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ticle

(15권1호 1-12)

Conceptual Understanding of Thought-Action Fusion and Cognitive Fusion : Focus on Obsessive-Compulsive Symptoms

사고-행동 융합과 인지적 융합의 개념적 이해 : 강박증을 중심으로

Sang Won Lee, MD1,2;Kyung-Uk Lee, MD, PhD3;Mina Choi, MA4; and Seung Jae Lee, MD, PhD2;

1;Neuropsychiatry Center,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Chilgok Hospital, Daegu, 2;Department of Psychiatry, School of Medicine,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Daegu, 3;Department of Psychiatry, Uijeongbu St. Mary's Hospital,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Uijeongbu, 3;Institute of Biomedical Engineering Research,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Daegu, Korea

Abstract

Thought-action fusion (TAF) is a tendency to blindly assume causal relations between their thoughts and external reality. On the other hand, cognitive fusion (CF) is a tendency to take internal experiences, such as thoughts and feeling, literally rather than view them as random events. However, these two terms are often confusedly used and, in fact, have conceptual overlaps. Therefore, this study aimed to identify their distinctive features through a comprehensive review of the definition, origin, measurements and clinical implications especially on the understanding of obsessive-compulsive symptoms. The cognitive-behavioral concept of TAF is confined to erroneous and maladaptive beliefs about the connection between thoughts and behaviors. The CF is a broader construct that entails taking thoughts and feelings as facts and engaging or struggling with them such that the quality of life is lowered. They also have different theoretical backgrounds, developing processes and therapeutic approaches. From the perspective of the obsessive-compulsive disorder, both concepts have been studied as mid-structures for this illness. Recently, the effectiveness of psychological therapies related to these concepts such as defusion therapy has been tested. However, it is yet still in its infancy. In the future, complementary advances between the two concepts with studies on biological substrates is needed.

Keywords

Thought-action fusion;Cognitive fusion;Cognitive-behavioral therapy;Acceptance-commitment therapy;Obsessive-compulsive disorder.

FULL TEXT

Address for correspondence : Seung Jae Lee,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School of Medicine,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680 Gukchaebosang-ro, Jung-gu, Daegu 41944, Korea
Tel : +82-53-420-5752, Fax : +82-53-426-5361, E-mail : jayleemd@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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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이론에서는 모든 정신장애는 각 질환에 특징적인 인지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고 있다. 이런 가정 하에 Salkovskis1는 강박장애 환자들은 생각이 마치 행동 그 자체인 것처럼 가정한다는 인지적 왜곡을 지적하였으며, Rachman2은 이를 융합(fus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사고-행동 융합(thought-action fusion, 이하 TAF)으로 명명하기 시작했다. 이후 TAF는 과도한 책임감, 불확실성에 대한 불내성, 완벽주의 등과 함께 강박장애를 설명하는 핵심개념으로 폭넓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증상에 대한 이론적, 개념적 이해를 증진시키는데 집중되어 왔으며3 TAF의 임상적 가치나 치료적 기법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데는 상대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한편 인지적 융합(cognitive fusion, 이하 CF)은 수용-전념치료(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 이하 ACT)의 근간이 된 관계 틀 이론(relational frame theory, 이하 RFT)에서 비롯된 개념이다.4,5 인간의 언어학습은 발달 초기에는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획득되나, 만 2세 이후부터는 직접적인 경험이 없이도 '내적인 인지적 사건들 간의 관계 맺음'을 통해 학습하게 된다. 이런 방식을 통해 폭발적인 학습이 가능해지는 이면에는 마치 생각이 문자 그대로의 사실인 것처럼 행동하게 되고, 인지적 사건이 다른 행동 규칙보다 우위에서 행동 및 경험을 지배하게 되며, 생각 밖의 직접적인 경험과 접촉하지 못하게 되는 경향도 함께 발달할 수 있다. 즉, CF가 초래되고 이는 경험회피(experiential avoidance)로 이어지면서 모든 정신병리의 핵심인 심리적 유연성(psychological flexibility)의 저하를 보인다고 하였다. 이에 더해, ACT에서는 CF를 교정하기 위한 기법, 즉 탈융합(defusion) 기법을 치료가 소개되던 초기부터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TAF와 CF는 둘 다 융합(fus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고 인지적인 요소를 다루고 있어 개념적으로 혼동되기 쉽다. 또한 ACT가 강박장애에 대한 단독치료법으로 또는 적어도 인지행동치료의 보조치료법으로 실제 적용되면서, CF가 강박장애를 얼마나 설명하는지6 혹은 탈융합치료가 강박장애 치료에 얼마나 기여하는지7,8에 대한 검토가 최근에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최근 경향은 TAF와 CF와의 관련성에 대한 관심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이들 두 개념간의 개념적인 구분이 명확히 이루어져 있지 않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첫째, 두 가지 개념의 기원,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봄으로서 서로의 개념을 명료화하고자 한다. 둘째, 강박장애를 중심으로 두 가지 개념이 임상적으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끝으로 두 가지 개념의 향후 연구 방향에 대한 토론과 제안을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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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행동 융합

사고-행동 융합의 개념적 정의
TAF개념은 강박장애를 인지모형에 적용해 이해하려는 시도가 시작되던 초창기부터 등장하였는데, 이런 개념을 최초로 언급한 것은 1985년 Salkovskis1였다. 침습적 사고는 강박장애 환자의 믿음체계를 통해 평가(appraisal)를 거치는데, 이런 믿음체계에 대한 설명 가운데 그가 첫 번째로 언급한 것이 바로 '행동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동을 행하는 것과 같다(having a thought about an action is like performing the action)'였다. 그는 이러한 사고를 인지적 왜곡으로 보았으며 사고 준위(level of thoughts)상 역기능적 가정(dysfunctional assumption)에 해당된다고 하였다. 한편, Rachman2은 융합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면서 TAF를 '금기된 행동을 하는 것과 그런 행동을 마음에 품는 것은 도덕적으로 동등한 것'으로 간주하는 심리적 현상으로 정의하였다.
이후 Shafran 등9은 TAF척도를 개발하면서 두 가지 구성개념, 즉, 도덕성(morality) TAF와 가능성(probability or likelihood) TAF를 모두 포함시켰고, 현재까지 TAF의 두 가지 개념으로 이어지고 있다. 첫째, 도덕성 TAF란 부도덕한 생각을 하는 것은 부도덕한 행동을 하는 것과 도덕적으로 동일하다는 믿음을 말한다. 둘째, 가능성 TAF는 어떤 사고가 특정한 사건을 야기한다거나 적어도 그러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증가시킨다는 믿음이다. 부가적으로 가능성 TAF는 다시 자기-가능성과 타인-가능성으로 나뉘는데, 자기-가능성 TAF는 불행한 사건이 자신과, 타인-가능성 TAF는 타인과 연관된 것이다. 예컨대 '자신(혹은 친척, 친구 등 타인)이 병드는 생각을 하면 실제로 병에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다. 요약하면, 강박장애 환자들은 사고와 행위가 융합되는 인지적 평가 과정인 TAF로 인해 침투적 사고의 의미를 일반인들보다 더욱 중요하게 처리한다는 주장이다.

강박장애 인지이론에서 사고-행동 융합의 위치
강박장애의 인지적 설명에서 TAF의 위치를 살펴보면, 크게 5가지 잘못된 신념 그룹 안에서 설명가능하다.10 1) 사고의 중요성은 단순히 어떤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 그것이 중요하다고 해석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신념으로, TAF를 포함하여 왜곡된 데카르트적 사고나 마술적 사고가 여기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이 생각은 단순히 잡념이 아니고, 내 무의식적 본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난폭한 생각이 있다는 것은 내가 통제력을 잃고 난폭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와 같이 사고 및 그에 따른 결과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2) 과도한 책임감은 개인의 통제를 벗어난 사건에 대한 과장된 책임과 해로운 사건에 대한 책임의 결과이다. 3) 완벽주의는 절대적인 확실성 또는 사고 및 행동의 완벽한 통제와 같이 완전한 상태에 대한 추구를 말한다. 4) 위협의 확대해석은 부정적인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나 심각성에 대한 과대평가이다. 5) 생각에 의해 야기된 불안감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위험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11,12,13
Wells와 Papageorgiou14 또한 강박장애의 초인지적 모델(metacognitive model)에서 침습적 사고의 위협적인 의미 및 중요성에 대한 초인지적 신념으로 인해 강박장애가 발달, 유지된다고 제안하였다. 그들은 두 개의 신념 영역, 즉 생각을 통제 또는 의식을 수행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신념과 생각의 중요성, 의미 및 힘에 대한 신념을 강조한다. 초인지적 모델에 따르면 중화 및 회피 행동은 침습에 대한 자각을 증강시키며, 역기능적 신념에 대한 평가를 저해한다. 초인지적 신념은 강박증상과 정적 상관을 보이며, 강박관념을 예측한다는 경험적 근거도 있다.15

사고-행동 융합과 연관된 다른 개념들

TAF와 과도한 책임감(inflated responsibility)
초기 연구에서 TAF를 포함한 사고의 중요성 개념은 책임감의 하위구조로 여겨졌다. TAF의 정신측정적 특성(psychometric property)에 대한 검증이 처음으로 이루어진 Rachman 등16의 연구에서, 그들은 책임감평가질문지(Responsibility Appraisal Questionnaire)의 하위척도로 TAF 관련 4문항을 포함시켰다. 그 결과 주요인분석에서 TAF가 하나의 요인(Cronbach's α=0.51)으로 분류되었으며, 위해에 대한 책임감, 사회적 책임감, 긍정적 책임감 등의 다른 요인보다 TAF가 강박증상에 특히 중요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 후 Shafran 등9이 TAF 단독 척도를 만들면서 책임감과 TAF, 두 개념은 분리되었는데, 이들은 Salkovskis1의 이론을 TAF로 설명하면서 TAF가 재난적 오해석의 근본이며 일종의 상위인지라고 하였다. 이들은 타인에 대한 가능성 TAF의 신념을 가지고 있고 어떤 사건에 대해 침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은 최소한 부분적으로라도 자신이 그 사건의 발생에 잠재적인 기여를 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에 그 부정적인 잠재적 결과들을 취소하기 위해 중화행동과 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 여길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한편, 도덕성 TAF의 신념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부정적인 침투사고와 그것의 잠재적인 효과에 대해 죄책감이나 책임감을 느끼기 쉽다고 했는데, 이렇듯 자신의 생각에 대한 강한 도덕적 책임은 죄책감을 불러일으키고, 이 죄책감은 부정적인 사건을 심각하게 비난받을 징후로 오 해석하게 만든다고 보았다. 즉, TAF는 강박장애 환자들의 고양된 책임감 지각에 선행하는 일종의 인지왜곡이라 할 수 있다. Rachman17은 증가된 책임감과 TAF라는 인지왜곡 사이에 어떠한 연관이 있는 것 같다고 제안하고, 실험연구를 통해 원치 않는 사건에 대한 책임을 증가시킬 때 원치 않는 사건이 일어날 확률에 대한 추정치가 증가하였음을 근거로 들었다.18 이렇게 고양된 책임감은 죄책감을 증폭시키며, 다시 TAF의 발생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았다. Rassin 등19도 유사한 견해를 보였는데, 그들은 TAF가 정상적 강박사고를 비정상적 강박사고로 변환시키고, 강박사고만 보이다가 강박행동까지 하게 되는데 일부 역할을 한다고 제안하였다. 또한 Wells와 Papageorgion14은 책임감이 사고와 사건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하나의 상위인지인 TAF의 기능적 역할의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TAF와 마술적 사고(magical thinking)
Piaget의 마술적 사고의 발달상 역할20에 대해, 전조작기 사고 단계에서 아동은 참여를 통해 현실을 수정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점에서 마술적이라고 언급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개인이 자신의 생각을 통해 외부 현실을 수정할 수 있다고 믿는 가능성 TAF의 경우, 특정한 유형의 마술적 사고라고 할 수 있다. 가능성 TAF가 높은 사람들은 생각이 외부 사건을 일으키거나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킨다고 생각한다. 반면, 도덕성 TAF는 마술적 사고와 그다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마술적 사고 혹은 생각의 전능함 개념은 강박장애가 원래 사고장애일 수 있다는 암묵적 제안과 함께 강박장애의 정신분석적 설명에 있어 중대한 역할을 하였다. 정신분석이론에서는 강박장애에서의 마술적 사고를 정신 성 발달 단계 중 가학적 항문기21로의 방어적 회귀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이 발달단계의 또 다른 특징으로 강박적이고 가혹하며 처벌적인 초자아의 지배, 그 결과 나타나는 성적 및 공격적 추동의 융합과 애증의 병존(상반되는 감정의 공존), 우유부단함과 의심으로의 점철 등이 있다. 조심스럽게 추측컨대, 정신분석학에서는 강박장애의 마술적 사고, 병적인 우유부단함과 의심, 도덕적 추론에 과도하게 참여하려는 경향성 간의 관련성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22
강박장애 환자들은 사고뿐만 아니라 행동에서도 종종 마술적 또는 미신적인 특징을 보인다.23 가령 무의미한 숫자나 문구를 반복하거나 가족 구성원의 사망과 같은 위협적인 결과를 예방해주리라는 믿음으로 무의미한 행동을 한다. 강박행동은 과도한 혹은 현실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중화 또는 방지하는 행동으로 정의되지만,24 일부 강박행동들은 다른 것보다 중화 대상과 더 마술적인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불경스러운 생각을 취소하기 위해 무의미한 문구를 50번 되풀이하는 행동은 문이 잠겨 있지 않은지 확인하기 위해 자물쇠를 반복해서 점검하는 행동에 비해 더 마술적이고 미신적인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마술적 행동은 특정 인지편향과 관련될 수 있다.25

TAF와 사고억제(thought suppression)
Weger 등26이 고안한 흰곰효과 실험을 시작으로 사고억제의 역설적 효과에 관한 연구가 반복되어 왔다.27,28,29 실험에서 피험자에게 5분간 흰 곰을 생각하지 않도록 지시한 후 흰곰에 대한 생각의 빈도를 측정해본 결과, 실험군은 억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통제집단에 비해 흰 곰을 훨씬 자주 생각하였다. 결과는 일종의 자기통제전략으로서 사고억제 시도가 역설적인 효과를 일으킬 수 있으며, 심지어는 강박관념이나 선입관을 유발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TAF와 조현형(schizotypy)
분명 TAF와 조현형에는 유사점이 있다. 특히 관계사고, 미신, 마술적 사고와 같은 조현형 특징은 TAF의 인지왜곡을 구성하는 것으로 보인다. 흥미롭게도, 종종 강박장애 환자에게서 조현형 성격장애가 동반되며,30 심지어 비임상 표본에서도 강박증 점수와 조현형 점수 간 강한 상관관계가 있었다.31 그러나 Rachman과 Shafran32은 TAF가 '비이성적이고 마술적이며 생각만으로는 해로운 사건을 일으킬 수 없다'는 충분한 통찰(full insight)이 있다는 점에서 정신병적 현상과는 구분된다고 하였다.

사고-행동 융합 측정 도구

사고-행동 융합 척도(Thought-Action Fusion Scale, TAFS)
현재까지 TAF 평가에 있어 가장 흔히 사용되어온 도구는 Shafran 등9이 개발한 TAFS이다. TAFS는 초기 TAF 개념을 그대로 담은 자기보고식 척도로 TAF 신념의 정도를 측정하는 19개의 진술문으로 구성된다. 도덕성 TAF(12문항), 자기-가능성 TAF(3문항) 및 타인-가능성 TAF(4문항)의 3개 하위척도를 가지며, 0점(전혀 동의하지 않는다)에서 4점(매우 동의한다) 리커트 척도 상에서 측정된다.
강박증 환자, 대학생 및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9에서 TAFS는 적절한 정신측정적 특성을 나타냈다. 그러나 학생 및 성인 표본과 달리 강박장애 표본에서는 가능성 TAF의 자기와 타인 구조가 단일요인으로 합쳐졌고, 요인분석결과 도덕성 TAF 및 가능성 TAF의 2개 하위척도가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TAFS 점수는 강박적인 학생과 성인 대상군에 대한 강박증상 및 우울 증상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assin 등33은 추가적인 소견을 몇 가지 제시하였다. 첫째, TAF 총점이 임상집단(즉, 강박 신경증 및 기타 불안 장애)에서 더 높았으나, 상이한 불안장애 간에는 차이가 없었다. 둘째, 도덕성 TAF 점수는 불안장애와 통제집단(즉, 학생 및 정상 집단)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셋째, 강박증상과는 가능성 TAF 하위척도가 더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TAFS는 Lee34가 번안하여 수정 및 역번역 과정을 거친 것이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한글판으로 표준화된 바가 없다.
Table 1은 TAF와 강박증 관련 척도들과의 상관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평가척도와 대상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정상인의 경우 0.2에서 0.3정도의 상관을 보이며, 강박장애군은 이보다 높은 0.3에서 0.6정도의 상관을 보였다.

개정 사고-행동 융합 척도(Revised Thought-Action Fusion Questionnaire, TAF-R)36
TAF-R은 원판 TAFS9의 3개 하위척도에 8개를 추가하여 총 11개의 하위척도로 구성된다. 기존 도덕성 TAF, 자기-가능성 TAF는 유지되었고, 타인-가능성 TAF를 확장하여 가능한 사건의 종류를 긍정/부정 사건으로 나누고 각각에 대해 가능성(Likelihood), 비용(Cost) 및 책임(Responsibility) 항목을 평가한다.
이 설문지는 원판의 한계를 넘어 몇 가지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문을 풀기 위해 개발되었다. 첫째, 강박장애 환자들은 부정적 사건뿐 아니라 긍정적인 사건에서도 TAF 경향을 보이는가? 둘째, 부정적 사건의 대가를 더 크게 평가하는가? 셋째, 부정적인 생각으로 인해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는가? 였다. 결과를 간략히 요약하면, 강박 증상을 가진 개인들은 긍정적인 생각에 대해서도 TAF 경향을 보였으나 부정적인 생각의 결과로 일어나는 사건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싣는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긍정적인 생각을 통해 위해를 막을 가능성을 더 높이 평가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강박장애에서 TAF가 피해를 줄이는 예방책으로써 생각에 대한 과장된 믿음이 더욱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TAF-R은 설문지 개발 자체 보다는 가설 검정을 위한 연구 목적으로 개발되었다고 보이며, 실제로 또 다른 연구에서 TAF-R의 비용 하위척도가 요인으로 확인되지 않았고,37 이후 관련 연구에서도 잘 사용되지 않았으며 국내에서 표준화 되지 않았다.

강박신념질문지-44(Obsessive Beliefs Questionnaire, OBQ-44)
강박신념질문지(OBQ-44)는 강박증상의 발병에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신념 영역을 평가하기 위해 Obsessive-Compulsive Cognitions Working Group(OCCWG)에서 개발한 87문항38의 문제39를 수정하여 44문항40으로 재정리한 것이다. 요인분석 결과, 1) 책임과 위협 평가, 2) 완벽주의와 불확실성에 대한 불내성, 3) 사고의 중요성 및 통제의 3요인이 도출되었다. 세 하위척도 모두 강박장애 환자와 비 임상 통제집단을 구별하는데 타당성을 보였다. 강박장애 환자의 OBQ 점수는 불안장애 대조환자보다 다소 높았다. 이 차이는 완벽주의/불확실성 척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의미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신뢰도 및 타당도가 검증된 바 없다.
책임과 위협 문항이 동일요인에 부하된 것은, 책임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 위해 유발 혹은 예방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이어진다는 OCD에 대한 인지이론의 가정과 일치한다.1,17 완벽주의와 확실성 추구의 중첩은 강박장애 환자들이 침습사고로 유발된 의심을 없애기 위해 전형적으로 실수나 오류를 최소화하려 한다는 임상관찰과 일치하며, OBQ 초기연구에서도 완벽주의와 확실성 척도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38,39 사고의 중요성 및 통제에 대한 신념이 동일요인에 부하되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 사고의 중요성은 침습사고에 곧잘 수반되며, 일반적으로 강박장애 환자들로 하여금 생각을 억제, 재검토 및 제거하기 위해 고안된 다양한 전략을 통해 통제시도로 이어진다.
요약하면 TAF는 행동을 생각하는 것과 행동에 옮기는 것을 동등하게 받아들이는 초인지적 경향으로 가능성 TAF와 도덕성 TAF 두 가지로 개념화된다. 이런 인지적 오류는 강박장애의 인지적 설명에 있어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과도한 책임감, 마술적 사고, 사고 억제, 조현형 등의 개념과 일부 중첩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강박장애 환자에서 TAF 경향은 증가되어 있으며, 어린 시절의 경험에 의해 강화된 책임감, 엄격하고 극단적인 생활규범이나 의무, 위험에 대한 걱정이 많은 가정환경, 강화경험(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이 불행한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이는 경우) 등이 TAF와 같은 인지를 형성하는 요인이 된다.41

인지적 융합

인지적 융합의 개념적 정의
개인은 종종 세계와의 직접적인 경험보다는 생각의 문자적 내용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4 이러한 경향을 ACT에서는 CF라고 하며, 생각이 마치 문자 그대로의 사실인 것처럼 행동하고, 인지적 사건이 다른 행동 규칙의 우위에서 행동 및 경험을 지배하며, 생각 밖의 직접적인 경험과 접촉하지 못하게 된다.42 예를 들어, 사회불안이 심한 사람은 자기-초점화된 주의와 부정적인 자기 평가에 압도되는데, 이러한 인지적 사건은 특정 행동(예, 사회적 상황에 참여)을 강하게 규제하는 경향이 있다. 즉, 불안한 사람은 자기-평가를 정신적 사건으로 보지 않고 실제로 자신이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것으로 보고, 결국 그 사고를 따르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언어적 평가과정이 지나치면 건강한 심리적 유연성을 확보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하게 되며 이로 인해 다양한 정신병리가 발생한다. 요약하면, 융합은 한 개인과 그의 인지적 사건과의 관계를 의미하며, 융합(지배되는, 얽힌, 믿는, 문자 그대로 취하는)과 탈융합(정신적 사건으로 경험되고 반드시 그에 따라 행동할 필요는 없는)은 연속선상에 있다.

인지적 탈융합과 유사 개념들
CF에 대응하는 개념인 인지적 탈융합을 살펴봄으로서 CF의 개념을 보다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인지적 탈융합은 다른 심리치료의 여러 구성개념들, 즉 탈중심화(decentering), 초인지적 인식(metacognitive awareness), 마음챙김(mindfulness), 정신화(mentalization)와 유사하다.
첫째, 탈중심화 또는 초인지적 인식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분리된 시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초기에 인지수정을 위한 기초 단계로 소개된 탈중심화는 오랫동안 인지치료의 한 부분이었다. Fresco 등43은 탈중심화를 '생각과 감정에 대해 현재에 초점화된 비판단적인 자세를 취하며,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하였다. ACT의 관점에서 보면, 탈중심화는 탈융합과 수용의 과정을 합친 것으로 보인다. Fresco 등43은 또한 탈중심화의 중요한 한 측면으로 자기자비(self-compassion)도 강조하였는데, 이는 탈융합의 특성이기보다 ACT의 4가지 심리적 유연성 과정(탈융합, 수용, 맥락으로서의 자기, 현재-순간 알아차림) 중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탈융합이 인지패턴의 파괴나 중단보다는 행동 선택의 폭을 더 넓히는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탈중심화 혹은 초인지적 인식과 유사하다.
둘째, 반영 기능(reflective function) 또는 정신화는 정신역동학 혹은 발달심리학 전통에서 나온 개념으로, 발달과정중인 어린 아이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정신 상태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자기 자신의 정신 상태에 대한 인지는 인지적 융합/탈융합 개념과 중첩될 수 있지만, 정신화는 정서조절 및 애착과 관련된 보다 광의의 구성개념이다.
셋째, 마음챙김은 인지적 탈융합과 어느 정도 중첩되는 개념이다. 사실 ACT 모델에서 현재-순간 알아차리기는 종종 인지적 탈융합의 준비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ACT의 전형적 탈융합 훈련인 '나뭇잎 띄워 보내기'는 한 개인과 인지적 사건들과의 관계에 고의적으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흐르는 물에 떠다니는 나뭇잎과 같은 생각들에 대한) 심상을 사용하기 전에 현재 순간에 초점 맞추는 것(숨, 신체감각, 소리 등에 대한 마음챙김과 유사한)에서부터 시작된다. ACT 관점에서 보면 마음챙김은 앞서 언급한 4가지 심리적 유연성 과정을 통해서 나타나는 하나의 특성이며 이 또한 자기에 대한 자비의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이렇듯 탈융합이 탈중심화와 마음챙김 둘 다에서 핵심적인 요소지만, 이들 두 가지 심리적 상태를 일으키기 위해서 ACT는 탈융합에 더해 추가적인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마음챙김은 종종 ACT에서 탈융합의 명시적 기능인 가치적, 목표-지향적 행동 촉진을 위한 것이기 보다 스트레스 감소의 도구로(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MBSR에서처럼) 혹은 탈중심화를 촉진시키기 위한 도구로(Mindfulness-Based Cognitive Therapy, MBCT에서처럼) 혹은 그 자체로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요약하자면, 인지적 융합과 중첩되는 많은 구성개념들이 있으며, 이는 정신장애와 행동기능을 이해하는데 있어 우리의 정신적 경험이 어떻게 관련되는지에 대해 많은 치료적 접근법들에서 고려되어 왔음을 시사한다. 탈융합은 탈중심화나 마음챙김 같은 다른 심리적 특성에 기여하는 보다 제한적인 의미의 구성개념으로, 그 핵심은 인지적 사건들에서 한걸음 물러나려는 목적이 부정적 사고방식을 중단하고 초인지적 신념을 변화시키거나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있기보다 개인의 가치와 일치하는 행동을 하도록 촉진하는 것이다.

인지적 융합 측정 도구

인지융합 질문지(Cognitive Fusion Questionnaire, CFQ)44
CFQ는 2007년부터 개발을 시작하여 2014년에 발표된, 인지적 융합을 측정하는 7문항의 짧은 자가보고형 설문지이다. 7점 리커트 척도(1점=전혀 그렇지 않다, 7점=항상 그렇다)를 사용하여 총점을 채점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융합의 정도가 심하다.
CFQ는 융합과 탈융합의 연속선상의 인지적 융합을 반영할 수 있는 단일 차원 구조의 설문지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융합 및 탈융합과 관련된 42개 문항의 개발로 시작되었으며, 문항들은 10개의 기능적 정의에 따라 나뉜다. 그 기능적 정의는 사고에 대한 믿음 정도(believability of thoughts), 말 그대로 사고를 받아들이기(taking thoughts literally), 사고에 감정적으로 반응하기(reacting emotionally to thoughts), 사고에 지배받는 행동(behavior being governed by thoughts), 사고를 통제하려는 노력(trying to control thoughts), 상황을 과잉해석하기(overanalyzing situations), 사고내용의 평가(evaluating thought content), 개인의 경험에서 인지의 지배(dominance of cognition in a person's experience), 관점 취하기(taking perspectives), 거리를 둔 사고 자각(detached awareness of thoughts)이었다. 최종적으로 탈융합과 관련된 문항들은 제외되었고 융합과 관련된 7개 문항으로 확정되었다(https://contextualscience.org/CFQ).
정상군과 다양한 임상군을 총망라한 1,8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일련의 연구에서 CFQ는 우수한 심리측정적 속성을 보였다. CFQ의 장점은 첫째, 기존 척도들의 내용이 특정적, 제한적인 방식으로 조작되는 한계를 개선하여 인지융합에 초점 맞춘 일반적 진술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둘째, '측정'을 '이해해야 할 대상'으로 혼동하게 하는 점화효과 경향을 배제하려고 노력하였으며, 셋째, 임상, 지역사회, 실험실 등 다양한 세팅에서 충분히 사용가능함을 입증하였다는 것이다. CFQ는 Kim과 Cho45에 의해 한글판으로 표준화되어 있다.
Table 2는 CF와 강박증 관련 척도들과의 상관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정상군과강박장애군 모두에서 0.3에서 0.4정도의 상관을 보이고 있으나, 본 표에서 제시한 3편의 연구를 제외하면 정상군 및 환자군 간 비교나 비-강박 불안장애 간의 비교 등 관련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드렉셀 탈융합 척도(Drexel Defusion Scale, DDS)47
DDS는 인지적 탈융합을 측정하기 위한 10문항 자가평가척도이다. 각 문항은 6점 리커트 척도를 사용하여 평정하며, 총점이 높을수록 탈융합 정도가 높다. 국내에서는 번안되거나 타당화된 바 없다. DDS에서 몇 가지 눈에 띄는 특징이 있는데, 첫째, 척도 작성에 앞서 탈융합이라는 용어에 대한 상당한 설명을 읽은 뒤 작성하도록 되어 있으며, 둘째,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다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에 대해 답을 하도록 되어 있으며, 셋째, 문항마다 생각뿐만 아니라 신체 감각, 감정 및 욕구 등 다양한 영역과의 융합을 달리 평가한다. 이런 특징은 오히려 응답자에게 탈융합과 관련된 설문지임을 미리 알려줌으로써 설문지가 측정하고자 하는 것을 미리 알고 반응할 가능성, 응답자가 자신의 삶을 기반으로 반응하기 보다는 가정된 상황에 걸맞게 반응할 가능성 등의 단점을 내포하고 있다.

기타 인지융합 관련 척도들
아동청소년의 회피와 융합을 측정하는 청소년용 회피 및 융합 설문지(Avoidance and Fusion Questionnaire for Youth, AFQ-Y)48는 최혜정과 김은정에 의해 한글판으로 표준화된 바 있으며, 아동청소년의 회피와 융합을 측정하며 성인 집단에서도 적합한 심리측정적 속성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척도는 여러 ACT 과정(특히 융합과 회피)을 평가하기 때문에 인지 융합에 대한 별개의 척도로 볼 수 없다.
초기의 ACT 연구49에서는 기존에 있던 자동사고질문지(Automatic Thoughts Questionnaire, ATQ)50의 빈도 척도에 믿음 척도를 통합함으로써 탈융합을 측정하였다. 이 척도는 비교적 적절한 심리측정적 속성을 지녔으나, 인지적 탈융합이 믿음(believability)에 대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차원에서 다루어졌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일 뿐이다. 더구나 그 척도의 항목들은 우울증의 인지적 내용을 반영하므로 인지적 융합의 포괄적인 측정도구로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불안한 감정 및 사고에 대한 믿음 척도(Believability of Anxious Feeling and Thought, BAFT)51는 인지적 융합의 한 측면인 사고에 대한 믿음 정도(believability)를 측정하는 19개 항목으로 구성된 자가평가척도이다. 척도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척도의 내용은 불안장애에 특화되어 있어 보다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수준에서 융합을 측정하기 어렵다. 국내에서는 번안 및 표준화된 바 없다.

사고-행동 융합 대 인지적 융합

사고-행동 융합과 인지적 융합의 개념적 비교
첫째, TAF와 CF는 명확히 다른 이론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TAF가 인지행동이론에서 파생되었다면 CF 개념은 전통적인 인지행동이론52과 대조되는 RFT에서 파생되었다. RFT는 ACT의 근간을 형성하는 인식에 대한 맥락적 이론(contextual theory)이다. 인지행동이론과 마찬가지로 RFT도 인간 행동을 이해하는 데 있어 인지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기계론적 모델보다는 인지과정에 대한 맥락적 관계 틀을 제공한다. RFT는 '자기'에 대한 철학적 견해와 가치의 중요성을 CF에 통합하여 설명한다.
둘째, TAF는 강박증상을 설명하는 틀로 처음 개념화된 이후 우울장애, 범불안장애 등 다른 장애로 그 개념이 확장 적용된 반면, CF는 정신현상을 전반적으로 설명하는 개념으로 출발한 것으로 용어가 설명하는 범위(scope) 자체도 다르게 시작되었다.
셋째, TAF에 대한 인지행동적 개념이 사고와 행동 간 관계에 대한 잘못된 부적응적 신념에 국한되는 반면, CF는 사고 및 감정을 실제 사실로 받아들여 거기에 사로잡히거나 투쟁하느라 삶의 질의 저하를 수반하는 보다 광범위한 구성개념이다.53 따라서 RFT는 불쾌한 경험(예를 들어, 부정적인 정서나 침습적인 사고)을 수용하는 것, 개인의 가치와 일치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인지행동적 접근에서는 부적응적 인지 및 행동을 수정하는 것이 치료에 있어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즉, TAF는 '편향된 초인지적 신념 내용'(예 : 나쁜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면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CF는 '관점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넷째, ACT 연구에서 CF는 종종 TAF처럼 '생각에 대한 믿음(believability of thoughts)'을 대체하는 구성개념으로 사용되어 왔는데, 이로 인해 단순히 개인의 사고 내용에 초점 맞추게 되고, CF의 협소한 측면만 드러나게 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보다 광의의 조작적 정의로 본 융합은 개인의 경험에서 인지사건의 우위, 다른 관점에서 인지적 사건을 바라보지 못하는 것, 감정적으로 생각에 반응하는 것, 인지적 사건에 의해 고도로 조절되는 행동, 생각을 통제하려는 시도, 상황의 과잉분석, 사고의 내용 및 문자적인 성격, 신뢰성에 대한 평가와 판단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Table 3에 두 가지 개념의 차이점을 요약 제시하였다.

사고-행동 융합, 인지적 융합 그리고 강박증
TAF에 비해 CF와 강박증상 간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CF의 심리측정 도구인 CFQ도 최근에야 개발되었다.45 기존에 알려진 강박장애의 중간구성요인(사고통제의 중요성, 책임감/위협, 완벽주의/확실성)에 더해 ACT의 구성개념인 경험회피와 CF를 함께 넣어서 강박장애 증상차원에 대한 설명력을 확인한 결과, CF는 용납할 수 없는 사고(unacceptable thoughts) 차원과 위해에 대한 책임감 차원을 의미 있게 설명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이 두 가지 차원은 원치 않는 내적 경험에 초점이 맞춰진 증상들로 전통적인 인지행동치료에 더해 ACT의 탈융합기법이 함께 적용할 때 보다 효과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였다.
TAF와 CF를 함께 변인으로 넣어 강박증상 차원에 대한 예측도를 확인한 연구는 지금까지 한 편이 있다.8 특히 CF는 강박증상 차원 중 용납할 수 없는 사고 차원을 설명하였으나, 다른 증상차원을 설명하지는 못했다. 비록 CF가 용납할 수 없는 사고 차원의 4% 정도의 변량 밖에 설명할 수 없지만, 용납할 수 없는 사고 차원이 내적 경험에 초점 맞춰져 있음을 고려하면 CF는 주요 인지행동적 구성개념으로 설명되지 않는, 본 증상 차원에 적합해 보인다. 따라서 저자들은 CF가 적어도 일부 강박 증상 차원을 TAF나 불확실성에 대한 불내성 보다 더 포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내적 사건에 대한 평가와 반응 모두를 포함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는 4가지 강박 증상 차원을 설명할 때 (RFT에서 파생된) CF와 (인지행동모델에서 파생된) TAF 및 불확실성에 대한 불내성의 독립적이고 상대적인 기여도에 대한 적절한 평가를 제공하지 못했다.

강박장애 치료에서의 사고-행동 융합과 인지적 융합

강박장애 인지행동치료에서 TAF의 적용
전통적인 인지행동치료접근에서는 강박사고의 수정과 제거, 특히 침투적 사고에 대한 역기능적 평가 및 신념을 치료적 개입의 핵심적 대상으로 간주하며, 이러한 역기능적 신념의 변화를 통한 강박증상의 완화를 치료목표로 삼는다고 할 수 있다.54 치료의 주요 구성요소로 인지의 본질과 의미의 평가, 강박적 사고 및 행동 기록, 교육정보 제공, 파국적 오해석과 회피행동의 제거를 촉진하기 위한 시도, 비정상적 강박행동의 수정 등이 있다.
이런 틀에서 Rachman17은 강박장애 치료에서 사고의 침습에 대한 오해를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한 치료 목표임을 강조하며, "강박사고의 가장 직접적이고 만족스러운 치료는 환자가 추정된 인과관계의 파국적 오해를 수정하도록 돕는 것으로, 이러한 잘못된 해석이 수정되면 강박관념을 멈추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Shafran 등9에 따르면, TAF는 침습적 사고의 중요성과 결과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이러한 개념화를 통해 TAF의 수정 및 제거가 침습적 사고에 대한 병리적, 회피적 대처전략의 변화를 촉진하고, 궁극적으로는 증상 완화 및 강박장애의 치료에 기여하는 중요한 인지적 변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TAF와 사고억제의 중요성을 검토하기 위한 Rassin33의 연구에서, TAF와 사고억제 모두 강박장애와 중등도의 상관을 보였으며, TAF 및 사고억제 평균 점수는 치료 전에 비해 치료 후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이러한 치료전후 변화는 모즐리 강박증 척도 및 간이정신진단검사(SCL-90) 점수의 변화와도 유의미한 상관이 있었다(r=0.46~0.55, p<0.01), 즉 TAF 및 사고억제 경향성에 대한 치료를 통해 강박증 및 전반적 정신건강문제가 감소될 수 있음이 시사되었다.

강박장애 인지행동치료에서 CF의 적용
OCD 치료에 있어 최근 발전의 하나는 ACT의 적용이다. ACT는 기능적 맥락주의와 RFT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4 예를 들어 기능적 맥락주의의 관점에서 손을 씻는 것은 강박사고의 존재, 환자 개인사 및 세척행동의 기능과 관련하여 고려될 때만 강박장애의 강박행동으로 개념화된다. RFT는 하나의 자극에 다른 자극으로 응답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런 언어 기반의 관계적 반응구조는 OCD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규칙에 따른 행동'(예, 규칙 또는 우발적 상황을 명시해두는 것)의 기능적 설명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회피나 의례적 강박행동과 같은 불필요한 우발상황을 야기하는 강박사고에 의해 예시된다.
일반적으로 ACT에서는 심리적 고통의 원인으로 경험회피와 함께 융합(fusion)을 꼽는다.55 언어가 과거의 고통을 현재로, 알 수 없는 미래의 고통을 미리 가져오기도 하므로, ACT 치료에서는 불안감을 경험할 때 그것이 실제 지금 여기서 일어나는 것인지, CF의 결과인지 분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면 현실적인 불안(예, 산에서 곰을 만났다)과 판단적인 불안(예, 여행 가는 도시에 강도가 많다는 뉴스를 보았다)을 구분하기 위한 연습이나 '생각에 이름표 붙이기'와 같은 ACT 기법을 통해 융합된 생각의 내용에 머무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봄으로써 CF에서 벗어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OCD의 맥락에서 ACT의 목표는 환자가 원치 않는 생각, 불안 및 압박감을 경험하면서도 환자 자신에게 중요하고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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