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Article

(16권2호 76-82)

A Mediating Effect of Embitterment on the Effects of Anxiety & Depressive Symptoms on Suicide in Patients with Depressive and Anxiety Disorders

우울과 불안 증상이 자살에 미치는 영향에서의 울분의 매개효과

Namgil Ryu, MD1;Jihoon Oh, MD, PhD1;Hyeon-Hee Shim, MA2; and Jeong-Ho Chae, MD, PhD1;

1;Department of Psychiatry, Seoul St. Mary’s Hospital, College of Medicine,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Seoul, 2;The Catholic Emotion Research Laboratory, Catholic Biomedical Industrial Institute,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Seoul, Korea

Abstract

Objective : Previous studies have shown that depression, anxiety and embitterment are highly related to suicide. This study aims to investigate the mediating effect of embitterment between depression, anxiety and suicide.

Methods : A total of 174 participants with depressive and anxiety disorders were evaluated with STAI-S, STAI-T, PHQ-9, PTED scale, SSI and suicide attempt history. A mediation analysis using bootstrapping was utilized in order to estimate the indirect effects of depression and anxiety on suicide through embitterment.

Results : Embitterment significantly mediated the relationship between depression and suicidal ideation b=0.291, 95% CI(0.18, 0.40), and also it mediated the relationship between depression and suicide attempt b=0.066, 95% CI(0.02, 0.16). Although a direct effect of anxiety on suicide attempt was not significant, but embitterment significantly mediated the relationship between anxiety and suicide attempt

Conclusion : This suggests that embitterment may be a significant important factor to consider in the relationship between depression, anxiety and suicide. Understanding the mediating role of embitterment on suicide may helpful to prevent suicide.

Keywords

Depression;Anxiety;Embitterment;PTED;Suicidal ideation;Suicide attempt;Mediation.

FULL TEXT

Address for correspondence : Jeong-Ho Chae,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Seoul St. Mary's Hospital, College of Medicine,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222 Banpo-daero, Seocho-gu, Seoul 06591, Korea
Tel : +82-2-2258-6083, Fax : +82-2-594-3870, E-mail : alberto@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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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살 사망자 수는 2018년 한 해 13,670명으로 전년 대비 1,207명이 증가하였으며 2018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자살은 10
~30대에서 한국인의 사망원인 중 1위이다.1 2018년 OECD 국가 간 연령표준화자살률(OECD 표준인구 10만 명당 명) 역시 한국은 24.7명 수준으로, OECD 평균 11.5명에 비해 월등히 높아 자살은 한국 사회에서 심각한 보건문제이다.
우울은 자살과 가장 관련 있는 단일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2 또한 우울은 자살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발견되는 일반적인 특징이며,3 여러 심리 부검 연구들에 의하면 자살 사망자들의 가장 흔한 공존 질환은 우울증이었다.4,5 불안 역시 자살과 연관성이 있는데, 공존하는 다른 정신 질환과 관계없이 불안장애가 자살 행동의 독립적인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6 따라서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울 및 불안 증상이 있는 환자들의 자살 위험성을 예측하고 환자들이 자살을 시도하기 전에 위험 요인을 평가 및 처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DSM-5 진단 체계에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외상 후 울분장애(posttraumatic embitterment disorder, PTED)'도 자살 시도로 이어질 수 있는 정신질환 중 하나이다.7 외상 후 울분장애는 DSM-5 분류상으로는 기존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나 적응장애(adjustment disorder)로 분류되기는 하나, 일상생활에서 불공정하다고 여겨지는 사건을 경험한 후에 그 사건을 떠올릴 때마다 울분을 특징적으로 나타내는 독특한 질환 분류이다. 울분(embitterment)이란 실망감, 모욕감 또는 패배자가 된 감정, 복수심에 불타지만 무력한 감정을 포괄하는 복합 감정이다.8 우울 및 불안은 울분과 관련이 있는데 PTED 환자들은 범불안장애, 주요우울장애, 기분부전장애, 광장공포증, 공황장애 등과 같은 여러 우울 및 불안장애들을 함께 진단받았다.9 또한 PTED 환자들은 활동량 저하, 반복적인 침습적 사고, 사건을 반추시키는 자극에 대한 회피, 식욕 및 의욕 상실, 불면 등과 같은 우울 및 불안장애 환자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을 보였다.10 한편 한국인 일반인구에서 중증 이상의 PTED의 유병률은 13.3%이었으며 이는 독일 일반인구에서 중증 이상의 PTED의 유병률인 2.5%와 비교하여 훨씬 높은 수준이다.11 이처럼 한국인에서 울분이라는 정서와 PTED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에서 울분과 자살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는 우울 및 불안이 자살 사고와 자살 시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울분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시행되었다.

대상 및 방법

본 연구는 2016년 1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에 내원한 만 18세 이상 65세 이하의 성인 환자 중 DSM-IV에 의거하여 주요우울장애, 기분부전장애, 달리 분류되지 않는 우울장애 등의 우울장애로 진단된 환자와 강박장애, 공황장애, 사회불안장애, 범불안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달리 분류되지 않는 불안장애 등의 불안장애로 진단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대상자들의 정보는 자가 보고식의 질문지를 이용하여 수집하였으며 이 중에서 정보가 충실히 작성되어 분석이 가능한 총 174명의 정보를 대상으로 하였다. 모든 대상자는 연구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은 뒤 동의를 하였으며 서울성모병원 임상연구 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IRB No.KC09FZZZ0211)을 받았다.

연구 도구 및 척도

우울 평가 척도
주요우울장애 진단을 위해 Spitzer 등12이 고안한 환자 건강 설문지(Patient Health Questionnaire-9, PHQ-9)를 한국어로 번안한 것을 사용하여 대상자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우울 증상의 정도를 평가하였다. PHQ-9는 자가보고 형식의 설문지이며 DSM-IV의 우울 삽화의 진단 기준에 맞추어 고안된 것으로 다른 우울증 선별검사들에 비해 간략하고,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아 일차 진료 환경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척도는 우울 증상에 대해 9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문항은 0점에서 3점까지 채점할 수 있어 총점은 0점에서 27점까지 측정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증상이 심각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국내에서 표준화 연구 및 신뢰도, 타당도 연구를 통해 PHQ-9 한국어 번역본의 유용성이 입증되었다.13,14 본 연구에서는 자살 사고에 관해 물어보는 9번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 점수의 합계를 사용하였다.

불안 평가 척도
불안을 평가하기 위해 Spielberger 등15이 고안한 상태-특성불안척도(State-Trait Anxiety Inventory, STAI)를 한국어로 번안한 것을 사용하였다. STAI는 각각 20문항으로 이루어져 있고, 상태불안을 측정하는 상태불안 척도(STAI-S)와 특성불안을 측정하는 특성불안 척도(STAI-T)로 구성 되어있다. 상태불안은 일시적인 감정의 상태로서 특정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주관적이고 의식적인 불안을 뜻한다. 특성불안은 특정 상황에 따라 변하지 않는 개인 고유가 내재하고 있는 불안성향을 뜻하고 자신이 평소에 어떻게 느끼는지를 평가함으로써 측정한다. 각각의 항목은 1점에서 4점까지 채점할 수 있어 총점은 20점에서 80점 사이로 측정되고 점수가 높을수록 상태불안과 특성불안이 심각함을 의미한다.

울분 평가 척도
울분을 평가하기 위해 Linden 등16이 개발한 외상 후 울분장애 자가 평가 척도(PTED self-rating scale, PTED 척도)를 국내 표준화한 한국어판 PTED 척도를 사용하였다. PTED 척도는 총 19문항으로 구성되며 각 19개의 문항은 크게 심리적 상태와 사회적 기능, 그리고 사건에 대한 감정적 반응 및 복수에 대한 생각을 평가하는 항목들로 이루어져 있다. 각 항목은 0점에서 4점까지의 점수로 평가되며 총점은 0점에서 76점 사이로 측정된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한국어판 PTED 척도의 검사-재검사 신뢰도는 0.76, 내적 합치도는 0.962였다.17 전체 항목의 평균 점수가 1.6점 이상이면 오랜 기간 울분으로 고통 받는 '지속적 울분' 상태로 해석하며, 2.5점 이상인 경우 울분으로 인한 심한 장애가 있는 '극심한 울분' 상태라고 할 수 있다.16

자살 사고 평가 척도
자살 사고를 평가하기 위해서 Beck이 고안한 자살 사고 척도(Scale for Suicidal Ideation, SSI)를 한국어로 번안한 것을 사용하였다.18 SSI는 다양한 영역의 자기파괴적인 생각과 욕구를 평가하는 총 19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진 자가 보고형 설문지로 각 항목은 0점에서 2점으로 평가되고 총점의 범위는 0점에서 38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자살 사고의 정도가 심각함을 의미한다. 총점이 9점에서 11점이면 가벼운 자살 사고, 12점에서 14점이면 중등도의 자살 사고, 15점 이상이면 고도의 자살 사고가 있음을 의미한다.19

통계 분석
전체 대상자를 1년 이내 자살 시도 유무에 따라 두 집단으로 나누고 인구사회학적 특성 변수(성별, 연령, 결혼 상태, 종교, 고용상태, 소득)와 여러 척도 점수(불안, 우울, 울분, 자살 사고)의 차이를 비교하였다. 연속형 변수는 평균과 표준편차를 제시하였고 독립표본 T검정(Independent samples t-test)으로 비교하였다. 범주형 변수는 빈도와 백분율로 제시하였으며 카이제곱 검정(Chi-square analyses)으로 비교하였다.
연령, 우울 척도, 불안 척도, 울분 척도, 자살 사고 척도들의 상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상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우울 및 불안과 자살 사고 및 자살 시도의 각각의 연관성에 관한 울분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SPSS PROCESS macro, version 3.4(model 4)를 사용하였다.20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부트스트래핑 분석(bootstrapping analysis)을 이용하였다.20 부트스트래핑의 재표본수는 5,000개였으며 매개효과는 추정치가 신뢰구간 95%에서 0을 포함하지 않는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하다고 판단하였다. 모든 분석에서 통계 유의수준은 p-value 0.05 미만, 신뢰구간은 95%로 정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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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학적 배경
총 174명 중 남자는 84명(48.3%), 여자는 90명(51.7%)이었으며, 1년 이내에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집단(n=33)의 평균 연령은 27.52세로 1년 이내에 자살을 시도하지 않는 집단(n=141)의 평균연령인 34.36세보다 낮았다. 결혼 상태나 교육 수준, 종교, 취업 상태, 소득은 1년 이내 자살 시도군과 비시도군과의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Table 1). 참여 대상자 중 주요우울장애는 53명, 기분부전장애는 11명, 달리 분류되지 않은 우울장애는 32명, 공황장애는 35명, 범불안장애는 9명, 강박장애는 7명, 사회불안장애는 6명,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는 4명, 달리 분류되지 않은 불안장애는 17명이었다. STAI-S, STAI-T, PHQ-9, PTED 척도 점수는 1년 이내 자살 시도군과 자살 비시도군 간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Table 2).
상관분석 결과, 자살 사고와 연령은 역상관(r=-0.230)을 보였으며, 자살사고와 우울(r=0.674), 상태불안(r=0.590), 특성불안(r=0.600), 울분(r=0.610)은 정상관이 있었다(Table 3).

매개분석
각각의 매개분석에서 성별, 연령, 결혼 상태, 종교, 고용상태, 소득 등의 인구사회학적 변수를 공변수로 설정하였다. 우울이 울분에 미치는 효과는 1.405(p<0.001)이었고, 울분이 자살 사고에 미치는 효과는 0.207(p<0.001)이었으며, 우울이 자살 사고에 미치는 직접효과는 0.627(p<0.001), 울분을 통한 매개효과는 0.29195% CI (0.18, 0.40)이었다(Figure 1). 우울이 자살 사고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울분의 매개효과는 총 효과의 31.7%를 설명하였다.
다음으로 울분이 자살 시도에 미치는 효과는 0.047(p=0.014)이었으며, 우울이 자살 시도에 미치는 직접효과는 0.164 (p=0.001), 울분을 통한 매개효과는 0.06695% CI (0.02, 0.16)이었다(Figure 2). 우울이 자살 시도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울분의 매개효과는 총 효과의 28.7%를 설명하였다.
Table 4에 각각의 매개분석 결과가 제시되어 있다. 상태불안 및 특성불안이 자살 사고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울분의 매개효과는 각각 0.18395% CI (0.03, 0.25), 0.20195% CI (0.13, 0.28)이었다(Figure 3, 5). 상태불안 및 특성불안이 자살 시도에 미치는 직접효과는 유의하지 않았지만 울분의 매개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 각각 0.05495% CI (0.02, 0.11), 0.06095% CI (0.03, 0.12)로 확인되었다(Figure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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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를 통해 우울과 불안이 자살 사고 및 자살 시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울분의 매개효과가 있는지 밝히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우울과 불안이 자살 사고 및 자살 시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울분의 매개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우울 및 불안 증상이 있는 사람 중에서 울분이 높은 경우에는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울은 자살 사고나 자살 시도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지만 Ayyash-abdo21에 의하면 우울이 반드시 자살 사고나 자살 시도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였고 이는 우울과 자살의 관계를 매개하는 요인이 존재할 가능성을 암시한다. Dumais 등22은 주요우울장애에서 충동-공격적 성격이 있을 때 자살의 위험이 높아지며, 충동-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나는 것이 자살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Apter 등23은 자살 사고나 자살 행동을 보였던 환자들이 높은 수준의 불안과 충동성을 나타내었다고 보고하였고, Keyes 등24은 불안장애 환자에서 충동적인 분노나 공격성이 흔하게 나타난다고 하였다. 이는 심한 불안이 충동성을 유발하여 자살 사고나 자살 행동이 일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울분도 충동성 및 공격성과 관련이 있다는 여러 연구들이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PTED 환자 중 72.8%가 기물을 파손하거나 신체적 손상을 가할 생각이 있다고 하였고 35.9%가 타인을 해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하였다. 또한 PTED 환자 중 33.3%가 자살 사고를 보였으며 울분의 정도가 심할수록 공격적인 사고(aggressive ideation)와 자살 사고의 정도가 심해진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7 뿐만 아니라 울분과 관련된 공격성이 자살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한 연구가 있었다.25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우울, 불안 및 울분 등의 정서와 동반된 충동성이나 공격성과 같은 요인이 자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여겨진다.
본 연구에서 우울이 자살 사고나 자살 시도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 울분의 매개효과가 유의하였는데, 이는 우울 증상이 있는 환자들이 울분으로 인해 유발되는 충동성이나 공격성으로 인해 자살 사고나 자살 행동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주요우울장애 환자의 방어기제의 유형과 충동성 그리고 자살 시도에 관한 연구에서 방어기제의 유형 중 수동-공격성(passive-aggression), 행동화(acting out), 투사(projection)와 같은 미성숙한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경우 자살 시도와 연관성이 높았는데,26 울분이 우울장애 환자에서 나타나는 미성숙한 방어기제들을 촉진함으로써 우울이 자살로 연결되는 과정을 매개할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한편 본 연구에서 불안이 자살 시도에 미치는 직접효과는 유의하지 않았지만 울분을 통하여 자살 시도에 미치는 매개효과는 유의하였다. 불안장애 환자들은 높은 수준의 불안과 걱정,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고자 자살 사고가 심해질 것으로 생각되는데,6 이에 더불어 울분에 의해 충동성이나 공격성이 유발됨으로써 결국 자살 시도까지 이어질 것이라 추측해볼 수 있다. 추후 우울 및 불안이 자살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울분의 역할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에서 일어났던 울분과 관련된 대표적인 사회적 이슈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이 있다. 2020년 2월에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발표된 '2019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정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 피해자의 78.9%는 만성적 울분 상태였다고 하며, 피해자 중에서 '극심한 울분' 상태의 비율이 50.1%로 일반 인구(10.7%)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고 한다. 특히 피해자의 49.4%가 자살 사고를 보이고 피해자의 11.0%가 자살 시도의 과거력이 있을 정도로 매우 심각한 정신건강 고위험 상황에 놓여 있었다.27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자살 위험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측되며 피해자들의 울분을 다뤄주는 것이 자살을 방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문제일 것으로 생각된다.
임상적으로 PTED 환자들은 치료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치료에 대한 저항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28 PTED의 치료로 인지 행동적 접근이 많이 연구되고 있는데 환자가 부정적 사건으로 인해 겪게 되는 고통에 대해 파악하고 사건 자체 뿐만 아니라 사건으로 인해 유발된 감정도 환자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환자로 하여금 사건으로 인해 유발된 부정적 감정을 조정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29 또한 Linden 등30은 PTED 환자에게 지혜 치료(wisdom therapy)를 적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지혜(wisdom)란 어렵거나 해결할 수 없는 삶의 문제에 대해 대처하는 능력으로 정의될 수 있다. 실제로 PTED 환자 중에서 지혜 치료를 받은 군과 그렇지 않은 군 사이에서 훈련 전후의 간이정신진단검사(Symptom Checklist-90, SCL-90) 점수와 지혜 평가 척도(wisdom rating scale) 점수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28 지혜 평가 척도란 가상의 현실을 문제로 주고 그에 대한 환자의 생각을 기록하여 평가하는 것으로 9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5점 Likert 척도로 되어있다. 지혜 치료를 통해 울분이 감소하고 그로 인해서 자살 사고 및 자살 시도가 감소할 수도 있겠으며 추후 연구를 통해 지혜 평가 척도와 자살과의 연관성을 탐색하는 것도 흥미로운 주제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와 더불어 PTED의 치료법 중에 쾌락 전략(hedonia strategies)이 있다.28 이러한 치료 전략은 환자로 하여금 부정적 사건으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고 자기 관리를 할 수 있게 하며 삶에서 긍정적인 것을 추구하게 함으로써 환자에게 부정적인 경험을 피할 수 없지만 삶의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본 연구의 한계점으로는 첫째, 자가 보고식 설문지를 사용하였기에 대상자들이 객관적인 평가와 다를 수 있으며 후향적 조사이므로 회상 편향(recall bias)이나 과소 보고 혹은 과대 보고의 가능성이 있다. 둘째, 본 연구는 단면 연구로 얻어진 자료를 기초로 하였고, 우울과 자살 사고 및 자살 시도에 미치는 영향에 울분이 매개한다는 것을 가정함으로써 우울이 울분에 선행됨을 전제하였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확인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추후 전향적 연구를 고안하거나 우울과 울분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셋째, 연구 대상자가 우울 및 불안장애 환자이기 때문에 기저질환의 종류와 심각도가 척도 점수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 넷째, 연구 대상자가 일 대학병원의 편의 표본(convenience sample)으로 174명의 환자들 중 1년 이내에 자살을 시도한 환자들의 비율이 일반 인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선택 편향(selection bias)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고 본 연구 결과를 일반 인구로 일반화시키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다섯째, 본 연구에 제시된 사회인구학적 요인 이외에 가족력, 환경적 요인, 사회적 지지, 과거 외상 경험, 최근 스트레스 사건 등의 자살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에 대해서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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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를 통하여 이전에 연구되지 않았던 우울과 불안이 자살 사고 및 자살 시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울분의 효과에 대해 밝혀내었다. 자살 위험이 높은 환자들을 대면할 때 울분에 대한 탐색이 중요할 것으로 보이고 아직 DSM-5 진단에 반영되지 않은 PTED에 대해 추가적인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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