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Article

(16권2호 49-56)

Anger-Related Characteristics and Childhood Adversity in Somatic Symptom Disorder

신체증상장애와 관련된 분노정서특질과 아동기 역경 경험

Sung-Hyuk Kang, MD1;Chun Il Park, MD2;Hae Won Kim, MD, PhD3;Se Joo Kim, MD, PhD1; and Jee In Kang, MD, PhD1;

1;Department of Psychiatry and Institute of Behavioral Science in Medicine,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Seoul, 2;Department of Psychiatry, CHA Bundang Medical Center, CHA University, Seongnam, 3;Department of Medical Education,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Seoul, Korea

Abstract

Objective : The present study aims to investigate differences in anger-related features in patients with somatic symptom disorder (SSD) compared to healthy controls, and to examine whether anger trait and anger regulation strategy are associated with clinical characteristics in patients with SSD. In addition, we examined the relationship between childhood adversity and SSD.

Methods : 26 patients with SSD and 28 healthy controls were included. Anger-related features were assessed with State-Trait Anger Expression Inventory (STAXI). Clinical somatic symptoms were assessed using the somatization subscale of the Symptom Checklist-90-Revised and the Somatosensory Amplification Scale. Childhood adversity was assessed by the Childhood Traumatic Events Scale. Multivariate analysis of covariance was performed.

Results : Disease status of SSD had a significant overall effect on anger-related features (Wilks λ=0.725, F(5, 44)=3.332, p=0.012). Patients with SSD showed a significantly high Trait-Anger (p=0.017) and they had a high score in both Anger-Out (p=0.013) and Anger-In (p=0.001) of anger expression styles. In particular, a directed inward style of anger expression was significantly associated with somatization symptom severity (p=0.003). Regarding childhood adversity, more childhood extreme illness was experienced by the SSD group than the control group (p=0.012). Within the SSD group, childhood extreme illness was associated with higher Trait-Anger (p=0.027) and Anger-Out (p=0.001).

Conclusion : The present findings suggest that trait anger, anger expression styles, and childhood adversity of extreme illness may be involved in SSD. Further studies are needed to explore the role of anger-related features and its relationship with childhood adversity in the pathophysiology of SSD.

Keywords

Emotion;Anger expression;Childhood adversity;Somatization;Somatic symptom disorder.

FULL TEXT

Address for correspondence : Jee In Kang,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50-1 Yonsei-ro, Seodaemun-gu, Seoul 03722, Korea
Tel : +82-2-2228-1620, Fax : +82-2-313-0891, E-mail : jeeinkang@yuhs.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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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증상장애는 하나 이상의 고통스러운 신체증상에 대해 과도한 생각, 감정 또는 행동을 보이는 비교적 흔한 정신질환이다.1 신체증상장애를 가진 환자는 원인이 되는 신체질병이 없는데도 몸이 아파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동반된 신체질병이 발견되더라도 신체증상의 심각성에 대한 생각이나 염려 혹은 이러한 신체증상에 사로잡혀 지내는 정도가 지나친 것이 특징이다.2 신체증상장애는 진단이 쉽지 않으며 여러 전문과를 다니며 반복적인 검진과 과도한 병원 이용을 하는 반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받기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3 신체증상장애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시작해서 잦은 재발과 만성적 경과를 보이고, 신체증상으로 인한 심한 불편함과 지나친 몰두, 비효과적인 치료에 대한 추구 등으로 인하여 사회적, 직업적 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한다.4,5
신체증상장애에 대한 연구가 다른 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부족하여 그 병태생리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정신분석적으로는 억압된 감정이 신체적 통로로 표현되어 신체증상을 형성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6 정신분석가 Steckel7이 정신적 고통을 신체적 생리적 언어로 소통한다는 의미로 마음에 대한 신체언어(organsprache ; organ speech)라고 표현하였고 "신체화"로 번역되어 그 용어가 처음 사용되었다. 신체증상장애 환자들은 "신체화" 방어기제를 사용하여 감정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무의식적 갈등을 억압함으로써 정서적 문제와 갈등에 대한 직면을 피하고 신체증상으로 대체하게 된다.8 감정을 조절하고 처리하는 특성이 이러한 "신체화" 기제의 사용과 신체증상장애의 병태생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되었다.6,9 또한 신체화 경향성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의식적으로 느끼고 적절히 표현해서 해소하는 역량이 낮다고 보고되었다.9 비록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 연구가 부족하지만, 임상적으로 신체증상장애를 치료할 때 부정적인 정서를 잘 다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진료지침서에도 제시하고 있다.10
특히, 분노정서의 경험과 분노를 다루는 방식이 신체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11 분노는 기본정서로서 대인관계에서의 분노의 경험과 분노의 표현방식은 인간의 성격 발달과 정신병리 발생에 핵심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2,13 몇몇의 연구에서 신체증상장애 환자의 분노표현방식을 조사했을 때 분노를 안으로 삭이는 특성이 신체화와 우울증상에 관련되어 있음이 보고되었다.14,15 만성 신체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도 자기희생적 방어와 자기비난과 같은 내향적(introverted) 성향을 가진 사람일수록 자기보고식 검사에서 신체증상의 정도를 심하게 나타난다는 결과는 부정적 감정을 삭이는 감정 조절의 방식이 신체화와 관련된다는 것을 시사한다.16 또한 신체화의 기전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된 체성감각 유발전위(Somatosensory Evoked Potentials, SEP)17와 감정표현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에서 분노, 행복, 공포, 슬픔과 같은 여러 표정자극 가운데 분노가 후기 체성감각 유발전위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감정으로 나타났다.18
한편, 정서 경험과 감정 조절에는 아동기 정서 발달과 어린 시절 역경 경험이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19 이는 신경생물학적인 근거들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20,21,22,23,24 구조적 뇌영상연구에 대한 한 메타분석은 아동기 역경 경험이 해마의 부피와 구조에 영향을 준다는 것21을 보여주었으며, 기능적 뇌영상연구에서는 아동기 역경 경험이 편도체-전두엽의 연결성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들22,23이 보고되었다. 또한 생리학적 연구에서 아동기 역경 경험이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축의 발달 및 기능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이 시사되었다.24 수감자의 분노 행동에 대한 연구에서 아동기 역경 경험이 분노 처리와 분노 표출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25가 보고된 바 있다. Spielberger 등은 애착, 분노, 신체증상의 관계에 대한 연구에서 분노정서성향(anger proneness)의 중요성을 제기하였다.11 기존의 연구결과와 이론은 분노정서가 불안정한 애착 방식과 신체화 사이의 관계를 매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26 따라서, 어린 시절의 스트레스와 불안정한 애착이 감정 조절 문제와 신체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9 신체증상장애에 대한 연구에서 아동기 역경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신체증상장애를 가진 환자가 정상대조군에 비하여 분노를 경험하고 표현하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조사하고, 그 특성이 신체증상장애의 임상특성과 관련되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또한 아동기 역경 경험을 조사하여 신체증상장애 환자군에서 정상대조군과 다른 특징이 있는지 살펴보고, 분노와 관련된 특성과의 연관성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가설은 다음과 같다. 신체증상장애를 가진 환자군은 대조군에 비해 특성분노의 수준이 높고, 분노 표현 방식의 문제가 두드러질 것이다. 또한 아동기 역경 경험이 신체증상장애를 가진 환자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보다 높은 빈도로 나타날 것이다.

대상 및 방법


본 연구는 만 20세 이상 50세 이하의 신체증상장애 환자 28명과 나이와 성별 등 주요 인구학적 변인을 맞추어 모집한 28명의 정상대조군을 대상으로 하였다. 신체증상장애를 가진 환자군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에서 모집되어 DSM-5 진단기준에 따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임상면담에 의해 진단되었으며 구조화된 면담 도구인 Mini-International Neuropsychiatric Interview27가 시행되었다. 진단의 신뢰도와 안정성을 확립하기 위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6개월 이상의 추적관찰을 통하여 진단을 확인했다. 주요우울장애, 양극성장애, 정신병적장애, 불안장애, 물질사용장애 등의 정신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연구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지적장애가 있는 경우, 인지기능저하가 있어 자가보고척도를 통한 평가 진행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신경학적 질환이나 만성적인 신체질환을 동반한 경우에도 연구에서 제외하였다. 정상대조군은 신체증상장애 환자군의 나이와 성별에 맞추어 신체적, 정신과적 장애의 현병력 및 과거력이 없는 건강한 성인을 온라인 광고, 서면 공고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모집하였다. 모든 대상자에게 연구의 목적을 충분히 설명하였고, 대상자로부터 서면으로 취득한 동의서를 받았다. 본 연구는 세브란스병원 연구심의위원회(IRB)의 승인을 거쳤다.

자료 수집 및 도구

특성 분노 및 분노 표현방식
특성 분노와 분노 표현방식을 측정하기 위하여 상태-특성 분노 표현 척도(State Trait Anger Expression Inventory, STAXI)28를 사용하였다. 상태-특성 분노 표현 척도는 Likert식 4점 척도로 44문항으로 이루어진 자가평가 척도이다. 현재 분노 감정을 경험하는 정도를 반영하는 상태 분노State-Anger(SA), 10문항, 기질적 분노를 반영하는 특성 분노Trait-Anger (TA), 10문항, 분노를 표현하는 방식을 반영하는 3개의 하위 척도: 분노 표출Anger-Out(AO), 8문항, 분노 억제Anger-In(AI), 8문항, 분노 통제Anger-Control(AC), 8문항로 구성되어 있다. 분노 표출은 자신의 분노를 타인에게 나타내고 신체적 행위나 비난, 욕설로써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며, 분노 억제는 화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분노를 자기의 내부로 돌리거나 유발 상황과 관련된 사고, 기억, 감정을 억제하거나 부정하는 방식으로 분노 표출이나 분노 억제의 표현 방식은 역기능적 대처전략이다. 이에 반하여, 분노 통제는 화가 난 상태를 자각하면서 감정을 진정시키기 위해 여러 기능적 전략을 구사하는 방식이다.28 본 연구에서는 한국어로 번역되어 그 타당도와 신뢰도가 검증된 한국판29을 사용하였다.

신체화 증상 측정
신체화 증상의 심각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간이정신진단검사(Symptom Checklist-90-Revision, SCL-90-R)30의 하위 척도인 '신체화(somatization)' 척도를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어로 번역되고 타당성이 검증된 한국어판31을 이용하여 평가하였다. SCL-90-R은 최근 일주일간의 정신병리를 평가하는 자가설문으로 Likert식 5점 척도(0=전혀 없다 ; 1=약간 있다 ; 2=웬만큼 있다 ; 3=꽤 심하다 ; 4=아주 심하다)다. 신체화 하위 척도는 순환기, 호흡기, 소화기 등의 신체기관의 기능 이상과 불편함에 대하여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증상을 평가하는 12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항의 점수가 높을수록 신체화 증상의 정도가 심한 것을 의미한다.

신체감각 증폭 경향
신체감각을 증폭해서 지각하는 경향성을 측정하기 위해 신체감각증폭척도(Somatosensory Amplification Scale, SSAS)32를 사용했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어로 번역되고 타당성이 검증된 한국어판33을 이용하여 평가하였다. 신체감각 증폭이란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다소 불편하지만 병적이지 않은 신체감각 경험에 대한 민감성으로 신체화의 병태생리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특성으로 여겨져 왔다.34 신체감각증폭척도는 10문항으로 이루어진 자가 평가 검사로, Likert식 5점 척도(0=전혀 그렇지 않다 ; 1=별로 그렇지 않다 ; 2=그저 그렇다 ; 3=꽤 그렇다 ; 4=매우 그렇다)로 답하도록 되어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자신의 신체감각 경험을 증폭하는 경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아동기 역경 경험
어린 시절에 겪었던 역경 경험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아동기 외상 사건 척도(Childhood Trauma Events Scale, CTES)35을 사용하였다. CTES는 17세 이전에 있었던 부정적 외상 사건 경험에 대해 평가하는 검사로서,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의 죽음, 부모의 이혼(혹은 별거), 성폭력(강간, 성추행 등), 신체폭력학대(아동 학대, 강도, 성폭행이 아닌 폭행 등) 그리고 극심한 질병 경험에 대한 5개의 영역 및 기타 주요 역경 경험에 대한 평가로 이루어졌다.

지능검사
대상자들의 지능을 평가하기 위해 한국판 웩슬러 성인용 지능검사 4판(Korean version of the Wechsler Adult Intelligence Scale IV, K-WAIS-IV)36의 11개 소검사들 중 어휘, 산수, 토막 짜기, 차례맞추기의 네 가지 소검사로 구성된 단축형 지능검사를 실시하였다.37 지능은 감정인식과 조절능력 및 신체화 특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제어하기 위하여 지능 점수는 하나의 공변인으로 분석에 포함하였다.

통계분석
수집된 자료들은 SPSS version 25.0 for Windows(IBM Corp., Armonk, NY, USA)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두 집단의 인구통계학적 변수와 임상적 변수를 비교하기 위해 연속형 변수에 대해서는 독립표본 t-검정을, 범주형 변수에 대해서는 카이제곱 검정을 시행하였다. 신체증상장애 환자군과 정상대조군 사이의 분노 특성과 분노 표현의 양상을 비교하기 위하여 다변량공분산분석을 시행하였다. 또한 신체증상장애의 임상특성에 대하여 분노 관련 변수들의 상관성을 조사하기 위하여 Pearson 상관분석을 시행하였다.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변수들이 신체화증상장애 환자들의 신체화 증상을 설명하는 정도를 평가하기 위하여 선형회귀분석을 사용하였다. 통계 분석의 결과에서 0.05의 p 값을 통계적 유의수준으로 설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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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통계학적 및 임상적 특징
본 연구에 등록된 56명의 대상자 가운데 1명의 갱년기 증상이 의심되는 여자 신체증상장애 환자와 1명의 누락된 데이터를 가진 신체증상장애 남자가 제외되어 26명의 환자군이 최종분석에 포함되었다. 성별, 연령, 교육수준의 인구학적 변수는 두 군 간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대상자의 지능 지수는 두 군 모두 평균 수준이었으나 환자군(104.27±13.84)이 대조군(112.29±10.60)에 비해 약간 낮았다. 신체증상장애 환자군과 정상대조군의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임상 특성에 대한 결과는 Table 1에 제시되어 있다.

신체증상장애 환자군과 정상대조군의 상태-특성 분노 및 분노 표현방식 비교
집단 간의 상태-특성 분노 및 분노 표현방식을 비교하는 다변량공분산분석이 시행되었다. 공변인으로는 성별, 연령의 인구통계학적 변수와 함께 집단간의 유의미한 차이가 있던 지능 지수와 아동기 극심한 질병 경험 유무를 포함하였다. 다변량공분산분석 결과, 신체증상장애 환자군이 정상대조군에 비하여 특성 분노, 분노 표출 그리고 분노 억제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Table 2).

신체증상장애의 임상 특징과 분노 특성 및 분노 표현방식의 상관성
신체증상장애 환자군에서 SCL-90-R의 신체화 점수가 상태 분노, 특성 분노 그리고 분노 억제와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신체감각증폭척도 점수는 특성 분노 및 분노 표현 방식들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Table 3). SCL-90-R 신체화 점수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던 상태 분노, 특성 분노, 분노 억제의 세 변수 각각이 신체화 정도에 영향을 주는 설명력을 조사하기 위하여, 세 개의 분노 관련 변수 및 나이와 성별의 통제변수를 독립 변수로, 신체화 점수를 종속변수로 하여 단계별 선형회귀분석을 신체증상장애 환자군에서 시행했을 때, 분노 억제 방식이 유일하게 신체화 정도를 설명하는 변수로 추출되었다(Table 4). 집단에 따른 SCL-90-R 신체화 점수와 분노 억제 사이의 관계를 산점도로 제시하였다(Figure 1).

신체증상장애 환자군의 아동기 역경 경험 특성과 분노 특성 및 분노 표현방식의 연관성
아동기 역경 경험에 대한 조사에서 17세 이전에 극심한 질병을 경험한 빈도가 신체증상장애 환자군에서 대조군에 비하여 유의하게 높았다(Table 1). 아동기 부모의 이혼, 성폭력이나 신체폭력 등의 다른 영역에서의 역경 경험의 빈도는 군 간의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 극심한 질병 경험이 있었던 신체증상장애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하여 높은 특성 분노와 분노 표출 방식을 보였다(TA : 있음, 27.00±6.10 vs. 없음, 21.71±5.12, t=2.349, p=0.027 ; AO : 있음, 22.00±5.29 vs. 없음, 15.41±3.54, t=3.802, p=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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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에서는 신체증상장애 환자군이 분노 정서와 관련된 기질 특성과 표현 방식 및 아동기 역경 경험의 특성을 정상대조군과 비교하고, 임상증상과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우울증이나 신체질환의 여부가 결과에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하여 우울장애를 비롯한 기분장애 및 동반된 신체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엄격하게 제외된 상태에서 진행되었다. 분석 결과, 신체증상장애 환자군은 정상대조군에 비해 만성적인 분노 경험 경향성을 나타내는 특성 분노의 수준이 유의하게 높았고, 분노 표현방식 가운데에서는 분노 표출 및 분노 억제 방식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자군은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역경사건 중에서 극심한 질병의 경험이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많았다. 본 연구는 신체증상장애가 분노 정서 기질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고 특정 분노 표현방식과 아동기 역경 경험이 신체증상장애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의 주요한 결과는 신체증상장애에서 유의하게 분노 억제 방식의 수준이 높았고, 그 분노 억제 방식은 신체화 증상의 심각성 정도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하게 유의한 변수였다는 것이다. 신체화 증상의 정도에 대한 회귀모델은 분노를 안으로 삭이는 경향이 높을수록 신체화 증상의 정도가 심하게 표현되는 것을 보여주었다. 분노 억제는 화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자기의 내부로 돌리거나 분노와 관련된 사고, 기억, 감정을 억제하거나 부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특성으로, 이것이 신체화 증상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일반인,26 정신과 외래 환자14,38에 대한 연구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또한, 분노 억제와 신체화의 관련성은 근막통증증후군,39 섬유근통증후군40과 같은 신체증상장애와 관련이 있다고 여겨지는 기능성 질환군에서 시행된 연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분노 억제 방식은 교감신경계의 항진과 관련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41,42 이러한 결과들을 통해 분노 정서를 삭이는 행동양식이 반복되면서 교감신경계와 같은 자율신경계 이상을 초래하여 신체증상이나 신체감각에 민감한 변화를 주어 신체증상장애 병태생리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분노를 밖으로 표출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신체화 증상 정도와의 상관관계분석에서 통계적 유의성에 미치진 못했지만 군간 비교에서 신체증상장애 환자군이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수준을 보였다. 또한 분노 표출이 높을수록 상태 분노 및 특성 분노가 높았으며 분노 조절과는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결과를 볼 때, 분노 표출은 분노 경험에 대한 역기능적 전략으로서 신체증상장애의 병태생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분노 표출과 분노 억제의 두 방식 모두가 신체증상장애 환자에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우울장애에서의 기존의 연구결과와 일맥상통한다. 우울장애 환자의 분노 표현방식에 대한 국내외 연구에서도 우울증상이 분노 억제 및 분노 표출의 두 방식 모두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38,43 이러한 결과들은 분노 표출과 분노 억제가 상반된 성향으로 작동한다기보다는 역기능적 분노 표현 방식으로 분노를 적절히 조절하지 못하여 신체증상과 같은 정신병리 형성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분노 표현방식과 특성 분노에 대한 결과가 신체증상장애의 고유한 특성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비록 본 연구가 우울장애와 불안장애와 같은 동반된 정신질환을 배제한 후에 진행되었지만, 분노 억제 방식이 신체화 자체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는 반면, 신체증상으로 인한 디스트레스나 동반된 건강염려 및 불안 특성 등과 관련되어 있을 수도 있다. 기존의 다른 연구에 따르면 신체증상장애 환자군에서 나타나는 분노 억제와 분노 표출 방식이 불안장애 환자군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44 또한, 신체증상장애 환자군을 우울장애 환자군과 비교한 연구에서는 분노 억제는 차이가 없었으며 분노 표출을 덜 하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45 본 연구와 비교 집단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향후 분노 억제를 비롯한 분노 표현방식이 신체증상에 특별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겠다.
한편, 아동기 역경 경험에 대해서는 신체증상장애 환자에서 대조군에 비해 17세 이전의 극심한 질병경험이 더 빈번하게 나타났으며, 환자군에서 극심한 질병경험은 높은 특성 분노와 분노를 표출하는 경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아동기의 큰 질병과 같은 역경 경험이 분노 정서 조절과 같은 정서발달에 영향을 미쳐 감당하기 어려운 갈등과 감정상황을 회피하여 신체화 증상 형성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아동기 역경과 신체증상장애와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제한적이었지만, 몇몇 연구들에서 성폭력, 신체적 폭력 등의 아동기 역경이 관련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46,47 아동기 역경 경험이 불안정한 애착 형성과 정서발달에 영향을 주어,48 성인기의 여러 정신병리의 발생에 기여한다는 많은 근거들이 있다.49,50 따라서 추후 아동기 역경경험이 정서 발달을 통하여 신체증상장애의 병태생리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겠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 포함된 대상자의 수가 적어 주의 깊은 결과 해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아동기 신체학대의 경험 여부는 군간 비교에서 통계적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작은 표본 크기는 제2종 오류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현재의 유의하지 않은 결과를 관련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에는 주의를 요한다. 또한 한 대학병원의 신체증상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이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에는 제한점이 있다. 향후 다기관 대규모 연구에서 본 연구결과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는 자가 보고식 설문조사를 통해 분노 특성과 분노 표현방식, 아동기 경험을 조사했기 때문에 편향적 자기보고 또는 기억의 왜곡이 결과에 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 또한 신체증상장애 환자들이 감정인식불능과 같이 자신의 정서상태를 잘 인식하여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객관적인 자료조사를 위한 평정방법과 관찰자 보고 등을 통해 데이터를 보완하여 검증할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는 단면조사연구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변수들 간의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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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에서는 신체증상장애를 가진 환자가 특성 분노가 높고 분노 표현방식에 어려움이 있으며, 특히 분노 억제 방식이 신체화 증상의 정도에 연관됨을 보여주었다. 또한, 신체증상장애 환자군은 어린 시절의 극심한 질병 경험이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많았으며, 극심한 질병의 경험 여부는 특성 분노와 분노 표출 방식과 관련성을 보였다. 본 연구의 결과들은 만성적으로 높은 분노를 경험하는 경향성과 분노를 조절하고 대응해 나가는 분노 통제 방식의 특성, 그리고 아동기 질병경험이 신체증상장애의 병태생리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신체증상장애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때 분노정서를 경험하고 다루는 특성에 대해 잘 살펴보고 분노조절을 적절하고 건강하게 할 수 있는 개입이 중요할 수 있겠다. 향후 전향적 대규모 연구를 통해 어린 시절의 역경 경험, 특성 분노와 분노 표현 방식, 신체증상장애의 발병과 경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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