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Report

(5권2호 133-8)

Trauma-Associated Narcissistic Symptoms as a Differential Diagnosis from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 A Case Report -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감별이 필요한 외상관련 자기애적 증상(TANS) - 증 례 보 고 -

Sang Won Jeon, MD; Hyoin Park, MD; and Daeho Kim MD, PhD;

Department of Neuropsychiatry, Hanyang University Medical School, Seoul; Department of Psychiatry, Trauma Clinic, Hanyang University Guri Hospital, Korea

Abstract

Diagnosing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is challenging for several reasons: a lack of training in trauma assessment for most clinicians, underreporting and avoidance by patients, the overlapping of symptoms, and a high comorbidity with other mental disorders. Thus, a careful evaluation and differential diagnosis are essential for the treatment and management of this population. A concept of posttraumatic reaction in people with narcissistic vulnerability, called Trauma-Associated Narcissistic Symptoms (TANS) had appeared in the literature; this has not been, however, systemically investigated. This study examines three cases of TANS that developed after traumatic events such as traffic accidents and physical assault. TANS may mimic PTSD and can show similar features; however, a careful attention to the context and meaning of symptoms can help the clinicians in differentiating TANS from PTSD. Clinicians working with trauma and compensation evaluators should be on alert for this easily overlooked condition. 

Keywords

Trauma-Associated narcissistic symptoms (TANS);Posttraumatic stress disorder;Narcissistic personality;Compensation.

FULL TEXT

Address for correspondence : Daeho Kim,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Trauma Clinic, Hanyang Uni-versity Guri Hospital, 249-1 Gyomun-dong, Guri 471-701, Korea
Tel:+82.31-560-2277, Fax:+82.31-554-2599, E-mail:dkim9289@hanyang.ac.kr


서     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는 가장 흔한 불안장애 중 하나이지만, 임상에서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이 질환이 매우 다양하고 이질적인 임상 양상을 보이고, 다른 정신질환의 증상과 중첩되기도 하며, 또한 공존 질환이 흔하기 때문이다.1 정확한 PTSD의 진단과 감별 진단은 적절한 임상 치료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필수적이며 또한 대다수의 PTSD 환자가 보상이나 법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법정신의학이나 배상의학 관점에서 보면 PTSD는 진단적 타당성의 부족, 꾀병 및 다른 정신 질환과의 감별, 기왕력의 영향을 배제하는 문제 때문에 더욱 정확한 진단과 평가가 요구된다.2 따라서 PTSD는 증상들을 단순히 단면적으로 평가하기 보다는 환자의 과거력을 종적으로 탐구하고 어떤 측면들이 외상적 스트레스에 이차적인 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3
   조지타운 대학의 법정신의학자 Simon은 자기애적 인격 성향이나 인격 장애를 가진 환자가 외상을 경험한 후, PTSD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것을 외상 관련 자기애적 증상(trauma associated narcissistic symptoms, TANS)으로 명명한 바 있으며, 이 환자의 상당 수가 PTSD로 잘못 진단되어 그 치료나 법적 상황에서 문제를 야기한다고 주장했다.4 
   PTSD와 구별되는 TANS의 중요한 특징은 외상적 스트레스가 비교적 심하지 않고 사소하며 주로 대인관계와 관련된 것이며, 외상적 사건에 대한 1차적 반응이 두려움, 공포, 불안이 아니라 억울함(mortification), 굴욕감, 격노와 같은 감정이라는 점이다. 그 외 증상적으로 PTSD와 차이가 나는 부분은 첫째, 침습적 사고나 플래시백과 같은 재경험 대신 생각의 반추가 있지만, 주로 복수와 관련된 것들이며 행동적 재현(reenactment)은 없다. 둘째, 회피는 주로 수치스럽거나 창피해서 발생한다. 셋째는 정신마비 증상은 과대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 철수하는 것이며 정서적 반응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과도 각성은 격노로 인해 야기된다. 
TANS와 PTSD는 그 치료 내용이나 경과가 다르기 때문에 임상가나 평가자에게 경종을 울리는 중요한 개념으로 판단되어, 저자들은 국내 처음으로 TANS 세 증례를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증  례 1
   40세 된 기혼 여성이 교통사고로 인한 PTSD 와 해리장애의 의증으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1년 전 타고 가던 버스가 급정지 하면서 추돌하였는데, 이로 인해 몸이 앞으로 튕겨져 나갈 뻔 하였으나 안전벨트로 인해 부상을 입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환자는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가고 있었는데, 사고로 인해 약속 시간에 늦게 되고 친구들의 독촉 전화가 와서 불안해 하였으며, 결국 친구들이 사고 현장으로 찾아 와서 만나게 되었다. 환자는 사고 후부터 목, 허리 등에 통증이 있어 개인 병원에 입원하였으나 원하는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사고 2개월부터는 전화번호나 자식의 이름도 잊고 심지어는 남편도 못 알아보는 증상이 생겼고, 시간이 경과하면서 지나가는 차, 클랙션 소리, 문 닫는 소리들에 의해 깜작 놀라고 기억을 잃는 증상도 생겼다. 1주에 2
~3회 정도 기억을 잃고 멍하니 있었고 길게는 이틀이 지나서 제 정신으로 돌아오기도 하였다. 이러한 증세로 개인 정신과 의원과 대학병원 정신과에 PTSD로 진단받고 입원하였으나 별 다른 차도를 보이지 않았으며 이후 외래에서 약물치료를 받다가 자세한 평가와 치료 위해 본원 외래 방문하여 입원하였다.
입원 후 실시한 면담, 심리검사, 행동 관찰 결과 최종 진단은 자기애적 인격장애였으며, 의증으론 적응장애, 해리장애, 꾀병 등이었다. 먼저 PTSD를 배제하였는데, DSM-IV 진단 기준의 A기준 즉, 외상적 사건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교통 사고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거나 심각한 부상을 당하지 않았으며, 사고에 대한 주관적 반응도 격렬한 공포나 무기력과 같은 반응이 없었고, 대신 사고로 인하여 약속 시간에 늦는 것에 대한 불안감과 창피함 등이 문제가 되었다. 또한 PTSD의 증상 중 재경험으로 보이는 유사한 증상으로 갑작스런 소리(예를 들어, 문을 닫는 소리)가 나면 깜짝 놀라는 증상이 있었는데, 이 때 사고에 관련된 것이 연상되어 그러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었으며, 입원 중 이러한 증상을 환자가 호소했을 때 측정한 호흡과 심박수, 관찰된 안색 및 표정 변화 등이 정상 소견을 보인 것으로 봐서 증상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하였다. 또한 사고에 대한 생각이 불현듯이 침습적으로 떠올랐지만, 이는 사고로 인한 창피함과 이후 보상 업무와 관련되어 무시당했던 점, 치료과정에서 제대로 대우받지 못 하고 자존심 상했던 것, 사고로 인해 일을 못 하여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관련되어 있었다. 악몽 증상은 없었으며, 회피 증상과 관련해서는 차 타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고, 오히려 열심히 차를 타고 회복을 위해 돌아 다니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다. 기억력 저하와 해리성 삽화에 대해서는 환자의 호소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환자는 정신질환의 과거력이나 가족력을 부인하였으며, 자기 자신과 가족 등에 대해 모두 완벽하며 아무런 결점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하였고 과거 일과 관련한 성과와 대인관계에 대해 이상화하는 자기애적 경향을 보였다. 남편 진술에 의하면 환자는 작은 학원을 운영하면서 비교적 주위에서 업무능력을 인정받으며 지냈다고 하며, 사고 후 학원 운영을 그만두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평소 대인관계는 사람들을 리드하는 편이었고, 실수가 없고 자신의 좋은 점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다고 한다.
   입원 중에는 타 환자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던 반면, 또 보호자나 대변자처럼 장애가 심한 환자를 챙겨주는 모습도 보였다. 권위 인물인 의사에게는 이상화하는 태도를 초기에 보이기도 하였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자 실망하는 것도 관찰되었다. 심리검사상 불안과 우울 같은 소견은 크게 관찰되지 않았으며 B군 성격을 시사하는 결과를 보였다. 환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치료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불평하며 자의 퇴원하였고 이후 내원하지 않았다. 

증  례 2
   30세 미혼 여자가 교통 사고 이후 짜증이 자주 나며, 충동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하였고,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주소로 외래에 내원하였다. 5년 전 환자는 운전중 추돌 사고로 인해 하지 골절이 생겨 수 주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당시 의식 소실이나 두부 외상은 없었다. 사고 이후 환자는 사소한 일에도 쉽게 흥분하고 난폭해지며, 사고 당시의 생각이 자주 떠올라서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었다고 한다. 특히 가해자와 보험 회사 직원들에 태도에 불만이 매우 많았다고 하였다. 사소한 일에 대해 자주 타인과 부딪히게 되자 혼자 있고 싶어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일을 피하게 되었다고 한다. 주변의 큰소리에 자주 놀라고 차를 타면 또 다시 사고를 당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차 타는 것을 피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증상들이 사고 이후 발생하자 환자는 여러 병원 정신과에 PTSD진단 하에 짧게는 수 주, 길게는 수 개월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기 시작 하였고 정상적인 사회생활 및 적응은 거의 수행하지 못하였다. 입원 중에는 간호사나 병원직원들과 자주 부딪히며 다투는 모습들이 있었고, 요구사항이 거절되거나 본인에게 특별한 대우를 지속해 주지 못하면 의료진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하여 신체 억제되기도 하였다. 특히 사고 당시의 가해자와 보험회사 직원들에게 분노 조절을 전혀 하지 못하여 보험회사 직원을 때리고 욕설을 하며 다투는 등, 수 년 이상 대립이 있었고 사고를 낸 가해자가 더 이상 용서되지 않고 죽고 싶은 생각이 들어 정신과 처방약 수 일 치를 한꺼번에 복용하는 일도 있었다.
   환자는 외래에서 임상가를 위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척도(Clinician-administered PTSD Scale) 상 중등도 PTSD로 진단되었고, 이에 따라 환자는 안정화와 외상치료 준비를 위해 4회의 이완 치료를 외래에서 시행 받았으며, 집중적인 평가와 치료를 위해 한 달 동안 입원하였다. 
   입원 후 행동 관찰과 면담 상 PTSD만으로 보기 어려운 점들이 관찰되었다. 사고에 대한 침습적 기억과 관련하여 사고 후 후송될 때까지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 자신을 쳐다봤던 시선에 대한 굴욕감, 창피함을 주로 나타내었고, 가해자, 보험회사에 대한 분노 및 복수심을 드러내는 반응이 많았다. 입원 기간 중에는 의료진으로부터 본인이 특별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되거나, 의료진이 증상 호소에 대한 청취에 오랜 시간을 투자해 주지 않으면 비난을 자주하며 행동 조절 되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였고, 본인에게 자세한 설명이 되지 않거나 허락 받지 않은 투약에 대해서는 거절하고, 병원의 의무기록에 대해서도 본인에 대해 기술하는 것 자체가 싫다며 의무기록을 하지 말도록 요구도 하였다. 
   환자는 정신질환의 과거력이나 가족력 등은 부인하였으며, 단란한 가정에서 온실 안의 화초처럼 세상 물정을 모르고, 엄격한 부모 밑에서 바르게 자라왔다고 보고하였다. 생활사중의 어려움이나 스트레스 등은 강하게 부정하였다. 그러나 성격이 자기 중심적이고 자존심이 강하였다고 하였고, 똑순이라고 할 정도로 주위에서 인정을 받았다고 하였다. 환자는 대학 졸업 이후 몇 군데 회사를 다녀보았지만 본인의 수준에 맞지 않는다며 몇 일 만에 그만 두었고, 대학원 진학도 해보았으나 수준이 기대 이하라며 자퇴하기도 하였다. 
   입원 당시 환자는 한 달 동안 4회의 EMDR(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시행 받았으며 PTSD 증상은 호전을 보였다. 예를 들어, 사고 장면이 생각나는 빈도, 사고와 관련된 회피 행동, 외상을 상기시키는 자극에 대한 고통감, 놀람 반응 등이 감소하였다. 그러나 자신을 제대로 대우해 주지 않는 것에 대한 분노, 복수심, 특별하고 예외적인 처치 요구 등 자기애적 증상은 변화하지 않았다. 환자는 입원 중 병원 직원들과 사소한 일로 다투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다가 자의 퇴원하였으며, 퇴원 시 진단은 PTSD, 자기애적 인격장애, 적응장애로 내렸으며, 입원 중 치료를 통해 PTSD는 진단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퇴원 이후 외래 치료는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았고, 이후 본원에 두 차례 그리고 타 병원에 몇 차례 추가 입원하였으나 비슷한 경과로 환자나 치료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퇴원하였다.

증  례 3
   30세 된 미혼 직장 여성이 우울, 불안, 불면과 화가 나고 짜증이 난다는 주소로 입원하였다. 환자는 내원 3주전 회사 직원 여러 명 앞에서 직장 상사로부터 심한 욕과 꾸지람 등 망신을 당하는 일이 있었고 이후 불안감과 긴장감이 하루 종일 계속되고 복수심 때문에 감정 조절이 잘 안되고, 당시 사건 상황과 그때 느꼈던 치욕감이 자꾸 생각나는 증세가 생겼다. 이와 동시에 고등학교 때 집단 구타를 당했던 사건 당시 있었던 증상이 재발하게 되었다. 
   환자는 고등학교 재학시 선배들로부터 집단 구타를 당하는 일이 있었고 이 사건이 있은지 며칠 후 여러 학생들 앞에서 운동장을 뛰는 벌을 가해 선배들로 받은 바 있었다. 이 사건 이후 환자는 모멸감과 수치감이 너무 커서 학교 통학 시에도 학생들을 피하여 혼자 다니고, 벌 받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생각나고, 벌을 준 선배를 보면 몸에 땀이나고 가슴이 뛰는 증세가 있었고 학교에서는 하루 종일 긴장 상태로 지냈다고 한다. 사건 이후 또한 성격이 예민해 지고, 조그마한 언쟁에도 화를 참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고 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증상들이 호전되었으나 이후로도 반복되는 우울감, 불안, 불면, 공격성 등으로 대인 관계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입원 당시 진단은 PTSD로 최근 회사에서 있었던 사건이 유발 인자가 되어 기존 외상을 재활성화 시킨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입원 후 면담 및 관찰 소견은 PTSD 와 다른 측면들을 시사하고 있었다. 우선 이번 회사에서 있었던 사건 자체는 외상적 사건의 기준에 맞지 않았으며, 사건 회상시 공포나 회피 보다는 수치와 굴욕감이 주된 반응이었고 직장 상사에 대한 비난과 복수심이 매우 강하게 나타났다. 또한 고등학교 때의 폭행 사건과 관련해서도 당시에는 일부 PTSD 증상이 있었다고 판단되지만, 현재는 주로 동료 학생들 앞에서 창피 당했던 상황의 회상이 반복되고, 그 반응 역시 주로 수치감과 자존심 손상으로 주로 나타났다. 또한 창피해서 사건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고 회피하는 증세, 가해자들에 대한 복수심과 분노, 그 당시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제대로 인정해 주지 않는 것에 대한 원망 등이 주로 나타났다.
   환자는 과거력상 어렸을 때부터 인정받는 것을 좋아하고 학교 내외에서 상과 직책을 받는 것에 집착하고 외향적인 성격이라고 하였다. 고등학교 때 폭행 사건과 관련된 증상 이외에 정서적 문제의 과거력 및 가족력은 부인하였으며, 어렸을 때부터 남들에게 지기 싫어하고 경쟁적인 성격이라고 보고하였다.
   입원 1주 후부터는 약물치료와 지지적 정신치료로 인해 불안, 우울, 불면이 호전되었으나, 본인이 당한 수치감에 담당 주치의가 동감해 주지 않거나, 회사 동료들이 병문안을 오면 화내고 예민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분노 조절 문제에 대해서는 환자가 스스로 불편감을 느끼기 보다는 자아 동조적인 모습을 보였고, 항상 외부 환경의 탓으로 투사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치료진은 자기애적 인격장애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건 자체 보다는 손상된 자존감의 균형을 맞추는데 초점을 두었다. 입원 한 달째 환자는 증상 호전되어 퇴원하였고, 정신치료는 환자가 거절하여 약물처방을 위주로 하는 외래 통원치료 중이다. 퇴원 당시는 적응장애와 자기애적 인격장애로 진단하였다.

토     의

   저자들은 PTSD와 감별이 필요한 TANS 증례를 보고하며 그 임상적 그리고 배상의학적 의의를 고찰하고자 한다. 우선 이 세 증례가 PTSD와 구별되는 점을 논의하겠다. 세 증례 모두 PTSD가 1차적으로 의심되었지만, 증례 2을 제외하고 PTSD가 진단되지 않았다. 또한 증례 2의 경우도 PTSD가 치료된 이후에 TANS는 지속됨을 관찰할 수 있었다. 상기 증례들이 타 진료기관 혹은 내원 초기에 PTSD로 진단된 이유를 살펴 보면, 외상적 사건으로 볼 수 있는 교통사고나 폭행이 선행하였고 이와 관련하여 반복적이며 침습적인 생각, 자극 과민성, 회피 반응 등의 증상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좀 더 면밀히 그 증상과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관찰된다. 첫째, 이 환자들이 경험한 외상적 사건들이 DSM-IV5에서 정의한 외상적 사건의 범주로 볼 수는 있겠으나(A1), 증례 1은 사건에 대한 개인적 반응이 공포, 무기력, 혹은 전율(A2) 보다는 자신이 처한 사회적 상황(약속에 늦게 되는)에 대한 불안감이 주로 문제되었으므로 기준 A에 부족한 면이 있다. 둘째, 재경험과 관련된 반복되는 사고와 회상의 경우 사고의 외상적 측면 보다는 사람들 앞에서 창피했던 것, 부적절한 대우, 보상과 치료과정에서 자존심 상했던 것과 같은 주제에 국한되어 있었다. 또한 사고와 관련된 악몽과 외상적 재현, 외상적 유발요인 (traumatic reminder)에 대한 반응은 세 증례 모두에서 관찰되지 않았다. 셋째, 회피와 관련되어서는 사고와 관련된 생각, 대화 그리고 사람들을 피하는 증상이 모두 관찰되었으나, 그 이유는 사고에 대한 공포증적 회피가 아니라 사고로 인한 자기애적 상처를 자극하는 상황을 회피하려는 것이었다. 흥미감소, 타인으로부터의 소외감이나 단축된 미래의 느낌도 자기애적 병리와 더 연관되었는데, 수치심, 자신을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은 점, 이로 인한 좌절 및 실망감과 관련 있었다. 사건에 대한 기억 상실이나 감정 마비는 관찰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과도각성인데 흥분과 분노 폭발이 세 증례 모두 두드러지게 나타났지만 이것이 사고 후에 생겼다기 보다는, 자존감에 위협이 되는 대인관계 상황에서 분노와 공격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기존의 성격적 병리가 악화되었다고 보는 편이 나을 것으로 판단했다. 불면증과 집중력 상실도 보였지만, 이는 외상관련 반응보다는 전반적인 스트레스 반응으로 보였고 지나친 경계와 과도한 놀람 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요약하면, 상기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악몽, 외상적 재현, 감정 마비, 기억 상실, 지나친 경계, 과도한 놀람 반응 등의 PTSD의 핵심적이고 전형적인 증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PTSD와 구별된다. 
   이 세 증례의 또 다른 감별 진단은 사고로 인한 기질적 뇌 질환 특히 뇌진탕후 증후군이나 기질적 인격장애인데, 환자들의 병력상 사고 당시 뇌진탕이나 의식 변화는 없었고, 뇌영상 촬영 등에서 기질적 뇌장애를 의심할 소견이 없었다.
   아직까지 TANS의 공식적인 진단 기준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Simon4이 기술한 임상 양상이 본 증례에서 잘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첫째, 외상적 스트레스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극단적이지 않았으며 과대적 자기(grandiose self)에 위협을 주는 것이었다. 또한 외상 경험시 반응도 공포 보다는 치욕감, 억울함, 수치감이 주된 반응이었다. 재경험도 재현은 없었으며 반추(rumination), 복수와 관련된 내용이 주였다. 회피는 있었으나 불안과 재경험에 의한 것이 아니며 자신이 수치감을 느끼는 것을 피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과도각성도 주로 분노에 의해 야기된 것이며 불안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분노 자체도 계속적이고 자아 동조적이었다. 전체적으로 불안이 1차적 증상이 아니고 수치감, 분노, 당혹감 등이 1차적인 증상으로 이들은 세 증례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었다. 
   세 증례 모두 초기 진단이나 과거 타 의료기관 진단이 PTSD였음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환자가 호소하는 주소나 임상 양상을 단면적으로 봤을 때는 외상적 사고 후 분노, 불안, 우울감을 보이기 때문에 임상가가 PTSD로 진단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증례 2와 같이 TANS와 PTSD가 공존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평가가 필요하겠다. 
   TANS가 PTSD로 잘못 진단되었을 때, 증상이 만성화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게 되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음을 실제 앞의 두 증례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증례 3의 경우 비교적 조기에 TANS의 가능성을 주목하고 외상 사건이나 반응보다는 자기애적 평형을 회복시켜 주는 접근을 하였고 이를 통해 증상 호전과 외래 유지치료가 이루어진 점은 TANS의 조기발견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다. 
   증례 2의 경우 PTSD가 성공적으로 치료되어도 TANS가 지속되는 점은 이것이 PTSD와는 독립적이고 개별의 치료 접근이 필요한 증후군임을 시사했다. 증례 3의 경우도 과거의 외상적 사건 직후에는 PTSD로 생각되는 증상들이 의심되었지만 최근 사건 이후 발생한 증상은 PTSD와는 다른 것이었다. TANS는 현재 대표적인 정신과 진단 기준인 DSM-IV을 사용하여 2축에 자기애적 인격장애, 1축에 적응장애 혹은 불안, 우울장애로 진단하는 것이 합당할 것으로 사료된다.5 TANS에 대한 첫 논문 이후 현재까지 임상 연구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증후군이 알려졌는데 외상후 적의 장애(posttraumatic embitterment disorder)라는 개념이다.6 이 질환은 3개월 이상 지속되며, 외상적이기 보다는 심한 부정적 생활 사건을 경험하고 사건의 부당함, 적의감, 감정 항진, 사건의 반복 기억 등의 증상을 보여, 이들 대표적 증상이 TANS와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최근 연구6에 의하면 외상후 적의 장애는 69%가 ICD-10진단기준의 적응장애로 진단되어, 적응장애가 기존의 진단으로는 가장 근접한 것임을 시사했다. 또한 평균 유병기간이 31개월로 만성적임을 알 수 있다. 외상후 적의장애와 TAN 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전자의 경우 인격장애의 진단이 과거력이나 현 시점에서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인데, 이는 임상적 관찰을 통해 저자가 기술하였을 뿐, 인격장애와의 관련된 연구가 없기 때문에 아직 결론 짓기 어렵다.
   아직까지 TANS 나 PTSD와 동반되는 자기애적 인격장애의 치료에 대한 문헌은 부족하다. Marmar와 Freeman8은 자기애적 인격장애에 PTSD가 병발한 월남전 참전 군인을 단기 정신역동치료로 치료한 증례를 보고한 바 있고, 외상을 통해 경험되는 병적 자기애를 집단 치료를 통해 치료한다는 내용을 설명하는 고찰 문찰9이 있을 뿐이다. Simon4은 TANS의 1차적 치료 목표는 기존의 자기애적 장애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외상 노출 전의 수준으로 자기애적 균형을 회복시키는 것이며 이는 단기의 초점화된 정신치료로 접근 가능하다고 하였다. 특히, 지지적이고 공감적인 태도를 통해 자기애적 평형을 회복할 수 있게, 감정을 표출하고 선택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명료화 하는데, 이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좌절감을 줄일 수 있다. 직장 복귀를 도와주는 것도 자존감 회복에 중요하다고 한다. 본 증례에서도 유일하게 이와 비슷한 접근을 한 증례 3 경우만 증상 호전과 함께 외래 통원치료로 연결되어 치료권에 남아 있었다.
   배상의학적 관점에서 TANS는 현 병증을 적응장애나 우울 혹은 불안장애로 진단하고, 자기애적 인격 장애나 인격 특성을 기왕증으로 간주하여 사고의 관여도를 계산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10 예를 들어 외상 이외의 원인의 관여도가 어느 정도는 인정되나 외상의 관여도가 더 높은 비율로 인정되는 경우(75%)와 같은 식이다.11 
   얼마나 TANS 가 임상 현장에서 흔한지는 아직 연구된 바 없다. 그러나 저자들의 경험은 교통사고와 같은 단일한 외상적 사건 경험 후 진료나 장해 판정을 위해 정신과를 방문한 적응장애나 PTSD환자 중 상당 부분이 여기에 해당할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TANS와 PTSD를 정확히 구분하고 이에 맞는 치료적 접근을 조기에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치와 주의 사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임상가들이 교육과 훈련을 통해 외상 평가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외상의 영향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데, 비구조화된 일반 면담과 임상 심리검사 보다는 외상 평가를 위해 개발되었으며 신뢰도와 타당도를 갖춘 도구를 통해 보다 정확한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12 둘째는 외상 이전의 기왕력이나 정신 병리 소견을 파악하는 일이다. 특히 본 증례와 같이 인격장애가 선행될 가능성을 염두해 두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보상이나 진료비 지불 문제 때문에 환자는 자신의 과거력을 감출 가능성이 많으며, 더욱이 자기애적 환자들은 자신의 과대성에 상처가 될 만한 사실들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적인 과거력 청취와 환자의 진술 외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나 정보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TANS는 그 증상이 표면적으로 PTSD와 비슷하고, 공존할 수 도 있어 자세히 평가하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때문에 PTSD로 잘못 진단되어 증상의 만성화와 법적, 배상의학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임상가는 외상 경험후 불안, 우울증세를 호소하는 환자에게 있어 이 증후군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는 지혜가 필요하겠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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