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Article

(16권1호 1-8)

Association between Exposure to Suicide Events and Suicidal Ideation : Comparison Among Groups with Exposure to Suicidal Death, Non-Suicidal Death, and No Death

자살사건에의 노출과 자살생각의 관련성 : 자살노출, 자살 외 사망노출, 사망 비노출 집단 간 비교

Ji Eun Kim, PhD1; and In Han Song, PhD2,3;

1;Center for Social Welfare Research, Yonsei University, Seoul, 2;Graduate School of Social Welfare, Yonsei University, Seoul, Korea, 3;Department of Health Policy & Management,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Harvard University, Boston, MA, USA

Abstract

Objective : This study aims to examine the association between exposure to suicide events and suicide ideation by analyzing the levels of suicide ideation among the groups with exposure to suicide death, non-suicide death, and no death in their social relationships.

Methods : Data were derived from Wave I of the Longitudinal Study of Suicide Survivors' Mental Health. 1,998 adults nationwide selected using a stratified sampling method based on the Korean Census Data, were categorized into 3 groups with exposure to suicidal death, non-suicidal death, and no death. The levels of depression (Brief CES-D), subjective health status, and suicidal ideation (SSI) were measured. To examine the association between exposure to suicide and the level of suicide ideation,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was used after controlling the socio-demographic and clinical factors including subjective health status and depression.

Results : 32% reported their exposure to suicide. Compared to the other groups, the suicide-exposed group's level of depression and suicide ideation were significantly higher but the subjective health status was lower. Multiple regression model revealed that suicide exposure had a statistically significant association with suicidal ideation at p=0.000 even after controlling the clinical characteristics.

Conclusion : The findings suggest that exposure to suicide is a risk factor for suicidal ideation. In the clinical field, it is necessary to consider patients' experience in exposure to suicide while treating and intervening in suicide-related cases. At the policy level, a mental health system for suicide prevention should consider this risk factor for those exposed to suicide in their family and social relationships.

Keywords

Exposure to suicide;Suicidal ideation;Suicide survivor;Suicide prevention.

FULL TEXT

Address for correspondence : In Han Song, Ph.D., Graduate School of Social Welfare, Yonsei University, 50 Yonsei-ro, Seodaemun-gu, Seoul 03722, Korea
Tel : +82-2-2123-6217, Fax : +82-2-2123-6217, E-mail : iso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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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사건에의 노출경험(Exposure to Suicide Events, 자살노출)은 사회적 관계 내의 사람이 자살로 사망한 예기치 않은 외상적 사건(traumatic event)이다.1,2,3,4 자살노출은 가족, 학교, 직장, 지역사회 등 모든 사회적 네트워크에서 발생할 수 있다.1 일반적으로 자살자 한 사람이 영향을 미치는 범위는 연구에 따라 최소 6명부터5 135명 수준으로 보고되었다.1,6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한국의 자살률은 2018년 기준 인구 10만명 당 26.6명이며,7 하루 자살사망자 수를 평균 37.5명으로 가정하고 기존 연구의 범위를 적용하면, 하루 동안 자살에 노출되는 사람은 최소 225명부터 많게는 5천명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1,5,6 국내 성인 대상 연구에 따르면, 17.2%가 '가까운 사람'의 자살에,8 29.3%가 사회적 네트워크 내에서 자살에 노출되었음이,9 국외 연구에서는 성인 중 48%9~51%가10 자살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까운 사람의 자살을 경험하는 것은 질병 등의 다른 원인 사망에 노출되는 것 보다 지속적이며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11 자살사별이 다른 종류 죽음에의 사별과 다른 성격을 가진다는 Jordan12의 연구를 비롯해, 미국의 한 연구는 자살로 부모가 사망한 청소년이 사고(accident) 또는 갑작스런 자연사(sudden natural death)로 부모가 사망한 청소년에 비해 사망 후 21개월이 경과한 시점에 우울증 발생률이 더 높음을 보고했고,13 Bolton 등14이 자녀가 자살 또는 모터사이클 사고로 사망한 부모들을 2년간 추적한 캐나다 연구는 자녀의 자살사망 후 불안장애가 1.4배, 우울증이 2배 증가하였고 가족 구조에 부정적인 손상이 발견됨을 보고하였다. 또한, 이들은 자녀가 사고로 사망한 경우와 비교하였을 때 우울이 1.3배, 신체적 건강문제가 1.3배 많았고, 정신질환 관련 입원율 또한 유의하게 높았다.14 자살의 가족력(family history of Suicide)에 대한 스웨덴의 연구는 20년 동안 자살로 사망한 사람과 다른 원인으로 인한 사망한 사람들을 분석한 결과, 가족 내 자살로 사망한 사람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하여 자살률이 2배 높은 것을 발견하였으며, 자살의 가족력은 정신장애와 독립적으로 자살사망을 예측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15
또한, 자살에 노출된 사람은 분노, 비애, 반복적 의문, 죄책감, 편견 등 복잡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으며,16,17 불안, 우울, PTSD 등 정신장애 발생 가능성이 증가한다.18,19 특히, 자살노출은 자살의 위험을 높이고,3,20 사망률(mortality)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21
자살노출의 파급력은 가족 관계를 넘어 친구·동료·지인 등 사회적 관계에도 적용된다. 홍콩의 청소년 대상 연구는 친구의 자살행동 노출이 자살시도의 위험을 유의하게 높인다고 보고하였으며,22 미국의 성인 대상 연구는 모든 사회적 관계를 포함하여 자살에 노출된 집단의 자살생각이 자살에 노출되지 않은 집단 보다 2배 가량 높았다고 보고하였다.9 국내 자살생존에 대한 저자들의 파일럿 연구에서 자살노출이 가족 관계 뿐 아니라 친구·동료·지인 관계에서도 자살생각을 2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23
이처럼 자살노출은 다른 원인의 사망노출 보다 우울과 자살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국내에서는 자살노출집단의 우울 및 자살생각을 자살 외 사망노출집단을 비교집단으로 설정하여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저자들이 파악한 범위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대부분의 기존 연구들은 우울 및 자살생각의 수준을 측정함에 있어 타당성이 입증된 척도를 사용하지 않고 단문항으로 조사하거나 인구사회학적 요인 외 건강 관련 임상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으며,8,23 가족이나 학교, 지역사회 등 제한된 연구참여자를 대상으로 하였다.16 본 연구는 전국 단위의 일반인구대상에서 검증된 척도를 사용하여 우울 및 자살생각 수준을 측정하였으며, 기존에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 인구사회학적 요인 뿐 아니라 우울과24 신체적 건강상태를 포함하여 자살노출과 자살위험성의 관련성을 다차원적으로 검증하였다는 점에서 연구의 차별성이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자살에 노출된 경험과 자살생각 사이의 관련성을 검증하고자, 참여자를 자살에 노출된 집단, 자살 외 사망에 노출된 집단 및 사망을 경험하지 않은 집단으로 구분하여 자살생각 수준 및 우울수준과 주관적 신체건강 상태의 임상적 특성을 비교분석하고, 다중회귀분석을 사용하여 인구사회학적 변인과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임상적 특성을 통제한 후 자살노출과 자살생각의 관련성을 조사하고자 한다.

대상 및 방법

연구 대상 및 자료 수집 절차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된 '사회적 관계 내에서 자살을 경험한 자살생존자의 정신건강 추적연구'의 1차 조사자료를 분석하였다. 저자들의 자살생존에 대한 파일럿 연구에 기반을 두고,23 자살생존에 대한 세부 정보와 우울을 포함한 정신건강 영역을 포괄하고 주관적 건강상태 등의 영향요인까지 포함해 전국규모의 종단연구로 확대한 본 연구의 참여자는 전국 19세 이상 성인 2,000명으로, 전문조사기관을 통하여 대한민국 인구조사에 근거한 성별·연령·지역을 고려한 층화할당표집법으로 모집되었다. 조사는 온라인 설문조사로 수행되었으며, 자료는 연구참여자가 연구의 목적과 연구 참여 중 일어날 수 있는 정신적 손상을 충분히 이해하고 온라인 상 동의서를 작성한 후 수집되었다. 분석은 연구의 불완전한 응답 사례 2건을 제외하고 1,998건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모든 연구 과정은 연세대학교 기관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 하에 진행되었다(IRB No.1040917201512SB24302).

연구 도구 및 측정

자살노출 여부에 따른 집단 분류(Figure 1)
본 연구에서 자살노출은 타인의 자살사망에 비자발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의미하며, '주변에 자살로 사망한 사람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으로 사용하였다.2 응답에 따라, '있다'로 응답한 경우 자살노출집단으로 분류하였으며, '없다'로 응답한 연구참여자에게는 '주변에 자살 이외 다른 원인으로 사망한 사람이 있습니까?'라는 추가 질문을 제시하였다. '있다'고 응답한 경우는 자살 외 사망노출집단으로, '없다'로 응답한 경우는 사망 비노출집단으로 분류하였다. 주변의 자살사망 및 비자살사망에 중복 노출된 경우 자살노출집단에 포함되었다.

자살생각 척도
자살생각은 Beck의 자살생각척도(Scale for Suicide Ideation, SSI)를25 신민섭 등이 한국어로 번안한 자기보고형 질문지로 측정하였다.26 SSI는 임상가의 평가와 상관성이 높아, 자살행동의 예측 지표로서 자살생각의 심각도를 조사하는 척도이다.25,26 SSI는 총 19문항으로 각 문항이 3점 척도(0~2점)로 측정된다. 척도의 총점은 최저 0점부터 최고 38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자살에 대한 생각을 심각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연구에서 척도의 신뢰도를 나타내는 Cronbach's α 값은 0.87이었고,26 본 연구에서는 0.89이었다.

우울 척도
우울 수준은 우울 기분의 지속성을 고려한 역학연구 우울척도(Center for Epidemiologic Studies-Depression Scale, CES-D)의 축약형 질문지로 측정하였다.27,28 Brief CES-D는 연구참여의 편의성을 높여 국내전국단위의 패널조사와 임상 현장의 우울증 스크리닝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28,29 Brief CES-D는 원척도 20문항을 축약한 총 11문항으로 각 문항은 4점 척도(0점~3점)로 측정된다. 척도의 총점은 최저 0점부터 최고 33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기존 연구에서 척도의 Cronbach's α 값은 0.86~0.89이었다.29

주관적 신체건강상태
주관적 신체건강상태는 연구참여자가 인식하는 자신의 신체건강 정도를 의미한다.30 단일문항 '평소 귀하의 신체적인 건강상태는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에 대해 '건강이 아주 좋지 않다'(1점)부터 '매우 건강하다'(5점)까지 5점 척도로 측정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주관적 신체건강상태가 양호한 것을 뜻한다.

인구사회학적 특성
인구사회학적 특성은 자살노출 관련 연구에서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 성별, 연령, 교육수준, 직업상태, 월가계소득, 결혼상태, 거주지역, 사망노출 후 경과기간을 조사하였다. 연령은 조사 시점의 연령(year)을 사용하였다. 성별은 남성과 여성, 교육수준은 대학교 졸업 이상과 고등학교 졸업 이하, 직업상태는 무직과 무직 외, 월가계소득은 300만원 미만과 300만원 이상, 결혼상태는 미혼·이혼·사별과 기혼, 거주지역은 서울·경기 지역의 수도권과 특별·광역시를 포함한 대도시와 그 외 지역으로, 각 변수는 두 개의 범주로 구분하였다.31,32

자료 분석
전체 연구참여자 및 각 집단 별(자살노출집단과 자살 외 사망노출집단, 사망 비노출집단) 인구사회학적 요인(연령, 성별, 교육수준, 직업유무, 월가구소득, 결혼상태, 거주지역)과 임상적 특성(주관적 신체건강 상태, 우울 수준, 자살생각 수준)을 파악하고자 기술통계와 빈도분석을 시행하였다. 세 집단 간의 인구사회학적 요인과 임상적 특성 차이를 분석하고자 범주형 변수에 대해서는 카이 제곱 검정(Chi-squared test)을, 연속형 변수에 대해서는 일원배치분산분석(one-way ANOVA)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세 집단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낸 변수에 대해서는 사후 분석(post-hoc)을 통해 어느 집단 간(자살노출집단 vs. 자살 외 사망노출집단, 자살노출집단 vs. 사망 비노출집단, 자살 외 사망노출집단 vs 사망 비노출집단)에 통계적 차이를 보이는 지 유의도를 확인하였다. 사후 분석은 연속형 변수의 경우, Scheffe 방법을 사용하여 개별 집단간 유의성을 확인하였다. 범주형 변수는 Bonferroni Correction 방법을 적용하여 집단간 유의도(p<0.05)를 집단간 비교 횟수(3)로 나눈 값(p<0.0167)을 기준으로 개별 집단간 유의도를 보정하여 사후 분석하였다. 연속형 변수 간의 상관관계분석(correlation analysis)을 시행한 후, 최종적으로 자살노출이 자살생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하여 다중회귀분석(multiple regression analysis)을 실시하였다. 다중회귀분석은 연령, 성별, 교육수준, 직업유무, 월가구소득, 결혼상태, 거주지역, 주관적 신체건강 상태, 우울 수준을 통제한 상태에서, 자살노출 여부와 자살 외 사망노출 여부를 각각 독립변수로 투입하여 자살생각과의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통계분석에는 SPSS 25.0 version을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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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사회학적 특성
전체 연구참여자 중 자살노출집단은 32.0%, 자살 외 사망노출집단은 29.3%, 사망 비노출집단은 38.7%로 조사되었다(Table 1). 자살노출집단의 평균 연령은 38.12세로 사망 비노출집단(33.67세)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F=35.077, p<0.001). 성별 비율은 자살노출집단과 자살 외 사망노출집단에서 남성의 비율이 각각 43.7%, 45.5%이었으나, 사망 비노출집단은 남성 비율이 55.2%로 다른 두 집단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χ2=21.895, p<0.001). 교육수준은 자살노출집단이 대학교 이상 비율 79.8%로 사망 비노출집단(71.6%) 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나, 자살 외 사망노출집단(74.5%)과는 통계적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χ2=12.820, p=0.002). 직업상태로 무직 비율은 자살노출집단이 9.4%로 다른 두 집단과 비교하여 다소 낮게 나타났으나, 통계적 차이는 없었다. 월가계소득은 자살노출집단에서 300만원 미만의 비율이 26.9%로, 자살 외 사망노출집단(30.4%), 사망 비노출집단(37.2%)과 비교하여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χ2=12.992, p=0.002). 결혼상태는 자살노출집단의 경우 미혼·이혼·사별 비율이 48.4%로, 자살 외 사망노출집단(48.2%)과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사망 비노출집단(60.9%)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χ2= 30.083, p<0.001). 거주지역은 세 집단 간의 통계적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임상적 특성
임상적 특성은 주관적 신체건강 상태, 우울 수준, 자살생각 수준을 조사하였다(Table 2). 주관적 건강상태는 자살사망노출집단이 평균 3.43점으로 자살 외 사망노출집단(3.60점)과 사망 비노출집단(3.66점)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유의하게 낮은 신체적 건강상태를 보고하였다(F=12.054, p<0.001). 우울 수준은 자살노출집단이 Brief CES-D 평균 9.29점으로 자살 외 사망노출집단(7.62점)과 사망 비노출집단(7.38점) 보다 유의하게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F=17.709, p<0.001). 자살생각은 자살노출집단 SSI 평균 8.75점, 자살 외 사망노출집단 6.36점, 사망 비노출집단 5.75점으로 자살노출집단의 자살생각 수준이 다른 두 집단과 비교하여 유의하게 높았다(F=37.623, p<0.001).

자살노출과 자살생각의 관련성 : 다중회귀분석 결과
자살노출과 자살생각 간의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해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종속변수인 자살생각과 연속변수들 간의 상관계수는 r<0.54 이었으며, 분산팽창계수(VIF)는 10 이하, 상태지수는 15 이하로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Durbin-Watson 검정값은 1.960로 잔차의 자기상관 또한 없었다.
다중회귀분석 모형의 설명력은 33.4%였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F=90.697, p<0.001). 분석 결과, 인구사회학적 요인과 임상적 특성을 통제하여 자살노출과 자살생각의 관련성을 확인한 결과, p<0.001 수준에서 유의하였다(β=0.127). 즉, 자살에 노출된 경우, 유의하게 높은 자살생각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자살 외 사망노출은 자살생각과 유의한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다.
자살생각과 유의한 관련성을 보인 인구사회학적 변인은 연령(β=0.061, p=0.009), 교육수준(β=-0.044, p=0.019), 결혼상태(β=0.051, p=0.032)였다. 임상적 특성은 자살생각에 모두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다. 주관적 신체건강이 양호할수록 자살생각은 유의하게 낮았으며(β=-0.168, p<0.001), 우울 수준이 높을 수록 자살생각은 유의하게 높았다(β=0.431, p<0.001)(Table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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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일반인구집단 내에서 자살노출자의 정신건강을 추적하기 위하여 전국 규모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로서, 자살에 노출된 사람들의 우울 및 자살생각 등 임상적 특성을 이해하기 위하여, 자살 외 사망에 노출된 사람들과 사망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집단으로 설정하여 통계적인 차이를 조사하고자 하였다. 또한, 자살노출과 자살생각의 관련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자살생각과 관련된 인구사회학적 변인들과 주관적 신체건강 상태, 우울 수준을 동시에 통제하여 통계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전체 연구참여자 1,998명 중 32%가 자살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중앙심리부검센터의 '심리부검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2015)'에서 보고한 '가까운 사람'의 자살사망에 노출된 비율 31.8%와 거의 일치하는 결과이다.33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과 관계지향적 문화를 고려할 때 임상 및 정책에서 자살노출 경험이 가족 외 다양한 사회적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자살노출집단은 다른 두 집단과 비교하여 정신건강 차원에서 우울 및 자살생각 수준이 유의하게 높았다. Brief CES-D로 측정한 우울 평균점수는 자살노출집단이 자살 외 사망노출집단과 사망 비노출집단 보다 p<0.001 수준에서 높게 나타났다. 자살생각 또한 자살노출집단이 다른 두 집단과 비교하여 SSI의 평균점수가 높았으며, p<0.001 수준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자살 외 사망노출집단과 사망 비노출집단 간의 우울 및 자살생각 수준의 통계적 차이는 없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기존의 자살에 노출된 사람들이 사고 또는 다른 원인의 사망에 노출된 사람들 보다 일정한 경과기간이 지난 후 우울 수준이 더 높았다는 연구들과 결과가 일치한다.13,14 유사한 예로, 네덜란드에서 배우자나 친척이 자살로 사망한 경우, 자연사로 사망한 경우 보다 3개월 후 정신건강 수준이 더 취약하였다는 보고가 있다.34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자살노출 범위를 자녀나 부모, 친척 등 가족 이내로 한정한 반면, 본 연구는 자살노출의 범위를 개인이 친밀하게 느낄 수 있는 모든 사회적 네트워크로 확장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기존 연구들은 사망에 노출되지 않은 집단 없이 자살 외 다른 원인의 사망에 노출된 집단만을 비교집단으로 설정하였다는 점에서 본 연구와 차이를 보인다. 본 연구는 사망에 노출되지 않은 집단의 우울 및 자살생각 수준 즉,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기초선(baseline)을 파악하여 각 집단 간 임상적 특성 차이를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점이 있다.
셋째, 자살노출은 우울과 신체건강의 임상적 특성을 통제한 후에도 자살생각과 유의하게 높은 관련성을 보였다. 본 연구의 최종 연구모형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인구사회학적 변인들과 주관적 신체건강 상태, 우울 수준이 통제된 모형에서도, 자살노출은 p<0.001 수준에서 자살생각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우울의 영향으로 자살생각이 높아지는 것 이상으로 자살노출 자체가 우울 수준을 고려하고도 자살생각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자살 외 사망노출은 자살생각과 통계적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자살에 노출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하여 자살생각 수준이 높은 자살 고위험군임을 보여주는 결과이다.23 이 결과를 통해 자살노출 여부가 자살위험을 예측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15 미국의 한 연구는 본 연구의 모형과 유사하게 인구사회학적 요인과 임상적 특성(우울, 불안, 물질남용)를 통제한 상태에서, 부모의 자살행동에 노출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자녀의 자살생각과 자살시도 위험이 각각 2배 가량 높아진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35 본 연구에서 사용한 신체건강 상태와 우울과 같은 임상적 특성은 자살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어, 자살 연구에서 인구사회학적 요인과 함께 신체적·정신적 특성을 중요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자살노출이 갖는 자살의 위험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자살예방과 정신건강 향상을 위한 정책적·임상적 개입의 근거를 제기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이를 근거로 자살예방 임상현장에서 자살 고위험군 스크리닝 시, "주변에 자살로 사망한 사람이 있습니까?"와 같은 질문을 통해 가족 뿐 아니라 친구나 동료, 선후배, 지인 등 '주변에'자살로 사망한 사람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자살유가족을 중심으로 시행되는 자살사별 상담, 심리부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비용 지원, 자살 사후 프로그램 등을 가족은 물론 자살사망자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관계로 확대하는 것을 제안한다.
한편,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제한점을 갖는다. 첫째, 본 연구는 전문조사연구기관에 의해 우리나라 성인을 대표할 수 있는 전국의 연구참여자를 표집하여 데이터를 수집하였으나, 온라인 조사의 특성 상 인터넷 매체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 고령자나 심각한 질환·장애로 인터넷 사용접근이 제한된 대상을 충분히 포함하지 못한 제한점이 있다. 추후 연구에서는 온라인 조사가 자살과 같이 민감한 주제를 조사하는데 갖는 강점을 유지하면서, 연구참여자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화 또는 대면조사 방법 등 대안적 조사방법을 병행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자살노출에 대한 임상적 특성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 의한 진단이 아닌 후향적 자기보고에 의해 이뤄져 불충분할 수 있다. 향후 임상정보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임상현장에서 접하는 자살노출 사례로부터 정신의학적 평가 기록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셋째, 본 연구는 횡단연구의 기본적인 제한점을 갖는다. 자살노출의 특성 상, 조사시점 이전에 자살노출이 있었음을 전제할 수 있으나, 인과관계를 확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모형과 반대방향으로 자살생각 수준이 높아 이전의 자살사망 사건에 대한 기억이 편향되어 떠오르는 회상편향(recall bias)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우며, 반대로 자살생각 수준이 낮아 자살과 관련한 사건정보를 간과하고 응답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제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추후 연구는 자살사건 발생이 확인된 시점부터 자료를 확보해 가는 전향적 연구 설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자살노출 후 시간 경과에 따른 자살생각의 변화가 보고됨에 따라,34 종단연구를 통해 자살노출과 자살생각 간의 인과관계를 확인함과 동시에 자살노출집단, 자살 외 사망노출집단, 사망 비노출집단의 자살생각이나 행동의 변화 패턴이나 특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종속변수인 CES-D와 SSI 측정치가 집단간 통계적으로 유의함에도 불구하고 임상적 유의성이 있다고 보장할 수는 없으므로 엄격한 해석이 필요하며, 추후 임상적 검증을 통해 실제적 유의성이 확인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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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사회적 관계 내에서 자살에 노출된 집단은 일반사망에의 노출이나 사망에 노출되지 않은 집단에 비해 자살생각이 유의하게 높음을 제시한다. 이는 인구사회학적 요인과 신체건강상태, 우울 수준의 임상요인을 통제하고도 동일하게 확인된 결과로, 자살노출 여부 자체가 자살위험을 예측하는 중요한 요인임을 발견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자살노출은 비자발적이고 갑작스럽게 발생하여, 자살 외 사망노출과 비교하여 외상적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경험함으로써 자살행동을 재현할 위험성이 높다. 본 연구는 한국의 높은 자살률은 자살에 노출된 사람을 급격하게 증가시키며, 동시에 자살에 노출된 사람들이 자살 고위험군으로서 다시 자살률을 높이는 악순환의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결과는 사회적 네트워크 내 자살에 노출된 사람에 대한 스크리닝 및 임상적 개입, 정신건강 정책 개발 및 시행의 근거를 제공한다.36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자살에 노출된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증진하고 자살률 감소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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