구에서는 국내에서는 유상우 등이 표준화한 한국어판 5.0.0버전을 사용하였다.35 이 중 자살에 대한 평가는 자살 관련 총 6문항에 대해, '예'라고 응답한 문항이 없으면 자살위험성이 없다고 판단한다. '예'라고 답한 문항들에 가중치를 더하여 이를 합한 결과에 따라 1~5점은 낮음, 6~9점은 중간, 10점 이상은 높음으로 판단한다. 본 연구에서는 총점이 0점인 대조군과 1문항 이상에 '예'로 응답한 자살 위험군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한글판 우울증 선별도구(Patient Health Questionnaire-9, PHQ-9)
우울증 선별도구의 하나인 PHQ-9은 1999년 Spitze 등36,37이 개발한 자기보고형 설문지이다. 주요 우울장애의 진단을 위하여 DSM-IV의 주요우울삽화 진단기준 9항목과 일치하게 고안되어 총 9개의 문항으로 우울 증상을 평가한다. 항목당 0~3점 범위이고, 총점은 0~27점까지이다. 본 연구에서는 2010년 한글판으로 번안하여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한글판 PHQ-9을 사용하였다.38

통계 분석
인구학적 변수는 t-test와 χ2검정을 통해 검정하였다. 집단에 따른 MMPI-2 타당도 척도, 임상척도, 재구성 임상척도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t-test를 시행하였다. 9개의 재구성 임상척도 중 65점 이상의 점수를 나타낸 빈도를 비교하기 위하여 χ2 검정을 사용하였다. 자살위험도의 총점과 MMPI-2 척도간의 상관을 확인하기 위하여 Pearson correlation을 실시하였다. 모든 자료 분석에는 IBM SPSS version 20.0 for Windows (Chicago, IL, USA)를 사용하였으며, 각 분석에서의 통계적 유의수준은 양측 0.05 미만으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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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사회학적 특성
전체 2,964명 중 464명이 자살 위험군으로 나타났는데, 낮은 위험군은 255명(8.6%), 중간 위험군은 149명(4.8%), 고위험군은 60명(2.0%)이었다. 자살 위험군과 대조군 간에 연령 분포에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성별 분포는 대조군에서는 남학생이 1365명(54.6%)로 많았지만, 자살 위험군에서는 여학생이 266명(57.3%)으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Table 1).

집단에 따른 MMPI-2 척도 비교
타당도 척도 중 TRIN은 두 집단간 차이가 없었다. VRIN, F척도의 경우 자살 위험 집단에서 높게 나타났다. L, K, S척도의 경우 대조 집단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더 높은 점수를 보였다. 임상척도, 재구성 임상척도, PSY-5척도 모두에서는 자살 위험 집단에서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Table 2, Figure 1).

집단별 65점 이상인 응답자의 비율
총 9개의 재구성 임상척도를 대상으로 집단별 응답자 비율을 분석하였는데, 9개 척도 모두에서 자살 위험군에서 65점 이상 응답자가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에서도 RCd와 RC7의 비율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Figure 2).

자살위험도와 재구성 임상척도간의 상관분석
자살위험도 점수와 9개의 재구성 임상척도간의 상관분석에서 모든 변수들간에 모두 유의미한 양적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0.01). 그 중에서도 RCd와 RC7척도간에는 0.760으로 가장 높은 상관을 나타냈다. 자살위험도와 재구성 임상척도들간의 상관은 0.101~0.246으로 유의미하나 약한 양적 상관관계를 나타내었다(p<0.01, Table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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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MMPI-2를 이용하여 대학생 집단에서의 자살위험군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실시되었다.
전체 대상자 중 낮은 위험군은 255명(8.6%), 중간 위험군은 149명(4.8%), 고위험군은 60명(2.0%)으로 전체 중 자살 위험군은 15.4%로 기존의 조사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39 다만, 선행연구에 비해 고위험군은 다소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MINI의 자살 위험도 설문의 특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MINI에서는 최근 1달 사이에 자살을 계획하였거나 자살 시도를 한 경우에 있어서 해당 문항에 '예'로 응답할 경우 각 문항별 가중치가 10점으로 다른 문항에 비해서 크게 높은 점수를 나타내게 된다. 따라서 한차례라도 최근의 자살 시도 또는 계획이 있었던 경우는 고위험군에 속하게 되어 다소 높게 나타난 것이라 생각된다.
다음으로 MMPI-2의 타당도 척도를 살펴보면 본 연구에서는 L, F, K척도 모두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척도는 자살 위험군에서 높게 나타났고, L, K척도는 대조군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 내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지난 국내 연구29에서 역시 L, K척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본 연구와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 남성 수감자를 대상으로 원본 MMPI를 실시한 외국의 연구40에서 역시 대조군에서 K척도가 높게 나타났고, F척도가 자해를 한 집단에서 높게 나타나 본 연구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동일한 연구에서 L척도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평균 점수는 대조군에서 높게 나타나 본 연구와 대체로 유사한 결과였다.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MMPI-2를 실시한 국내연구28에서는 F척도만이 유의미하게 자살 시도자에서 높게 나타났다. F척도의 경우 타당한 범위 내에서 증가되어 있는 경우 '도움을 청하는 의도'를 전하는 의미를 나타내므로 정신병리의 하나인 자살위험이 높아졌을 경우F척도의 점수가 높아지는것은 충분히 연관성을 갖는 결과라고 판단된다.
임상척도에서는 자살 위험군에서 10개의 임상척도 모두가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살 시도군에서 1번과 9번 척도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임상척도가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난 수감자를 대상으로 하여 원본 MMPI를 실시한 연구25와 유사한 결과이다. 하지만 Daigle의 연구에서 1, 9번 척도도 집단간에 차이는 있었으나 사후 검정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는 못하였다.
우울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28에서는 2~7척도쌍의 상승을 제시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 자살 위험군에서 T점수 65점 이상으로 상승한 척도는 없었다. 이는 본 연구가 비임상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임상척도에서는 모든 척도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4, 6, 7, 8번 척도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기존 국내 연구29에서는 6, 7, 8, 9번 척도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6, 7, 8번 척도가 공통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점은 기존의 대학생 집단을 대상으로 MMPI-2를 실시한 Lee 등27의 연구와도 일치하는 결과이다.
재구성 임상척도의 경우 역시 9개의 척도 모두에서 대조군에 비해 자살 위험군이 유의미하게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MMPI가 정신병리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임을 감안할 때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는 자살 관련 문제에서 이러한 임상 척도 및 재구성 임상척도가 높을수록 위험요인이 증가하는 것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바이다. 그 중에서도 자살 위험군에서 RC7이 가장 높은 점수를 나타냈고, RCd가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RC7척도는 역기능적인 부정 정서(Dysfunctional Negative Emotions)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 척도의 점수가 높을 경우 불안, 분노, 공포를 포함하는 다양한 부정적 정서 경험을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3 RCd척도는 의기소침(Demoralization)을 나타내는 척도로 이 척도의 점수가 높은 경우 피험자가 전체적으로 마음의 불편함 및 동요를 나타낸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스로를 무기력하고 비효율적이라고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41 이러한 경우 의기소침해져서 삶의 여러 측면에서 실패할 것을 예상하거나 이미 실패했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희망이 없다고 느끼고 미래에 대해 회의적이고 비관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 RCd에서 평가되는 의기소침은 우울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발견되지만, 이러한 경우 우울증과 더불어 불안감, 신체적 불편 역시 호소할 가능성이 크다.41 본 연구에서는 RC척도 모두에서 임상척도에서와 마찬가지로 평균 T점수 65점 이상 나타난 것은 없었다.
65점 이상으로 응답한 대상자의 비율을 살펴보면 신뢰도 척도에서는 Fb척도가 자살 위험군에서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고, K척도와 S척도는 대조군에서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두 척도 모두 높은 상관을 보이고 방어성을 측정하는 지표이다. 자살에 대한 자기보고를 하는데 있어서 대조군이 방어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또한 Seo등29의 응급실 내원자를 대상으로 MMPI-2를 실시한 국내 연구에서도 역시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그밖에 10개의 임상척도, 9개의 재구성 임상척도에서 65점 이상 응답자의 비율은 자살 위험군에서 모두 높게 나타났다. 이 역시 기존의 국내 연구 및 국외 연구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29,40
자살위험도 점수와 상관을 살펴본 결과 재구성 임상척도에서 RCd, RC1, RC7이 0.2 이상의 상관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기존의 국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27에서는 임상척도 2, 6, 7, 8번 척도와 높은 상관을 보였었다. 그 중에서도 우울증과 연관된 임상척도인 2번, 7번 척도를 이용하여 RCd척도를 개발한 배경을 생각하여 볼 때 충분히 납득이 가능한 결과이다. 또한 RC1, RC7척도 역시 우울감 및 부정적 정서와 연관된 척도이므로 자살위험도 점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을 것이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 평가된 자살 위험군들의 경우는 정신병리를 가지고 있고 적응상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나 비임상군을 대상으로 한 검사이고 관련 임상 데이터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간의 점수 차이가 의미하는 바를 해석하는데 있어서는 주의가 필요할 수 있다.
본 연구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생이라는 집단을 대상으로 대규모의 대상자를 분석하였다. 그럼으로써 많은 부분에 있어서 동질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둘째, 타당도 척도와 임상척도만을 분석한 기존의 연구들과는 달리 재구성 임상척도를 분석하였다는 점이다. 재구성 임상척도는 기존의 임상척도에 비해 독립성이 향상되었기 때문에 변별타당도가 임상척도보다 증가되었다. 셋째, 타당도 척도를 통하여 불성실한 응답자들을 제거한 결과를 사용함으로써 자기보고식 검사만을 사용하였을 때 제기될 수 있는 신뢰도의 문제를 많은 부분 해결하였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첫째, 한 대학의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이 연구의 결과를 전체 대학생 또는 전체 인구 집단으로 확대해석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다. 둘째, 학생들의 임상적인 정보가 불충분하다는 점인데, 이는 학교의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된 자료를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이러한 정보를 얻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셋째, 자살의 위험성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비교적 간단한 소수의 문항들로 평가하였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는 MMPI의 타당도 척도에 따라 신뢰할 수 없는 응답자들을 제거한 뒤 분석하였으므로 이러한 제한점은 어느 정도 보완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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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은 다양한 영역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자살 과정은 자살 생각에서 자살 계획, 자살시도를 실행에 옮기는 과정으로 자살 생각이 있는 사람들 중에서 일부가 자살 계획을 세우고, 자살 계획을 세운 사람들 중 일부가 결국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2 비록 MMPI가 다양한 문항으로 다양한 영역을 평가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자살 위험성의 평가에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태이다. 따라서 비록 본 연구 결과에서 MMPI가 자살에 대해 비특이적인 결과를 나타내었다 하더라도, 자살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정신병리의 평가는 MMPI만으로 대체될 수는 없다. 그러나 MMPI를 이용할 경우 다양한 측면의 정신병리에 대해 타당도를 확보한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임상적인 면담과 함께 잘 활용한다면 보조적인 도구로써 충분한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향후 더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임상 데이터를 추가하여 분석한다면 자살 위험성 평가에 있어서 MMPI-2의 활용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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