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Article

(14권1호 28-35)

Mental Health Service Use by the North Korean Defectors

북한이탈주민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실태

Da Eun Kim, MA1;Ji Hyun An, MD1;Kyoung Eun Lee, MD1;Carolyn Seungyoun Moon, MD1;Jin Yong Jun, MD2;Hye In Chang, PhD3; and Jin Pyo Hong, MD, PhD1;

1;Department of Psychiatry, Samsung Medical Center, Seoul, 2;National Center for Mental Health, Seoul, 3;Department of Psychology, Sungkyunkwan University, Seoul, Korea

Abstract

Objective :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assess the use of mental health services by North Korean defectors. The study sought to understand the determinants of use with socio-demographical characteristics and the barriers of using mental health service.

Methods : Data were collected from a sample of the 300 North Korean defectors who have settled in South Korea within the last three years, aged 18 years and older. Face-to-face interviews and a survey using the North Korean version of the Composite International Diagnostic Interview were conducted.

Results : 21.0% of respondents reported the use of mental health services. Among them, 16.0% reported the use of mental health specialty, 2.0% reported the use of general medical services, and 3.0% reported the use of others. Of the respondents who had one or more psychiatric disorders, 28.8% used mental health services. The highest rate of use of mental health services was by respondents who are aged over 50 years old, had less than 10 years of education, and were unemployed. Of those who suffered from a psychiatric disorder but did not seek for consultation, 74.4% said that they could handle the problem by themselves, and 74.6% asserted that they had no psychiatric disorder.

Conclusion : North Korean defectors in South Korea used mental health services more than the general South Korean population. It would be crucial to provide appropriate mental health services based on the needs of North Korean.

Keywords

North Korean defectors;Mental health services;Mental health.

FULL TEXT

Address for correspondence : Jin Pyo Hong,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Samsung Medical Center, 81 Irwon-ro, Gangnam-gu, Seoul 06351, Korea
Tel : +82-2-3410-3585, Fax : +82-2-3410-0050, E-mail : suhurh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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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이주민 수는 1975년 이후로 기존의 두 배 이상으로 급격히 늘고 있으며,1 수적인 증가와 더불어 이들의 정착국가에서의 적응 문제가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이주민들은 일반 인구와 다르게 정착과정과 관련한 여러 가지 특수한 위험요인들을 경험하기 때문에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이하 PTSD) 등의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를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행연구에서 이주민은 이주 이전과 이주 중 경험한 외상적 사건으로 인하여 PTSD 발병률을 29.9%까지 보고하고 있으며,2,3 이주 국가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문화 및 정책 문제 등과 관련하여 적응을 어려워하여 장기적으로 우울장애와 불안장애 역시 높은 비율로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4,5
남한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 또한 마찬가지이다. 49.3%에서 81.4%에 해당하는 북한이탈주민은 북한 거주 시 굶주림, 공개 처형, 교정시설 수감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사건을 한 가지 이상 목격하거나 직접 경험하였다.6 또한 탈북 과정 중 중간지점으로 거쳐 오는 제3국에서의 체류기간이 길어질수록 강제송환에 대한 두려움, 가난과 학대에 대한 노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로 인해 우울, PTSD, 자살사고, 알코올 남용과 같은 정신건강의 문제를 더 많이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7 남한 입국 이후에도 본국에서의 사회문화적인 적응과 관련된 스트레스가 북한이탈주민의 정신건강문제에 영향을 줄 것이다. 이렇듯 탈북 단계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외상과 정신적 스트레스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신질환을 유발시키고, 악화시킬 가능성을 높인다.
2005년 이후부터 남한으로 입국하는 북한이탈주민의 수가 증가하여, 매년 1,000명 이상의 북한이탈주민이 입국하고 있으며, 2017년 12월을 기준으로 남한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의 수는 31,339명에 달한다.8 이처럼 증가하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수에 따라 이들의 지속적인 정신건강관리 필요성에 대한 요구도 함께 증가하고 있으나,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에 입국한 후 실제로 정신건강관리와 관련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북한이탈주민의 정신건강에 대한 지원은 하나센터를 통해 먼저 이루어진다. 2008년부터 하나원에 정신건강전문의를 배치하여 남한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초기 선별검진을 실시하고 있으며, 2009년부터 전국에 분포된 하나센터에서 정신건강을 포함한 건강관리 지원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탈주민의 경우 정신질환에 대한 낙인이 강해서 정신건강관련 서비스 방문을 꺼리는 경향을 보인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2012년 이전에 남한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은 16.7%로 나타났다.9 이는 우리나라 일반 인구 5,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조사 결과와 비교하였을 때, 남한의 18세 이상 일반 인구의 9.6%가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해본 적이 있는 것에 비하면 높은 결과였지만, 외국에 비하면 낮은 것이었다.10
이처럼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에 대해 파악하는 것은 정신보건서비스를 계획하고,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자원을 배분하는 것에 가장 기본적인 자료가 된다. 기존의 북한이탈주민 대상 연구들이 주로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신질환 유병률과 이를 악화시키는 위험요소를 밝혀내는 것이었다면, 다음 단계로 이들의 정신건강에 예방적 또는 치료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실제적인 정신건강서비스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북한이탈주민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현황을 파악하고, 사회 인구학적 특징 및 정신질환에 따른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의 차이와 북한이탈주민의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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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대상 및 자료 수집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 중인 북한이탈주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및 추적관찰 연구 과정의 일환으로 2016년 6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되었다. 본 연구를 위해 전국 하나센터에 등록한 북한이탈주민 중 최근 3년 이내에 남한으로 입국한 18세 이상의 북한이탈주민 300명을 모집하였다. 연구대상자들은 사전에 연구자들로부터 연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발적으로 연구 참여에 동의한 사람들이었다. 연구대상자들은 정신질환을 평가하기 위해 북한어판 Composite International Diagnostic Interview(이하 NK-CIDI)를 실시하였고, 정신건강서비스 이용과 관련된 문항과 사회 인구학적 문항으로 구성된 자가 설문을 작성하였다. 본 연구는 삼성서울병원 임상연구위원회의 승인(IRB No. SMC 2015-05-042-008)을 받았다.

연구 도구

북한어판 Composite International Diagnostic Interview (NK-CIDI)
본 연구에서는 NK-CIDI를 사용하여 대상자들의 정신질환 여부를 측정하였다. CIDI는 DSM-IV의 정의와 기준을 사용하여 정신병리에 대한 역학 및 비교 연구를 위해 고안된 완전히 구조화된 검사 도구이다.11 이 도구는 423개의 기본 문항과 15개의 진단 범주별로 구성되어 있고, 18세 이상의 응답자용으로 고안되어 다양한 교육 및 문화적 배경과 지적 능력의 대상자들을 조사할 수 있으므로, 횡문화적 대규모 정신병리 역학조사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12
NK-CIDI는 Lee 등13이 북한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고려하여 한국어판 CIDI를 북한어로 번역한 것이다. NK-CIDI는 북한어를 전공한 1인과 한국 표준어와 북한어 모두에 익숙한 국어학자 2인, 북한이탈주민 진료 경험이 많은 하나원 소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인으로 구성된 번역위원회에 의해 번역되었고, 신뢰도 및 타당도까지 검증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NK-CIDI를 통해 진단되는 정신질환 중 북한이탈주민에서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주요우울장애, 기분부전장애, 범불안장애, PTSD, 광장공포증, 공황장애, 특정공포증, 사회공포증, 니코틴 의존, 니코틴 금단, 알코올 의존, 알코올 남용을 중심으로 결과를 분석하였다.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설문지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에 대한 설문은 WHO World Mental Health(이하 WMH)에 포함된 것으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정신건강상의 문제로 전문가와 상의한 적이 있습니까?", "처음으로 정신건강상의 문제를 상의한 전문가는 누구였습니까?"와 같은 질문들이 포함되었다.14,15 선택지 목록에 포함된 전문가는 '정신건강 전문가서비스'(정신과 의사, 다른 정신건강 전문가), '일반 의료'(비 정신과 의사, 한의사, 침술사, 한약방 등, 일반 간호사, 약사), ' 기타 서비스'(목사, 신부, 스님 등과 같은 종교인 혹은 성직자, 무당, 기타)로 구분하였고, 이를 모두 포함하여 '모든 정신건강서비스'라고 하였다.
또한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질문하였다. 도움을 받지 않은 이유에는 "나는 정신질환이 없다(정신건강상의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 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정신적 문제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이 되었다", "문제가 저절로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문제가 저절로 좋아졌다", "문제로 인해 많이 괴롭지 않았다", "치료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치료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등이 포함되었고, 이에 응답자들은 "예" 또는 "아니오"로 대답하였다.15

자료 분석
본 연구에서는 Statistical Package for the Social Sciences (SPSS) version 21.0 for window를 이용하여 통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응답한 북한이탈주민의 연령 및 성별이 남한 인구 분포와 차이가 크므로, 남한 인구의 연령 및 성별 인구분포 비율에 맞추어 각 개인별로 가중치를 주었고, 서비스 이용에 대한 분석 시에 가중치를 반영하여 분석하였다. 연구대상자들의 사회 인구학적 특징 및 정신질환 여부 및 종류에 따른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종류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카이제곱검정을 시행하였다. 특히, 사회 인구학적 특징 중 연령, 교육수준, 월수입에 따른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의 차이를 검증하기 위해서 카이제곱검정 선형 대 선형 결합(chi-square test linear by linear association)을 이용한 경향분석을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정신질환이 있는 대상자들 중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군에서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 빈도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통계적 유의수준을 p<0.05로 하고, p값이 그 미만일 때 통계적으로 유의하다고 판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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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구학적 특징에 따른 서비스 이용
300명의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에 관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21.0%가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해 본 적이 있었다고 응답하였다. 그 중 정신건강 전문가서비스는 16.0%, 일반 의료서비스는 2.0%, 기타 서비스는 3.0%의 대상자가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인구학적 특징에 따라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1과 같다. 먼저, 연령 집단에 따른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의 차이가 나타났다. 51세 이상 연령층에서 모든 정신건강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였다(26.4% ; χ2=3.90, p<0.05).
교육수준에 있어서도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 차이가 나타났는데, 가장 낮은 교육수준(0~10년의 교육기간) 집단에서 정신건강 전문가서비스와(22.5% ; χ2=4.32, p<0.05), 모든 정신건강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였다(29.2%; χ2=6.94, p<0.01).
직업이 없는 북한이탈주민이 모든 정신건강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였으며, 이에 비해 주부 및 학생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은 가장 낮았다(각각 27.0%, 11.1% ; χ2=8.03, p< 0.05).
의료보험 가입 종류에 따라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의료급여에 가입되어 있는 사람들이 정신건강 전문가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였고(17.5% ; χ2=1.33, p= 0.51), 의료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이 기타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5.8% ; χ2=12.93, p<0.01).

진단 분류에 따른 서비스 이용
정신질환의 수와 진단 분류에 따른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의 차이를 Table 2, 3에 기술하였다.
먼저, 한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 중 모든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28.8%, 정신건강 전문가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23.0%였다. 정신질환의 수에 따라 서비스 이용률도 달라졌다. 두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 중 37.0%가 모든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하였고, 28.8%가 정신건강 전문가서비스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신질환이 없거나 한 개의 정신질환만 있는 집단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결과였다(χ2=31.79, p<0.001 ; χ2=26.56, p<0.001).
정신질환 진단분류에 따라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도 달랐다. 공황장애가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정신건강 전문가서비스를 포함한 모든 정신건강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였다(92.3%). 그 다음으로 기분부전장애가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정신건강 전문가서비스를 많이 이용하였고(52.6%), 이를 포함하여 68.4%의 기분부전장애가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이 모든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하였다.

정신질환 치료와 관련하여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은 이유
정신질환이 있지만 정신질환 치료를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은 대상자들에게 그 이유에 대해 질문하였다(Table 4). 그 결과, '정신질환이 없다(정신건강상의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에 응답한 비율이 74.6%로 가장 높았다. 74.4%는 '그 정도 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전문가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응답하였으며, '문제가 저절로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55.7%로 반수 이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치료비에 대한 부담, 교통편 문제 및 이전 과거의 효과가 없었던 치료 경험으로 인해 전문가 도움을 받지 않은 비율은 극히 낮았다(각각 11.1%, 6.0%,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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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에서는 최근 3년 이내에 남한에 입국한 18세 이상의 북한이탈주민 300명을 대상으로 북한이탈주민의 사회 인구학적 특징 및 정신질환 유무와 종류에 따른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실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 21.0%에 해당하는 북한이탈주민이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의 18세 이상의 일반 인구 5,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조사에서 9.6%만이 평생에 걸쳐 정신건강 문제로 전문가와 상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것10과 비교하여 약 2배 이상으로 높은 것이다. 그 중에서도 한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이 있는 북한이탈주민 중 28.8%가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하였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중 정신질환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사람들 중 22.2%가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10 높은 결과이지만, 캐나다 46.5%, 미국 43.1%, 벨기에 39.5%, 뉴질랜드 38.9% 등 서구 주요 국가에 비해서는 낮은 비율이었다.10
이처럼 북한이탈주민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이 남한 일반 인구보다 높은 이유는 북한이탈주민들만이 특수하게 경험하는 외상경험과 그로 인한 불안, 우울 등의 증상 정도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탈주민은 강제송환, 고문 등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경험할 수 없는 외상에 노출되고, 그로 인해 우울증, 불안장애, PTSD 등의 다양한 정신질환을 경험한다.16,17,18 실제로 북한이탈주민 53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Kim 등의 연구에서는 한 가지 이상의 외상 사건을 경험한 대상자가 81.4%로, 대부분의 북한이탈주민들이 탈북 전과 탈북 과정 중 외상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9 또한 북한이탈주민의 18.3%은 우울을 겪고, 32.5%는 불안을 겪는데, 이는 남한 일반 인구가 경험하는 우울, 불안의 정도에 비해 유의하게 더 높은 것이었다.7 게다가 북한이탈주민진료센터의 정신건강의학과를 내원한 환자 6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PTSD로 진단된 비율이 전체의 53%에 달할 정도로,20 북한이탈주민의 정신질환 유병률과 정신증상의 정도는 우리나라의 그것보다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북한이탈주민들은 상대적으로 심한 정신증상으로 인해 심리적인 불편감 역시 높은 비율로 경험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일반 인구보다 정신건강 관련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신질환의 수에 따라 모든 정신건강서비스, 정신건강 전문가서비스 이용률에 차이가 나타난 본 연구의 결과와 같은 맥락이다. 즉, 두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모든 정신건강서비스(37.0%) 및 정신건강 전문가서비스 이용률(28.8%)이 가장 높았다. 또한 공황장애(92.3%) 및 기분부전장애(52.6%)가 있는 북한이탈주민이 정신건강 전문가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였고, PTSD(24.2%)와 주요우울장애(29.7%)가 있는 북한이탈주민들도 정신건강서비스를 많이 이용하였다. 이러한 본 연구결과를 통해서도 정신질환으로 인해 북한이탈주민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이 남한 일반 인구에 비해 높을 수 있음을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 결과, 북한이탈주민의 사회 인구학적 특징에 따라서도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에 차이가 나타났다. 정신건강 전문가서비스는 의료급여 지원을 받는 북한이탈주민이 가장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한이탈주민이 남한에 정착하는 과정 중에 의료급여 1종 수급권자로 지정되어 의료비에 대한 본인 부담이 없고, 심리 상담 및 정신건강지원 프로그램이 지역 및 기관별로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21
북한이탈주민은 또한 높은 연령, 낮은 교육수준, 무직인 경우에 정신건강서비스를 많이 이용하였다. 이는 남한의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실태에 관한 연구 결과,15 45~64세의 고령, 0~11년의 낮은 교육수준인 사람들이 정신건강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한 것과 비슷한 결과이다. 교육수준이 가장 낮은 사람들은 정신건강 전문가서비스 또한 많이 사용하였는데, 이 역시 남한 일반 인구결과와 동일한 결과이다. 하지만 이는 외국 이주민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에 대한 연구와는 반대되는 것으로, 스웨덴 및 미국의 이주민들은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정신건강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2,23 이는 조사된 국가들의 이주민들은 다양한 인종 및 민족으로 구성되어 문화적 차이가 서비스 사용자의 행태를 변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북한과 남한은 비교적 동질적인 문화를 공유하므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 즉, 우리나라의 고령 인구의 교육수준이 대체로 낮은 것처럼, 북한이탈주민들도 고령인 경우에 낮은 교육수준을 가지는 경향을 보이므로, 연령과 교육수준의 변화에 따른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정도가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북한이탈주민은 무직인 경우에 유의하게 정신건강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였다. 이는 이주민이 무직으로 지내는 경우 이주한 나라에서의 적응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정신건강에 위험요소가 된다는 것3과 같은 맥락이다. 즉, 현재 직업이 없는 북한이탈주민은 남한에 적응이 어렵다는 것을 반영하고, 결과적으로 우울과 불안을 경험하게 되어 정신건강서비스를 높은 비율로 이용하게 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일반 인구에서도 한 달 수입이 적을수록 정신건강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는 경향을 보였는데,15 이는 경제적인 수준이 대상자의 적응과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그럼에도 정신질환이 있는 북한이탈주민들 대다수가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69.6%). 정신건강서비스를 받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설문을 실시한 결과, 북한이탈주민에서는 '정신건강상의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답이 가장 많았다(74.6%). 이는 우리나라의 2016년 정신질환실태 조사에서도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정신건강서비스를 받지 않는 이유로 '정신질환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가장 높은 비율로 응답한 것과 일치한다
북한이탈주민은 우리나라의 일반 인구에 비해 정신장애에 대한 인식 수준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탈주민은 신체 및 정신장애를 포함한 다양한 장애에 대해 알고 있는 정도를 묻는 질문에, 특히 정신장애, 정서·행동장애와 같은 심리적 영역의 장애에 관한 모든 항목들을 남한 일반 인구보다 더 모른다고 응답하였고, 정신장애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 또한 높았다.24 이는 북한 사회의 경제난으로 인해 정신장애에 대한 관심과 치료 자체가 부족하고, 장애인은 노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낙오자이자 사회에 쓸모없는 존재로 여기는 풍토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북한이탈주민의 정신건강에 대한 지식수준은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생각되므로,25 이들의 정신건강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신건강과 관련된 기초적인 교육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북한이탈주민의 사회 인구학적 특징 및 정신질환에 따른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실태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로, 점점 증가하는 북한이탈주민의 정신건강 및 관련 서비스 이용에 대한 지역사회 및 정부 차원의 대책에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하고, 앞으로 북한이탈주민의 정신건강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향상시키는 것에 의의가 있다. 하지만 본 연구에는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첫째, 본 연구의 정신건강서비스 분류 중 기타 서비스는 정신건강서비스로 보기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에서 제시된 서비스 분류에 근거한 것이지만, 연구 결과 해석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횡단적으로 측정한 한 시점의 북한이탈주민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실태이다. 추후 남한 적응과 관련하여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실태가 지속적으로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계속적으로 관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셋째, 최근 3년 이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이므로, 본 연구 결과를 북한이탈주민 전체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으로 일반화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 대상자는 무작위표추출이 아닌 편이표본추출로 이뤄져서 대표성이 제한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사회 인구학적 특징 및 정신질환에 따른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의 차이만을 살펴보았으므로, 추후연구를 통해 북한이탈주민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기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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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북한이탈주민에서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현황과 서비스 이용에 영향을 주는 사회 인구학적 특징 및 정신질환 유무와 종류의 특징을 알아보고,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를 조사하였다. 300명의 북한이탈주민 중 21.0%가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었으며, 정신질환 진단이 내려진 사람 중 28.8%가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었다. 공황장애의 진단을 받거나 고령, 고졸 미만의 교육수준, 직업이 없는 경우에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이 가장 높았으며, 의료보험 미가입자인 경우에 종교 등의 기타 정신건강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였다. 정신질환이 있지만 정신건강서비스 이용하지 않은 사람 중 74.6%가 '정신건강상의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하였다. 이렇듯 북한이탈주민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은 우리나라 일반 인구의 이용률보다 높지만 정신건강에 대한 지식수준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결과를 통해, 기초적인 정신건강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북한이탈주민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정신보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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