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Article

(6권1호 37-44)

Influence of Posttraumatic Stress on the Mental Health among Adolescents of North Korean Refugees

북한이탈 청소년의 외상후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Yong-Hun Son, MD1; Ju-Sil Lee, PhD2; Min-Cheol Park, MD, PhD1; and Sang-Yeol Lee, MD, PhD1;

1;Department of Psychiatry, Wonkwang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Iksan, 2;Faculty of Public Health, Wonkwang University Graduate School, Iksan, Korea

Abstract

Objectives:This study investigated the influence of traumatic experience on the ego identity, self-esteem, and general psychopathology of adolescent North Korean refugees.


Methods:
The participants were 146 adolescents North Korean refugees who attended H High School for North Korean refugees. We divided the subjects into two groups according to the severity of their traumatic experience:the more-traumatic-experience group and the less-traumatic-experience group. Each group performed self-report assessments including an assessment to reveal demographic characteristics, the Traumatic Experiences Scale for North Korean Defectors, the Scale for Ego identity, the Scale for Self-esteem and the Symptom Check-90-Revision (SCL-90-R). Statistical analysis of t-test and multiple regression utilized SPSS 12.0 for Window for comparison between more-traumatic-experience group and less-traumatic-experience group.


Results:The prevalence of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among adolescents North Korean refugees was 37%. The factor with the greatest influence on ego identity was length of time living in South Korea, while, for self-esteem the most influential factor was perception of health. The more-traumatic-experience group had lower self-esteem scores on some subscales of the Scale for Ego identity. They had higher scores on all SCL-90-R subscales than the less-traumatic-experience group.


Conclusion:Adolescent North Korean refugees experienced high rates of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The more traumatic-experience-group had lower self esteem and poorer ego identity and mental health than the less-traumatic-experience group. 

Keywords

Adolescent;North Korea refugees;PTSD;Self-esteem;Mental health.

FULL TEXT

Address for correspondence : Sang-Yeol Lee,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Wonkwnag University Hospital, Wonkwang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344-2 Shinyong-dong, Iksan 570-711, Korea
Tel:+82.63-859-1650, Fax:+82.63-840-6120, E-mail:sangyeol@wonkwang.ac.kr


서     론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연간 10명을 넘지 않았던 북한이탈주민의 수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여 2001년에는 1,000명을 넘어섰으며, 2006년에 2,018명, 2007년에 2,544명으로 늘어났고, 2008년 현재 남한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만도 12,254명에 달하며 특히 최근에는 가족 단위의 탈북이 늘어나면서 청소년들도 1,511명으로 크게 증가되었고, 중국을 비롯한 제 3국에 체류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편 북한이탈주민의 수가 1만명이 넘은 현재 가족 단위의 탈북이 늘어나면서 여성과 청소년의 수가 극적으로 증가하여 청소년의 수가 1,511명으로 대폭 증가하였다. 
   북한이탈주민들은 대부분 50여 년 지속된 남북한 간의 이질화에서 야기된 정체성 혼란과 가치관의 차이, 장래에 대한 불안감과 북한에 남겨진 가족에 대한 죄책감 등 수많은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런 어려움은 탈북을 결심할 수밖에 없었던 북한에서의 고통스런 생활과 탈북 과정에서 겪었던 외상경험들로 인하여 심각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을 것이기 때문이다.3 연구에 따르면 그들은 탈북을 결심한 순간부터 체포와 발각, 배신, 그리고 가족과의 이별과 관련된 외상, 신체적 손상,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 죽음의 위기와 같은 외상들을 경험한다고 보고되었다.4
   난민들의 정신건강에 관한 외국 연구들에서 난민들의 9%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5%에서 주요우울장애를 가지고 있으며,5 난민 캠프의 소아와 청소년의 57%에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을 보였다고 보고되었다.6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들에서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의 유병률이 7.4
~29.5%이었으며, 38.9%에서 우울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되었으나3,4,7 북한이탈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외상성 스트레스 사건에 노출된 이들의 상당수가 심리적 외상 증상을 일부라도 가지고 있고, 청소년기의 외상경험은 특히 이후 성인기의 다양한 심리적 장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8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성인들의 상당수가 성장 과정에서 외상경험을 겪은 내력이 있고, 그 중에서도 경계선 성격장애나 해리성 장애, 자해나 자살 행동, 타인에 대한 공격성을 보이는 성인의 경우 거의 대부분 아동기에 외상 경험을 겪었던 것으로 조사된 연구도 있다.9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북한이탈 청소년들의 외상경험이 그들의 정신건강과 성공적인 남한 사회로의 적응에 중요한 작용을 할 것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청소년기의 발달 과정에서 달성해야 할 여러 가지 발달 과업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자아 개념, 특히 자아존중감과 자아정체감이다. 청소년기의 자아존중감은 발달적 변화와 적응에 결정적 역할을 수행하며 개인의 행복감에도 중요한 역할을 미치는 심리적 변인 중 하나로 자기 자신을 가치와 능력이 있는 존재로 인식하는 각 개인이 자기 내면에 지니게 되는 힘이라고 말할 수 있다.12 자아정체감이 잘 형성한 사람들은 해당 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으며, 갈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때 자기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강구하여 잘 해결한다. 즉 자아정체감이 잘 형성된 사람들은 능동적이며, 미래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뿐 아니라 갈등이나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도 뛰어나다.16
   북한이탈 청소년들은 북한 사회의 심각한 기근으로 인한 교육의 마비, 정상적인 가정의 파괴, 성장발육의 문제를 경험하였고 탈북 과정에서도 제 3국 체류기간 동안 체포와 강제송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기약 없는 유랑생활, 인신매매, 구걸이나 절도 등 극단적인 경험들을 하였다.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탈북한 경우가 많고 부모와 함께 온 아이, 부모나 아이가 먼저 오고 다른 가족을 부른 아이, 혈혈단신으로 온 아이 등 저마다 다른 탈북 과정을 갖고 있기도 하다. 남북 간의 교육제도와 내용이 현저하게 다르고 남한에 입국하기까지 장기간의 학습 공백과 부진 상태에 있어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하거나 자퇴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북한이탈 청소년들은 발달 과정에서 자아존중감이나 자아정체감을 올바르게 확립하지 못하여 남한 사회에 적응하여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심리적 갈등이나 위기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여 효과적으로 적응하고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탈 청소년들의 정신건강과 성공적인 적응에 북한 내에서와 탈북 과정에서의 외상, 자아정체감 및 자아존중감이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다. 
   이전에 이루어졌던 북한이탈주민들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와 정신건강에 대한 연구들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며4,17,18 청소년들의 외상과 정신건강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본 연구는 북한이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과거에 북한에서의 경험과 탈북 과정 중에 경험한 외상과 인구사회학적 특성, 자아존중감, 자아정체감을 조사하여 그들의 정신건강을 파악하고, 외상경험과 인구사회학적 특성 중에서 자아존중감과 자아정체감, 전반적 정신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대상 및 방법

연구대상
   본 연구는 북한이탈 청소년이 남한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하여 설립된 H 학교에서 교육받고 있는 14
~22세의 청소년 175명을 일차 대상으로 하여 연구에 필요한 설문지들을 작성하도록 하였고 이들이 작성한 설문지들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응답을 빠뜨리거나 그 내용을 알아볼 수 없는 29명의 자료를 제외하여 146명을 최종 대상으로 하였던 바, 남자 65명, 여자 81명이었다.

연구방법
   연구는 2008년 4월부터 2008년 5월까지 진행되었다. 연구자가 H 학교를 방문하여 대상자들에게 연구의 취지를 충분히 설명한 다음 집단으로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평가 도구들이 포함된 설문지에 응답하도록 하였다. 교사 1명과 보조 교사 2명을 배치하여 한글 문맹자나 남한과 북한의 언어 소통의 차이로 설문지에서 기술된 용어나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어려움 없이 설문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인구사회학적 문항에는 나이, 성별, 종교, 중국 체류 기간, 남한 거주 기간, 북한에서 가족과의 동거 여부 및 경제적 수준, 탈북 당시 동반자, 직계 가족의 북한 잔류 또는 주변국 체류 여부, 신체적 질병 유무, 건강에 대한 지각, 남한 청소년과의 신체적 차이에 대한 지각, 남한 사람과 대화의 어려움 등을 포함하였다.

평가 도구

탈북자 외상 척도
   북한이탈 청소년의 외상경험과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강성록3이 개발한 탈북자 외상 척도를 사용하였다. 탈북자 외상 척도는 북한 내 외상경험 척도 25문항, 탈북 과정 외상경험 척도 19문항, 증상 척도 16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북한 내 외상경험 척도와 탈북 과정 외상경험 척도를 측정하였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진단하는 척도의 분할점으로 17점을 제시하였다. 이 척도의 신뢰도 계수는 북한 내 외상경험 척도가 .77, 탈북 과정 외상경험 척도가 .74였다.

자아정체감 척도
   자아정체감을 측정하기 위하여 Dignan15이 개발한 Ego Identity Scale을 서봉연19이 번안하여 64개 문항으로 수정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안정성, 목표지향성, 독특
성, 대인역할기대, 자기수용, 자기주장, 자기존재의식, 대인관계의 8개 하위척도에 각각 8개의 문항을 할당하였고, 각 문항을 Likert형 4점 척도로 평정하여 다양한 자아 정체감을 평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자아존중감 척도
   자아존중감을 측정하기 위하여 Harter20가 개발한 Self-perception Profile for Children을 박영애21가 국내 실정에 맞게 번역하여 표준화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총 33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신체용모, 사회적 수용도, 운동능력, 운동품행, 학업능력, 전반적 자아가치감의 6개 하위 요인으로 되어 있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로 평정하는 Likert식 5점 척도로 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자아존중감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각 하위척도들의 신뢰도는 .57
~.77, 내적합치도 계수는 .91로 나타났다.

간이정신진단검사(Symptom Check-90-Revision: SCL-90-R)
   정신건강을 평가하기 위해 Derogatis22가 개발하였고 김광일 등23이 표준화한 SCL-90-R을 사용하였다. SCL-90-R은 자기보고식 다차원 증상목록검사로 신체화, 강박증, 대인민감성, 우울, 불안, 적대감, 공포불안, 편집증, 정신증의 9개 증상 척도와 3개의 타당도 척도로 구성된 90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반응양식으로는 각 문항에 대해 지난 7일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하여 그 증상의 정도에 따라 '전혀 없다(0점)'에서 '아주 심하다(4점)'로 분류되는 5점 척도로 평정한다. 신뢰도 계수는 .78
~.90, 척도별 α계수는 .77~.90으로 나타났다.

자료 분석 및 통계 처리
   연구 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변인은 빈도 분석을 하였다. 외상경험을 비롯한 탈북과 관련한 여러 특성들 중 자아정체감과 자아존중감을 설명할 수 있는 요인들을 알아보기 위하여 회귀분석을 시행하였다. 또한 북한이탈 청소년들 중 북한 내 외상경험 점수가 낮은 하위 집단(하위 30%)과 높은 상위 집단(상위 30%)을 통계적으로 추출하여, 집단 간에 자아정체감, 자아존중감 및 SCL-90-R의 임상척도들에 있어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는지를 알아보고자 독립 t 검증(Independent T-test)을 하였다.
   모든 통계 분석은 SPSS 12.0K를 사용하였으며 p<0.05 미만을 유의하다고 판단하였다. 

결     과

연구 대상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Table 1)
   대상자는 남자 65명(44.5%), 여자 81명(55.5%)이었고, 평균연령은 18.3세, 탈북 시 평균연령은 15.0세였다. 남한 청소년과의 신체적 차이에 관하여 키의 차이를 지각한 경우가 69.2%였고, 남한 사람과 대화가 어렵다고 응답한 경우는 60.3%였다. 

외상경험을 비롯한 탈북자의 특성이 자아정체감, 자아존중감에 미치는 영향(Table 2)
   자아정체감에 미치는 영향은 한국에 온 기간(β=0.50, p<0.001), 북에서의 경제력(β=-0.17, p<0.05), 북한을 떠날 때 동행한 사람(β=0.27, p<0.001)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 다른 특성들에 비해 의미 있는 설명력(F=4.65, p<0.001)을 가지고 있었다. 자아존중감에 관해서는 한국에 온 기간(β=0.22, p<0.05)과 건강에 대한 지각 여부(β=0.32, p<0.001)가 다른 특성들보다 의미 있는 설명력(F=1.89, p<0.05)을 가지고 있었다.

북한 내 외상경험이 많은 집단과 적은 집단 사이의 자아정체감, 자아존중감 및 SCL-90-R 임상척도 점수 차이(Table 3)
   북한 내 외상경험이 심하였던 집단은 자아정체감의 하위 요인인 목표지향성(t=2.63, p<0.05), 자기수용(t=2.62, p<0.05), 자기존재의식(t=2.76, p<0.01), 대인관계(t=2.17, p<0.05) 그리고 자아 존중감 총점(t=2.42, p<0.05)과 자아존중감의 하위 요인인 신체용모(t=2.39, p<0.05), 행동품행(t=2.09, p<0.05)이 외상경험이 심하였던 집단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또한 SCL-90-R의 임상 척도 모두에서 북한 내에서 외상 경험이 비교적 심하였던 집단이 외상경험이 심하지 않았던 집단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탈북 과정 외상경험이 많은 집단과 적은 집단 사이의 자아정체감, 자기통제기술, 자아존중감 및 SCL-90-R 임상척도 점수 차이(Table 4)
   탈북 과정 외상경험이 비교적 심하였던 집단이 심하지 않았던 집단보다 자아정체감 총점(t=2.85, p<0.01)과 자아정체감의 하위 요인인 안정성(t=2.42, p<0.05), 목표지향성(t=2.14, p<0.05), 자기수용(t=2.15, p<0.05), 자기존재의식(t=2.89, p<0.01), 대인관계(t=2.13, p< 0.05)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다. 또한 자아존중감 총점(t= 3.46, p<0.01)과 자아존중감의 하위 요인인 신체용모(t= 4.26, p<0.001), 사회적 수용도(t=2.03, p<0.05), 전반적 자아가치감(t=3.57, p<0.01)이 유의하게 낮았다. 한편, 탈북 과정에서 외상 경험이 비교적 심하였던 집단이 심하지 않았던 집단 보다 SCL-90-R의 임상 척도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고     찰

   근래에 들어 북한이탈주민들의 남한 입국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가족동반이 증가함에 따라 청소년들의 수가 날로 더해감에 따라 이들의 성공적인 남한 정착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청소년기는 인격발달 과정에서 자아정체감과 자아존중감 형성에 중요한 시기로서 북한이탈 과정에서 뿐만 아니라 남한에 거주하는 동안 많은 외상적 사건을 경험하였을 것으로 예상되어 이들의 외상적 경험이 자아기능과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함으로써 남한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자 본 연구를 시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탈북자 외상척도를 이용하여 탈북 청소년들의 북한 내에서 그리고 탈북과정에서 경험한 외상의 정도를 평가하고 그 외상 경험이 자아정체감과 자아존중감 및 정신건강과의 관계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의 외상적 경험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특별 제작된(탈북자) 외상척도를 북한이탈 청소년들에게 적용한 결과 외상척도의 분할점인 17점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한 청소년들의 비율은 37%로 나타났다. 이는 남한에 있는 성인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의 유병률을 보고한 선행 연구들3,4의 27.4
~ 29.5%보다 높게 나타났고, 외국 난민들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유병률 9%5보다 높았다. 이처럼 성인 북한이탈주민보다 유병률이 높게 나온 이유는 다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다. 첫째는, 청소년들은 성인들에 비해서 북한 내에서와 탈북 과정에서 겪은 외상적 충격에 더욱 취약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홍창형 등4의 연구에서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진단하기 위해 DSM-IV 구조적 임상 설문지(Structured Clinical Interview for DSM-IV)를 사용하였지만, 본 연구에서는 탈북자 외상 척도에서 제시하는 분할점을 기준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진단하였기 때문에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지만을 이용한 연구에서 대상군의 56%에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가 의심된다고 보고한 바 있다.24 셋째는, 청소년들은 외상 경험에 대한 대처방식이 성인보다 미성숙하여 성인보다 외상 경험의 영향이 오래 갔을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겠다. 
   한편, 외국의 소아와 청소년보다 북한이탈 청소년들에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의 유병률이 높았던 이유도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는데 첫째, 북한이탈 청소년들이 외국의 난민들보다 탈북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외상을 경험하였을 가능성이 있고 또한 발각되었을 때 공개처형이나 고문 등 처벌의 정도가 훨씬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결과는 강성록의 연구3와 일치하고 있다. 둘째로, 외상 척도의 점수만을 가지고 북한이탈 청소년들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평가하였기 때문에 증상의 숫자는 많지만 실제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의 진단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과대평가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본 연구에서 드러난 흥미로운 사실 중의 하나는 북한이탈 청소년들이 북한 내에서와 탈북 과정에서 겪었던 외상경험보다는 북한에서의 경제력, 탈북 동반자, 남한 거주 기간, 건강에 대한 지각 등 남한에서의 성공적인 적응 및 지지적인 환경과 관련된 요인들이 그들의 자아존중감과 자아정체감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특히 남한에 온 기간이 길수록 자아정체감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이는 출신성분이나 사회계층에 따라 장래가 결정되는 북한에서 체념하였던 목표를 남한에서 생활하며 갖으며 북한 내의 어려운 환경에서 벗어나 안전함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된다.10 이와는 반대로 북한에서 출신 성분이 좋아서 비교적 경제력이 높을수록 안전성, 목표지향성, 대인역할 기대와 같은 자아정체감의 하위요인들이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건강하다고 지각할수록 자아존중감이 높다는 결과는 스스로 신체적으로 건강하다고 느끼는 것과 좋은 정신건강, 스스로 남한 생활에 잘 적응한다고 느끼는 것이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결과를 반증하는 것으로 보인다.17 한편 같은 또래의 남한 청소년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북한 생활이나 제 3국에서의 어려움과 죽음의 고비를 이겨내고 남한에 입국한 것에 대한 자긍심은 북한이탈 청소년들의 전반적인 자아가치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자아존중감을 높여 주었을 것이다.
   외상 경험이 적은 하위 집단이 경험이 많은 상위 집단보다 간이정신진단검사의 모든 항목에서 증상의 정도가 낮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전의 난민 연구들25,26,27에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가 난민들의 정신건강을 반영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라는 보고들은 외상경험이 많은 집단에서 간이정신진단검사로 측정한 증상이 심했다는 결과를 지지한다. 외상경험이 적은 집단은 자아정체감의 여러 척도와 자아존중감 총점이 외상경험이 많은 집단보다 높았다. 외상경험이 적은 집단이 많은 집단보다 자아존중감과 자아정체감이 높은 이유는 자아존중감과 자아정체감이 높은 집단은 능동적이며, 미래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갈등이나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자아존중감과 자아정체감이 낮은 집단보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을 덜 겪고 있다고 생각 할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탈북 이전의 자아존중감과 자아정체감을 측정할 수는 없었다. 따라서 자아존중감과 자아정체감의 수준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의 정도에 영향을 미쳤는지, 아니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정도가 자아존중감과 자아정체감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향후 연구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첫째,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진단함에 있어 훈련된 전문가에 의한 구조화된 면담을 통한 정신과적 진단보다는 탈북자 외상 척도에서 제시한 분할점을 기준으로 하였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또한 이 척도는 18세 이상의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정확하게 평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청소년들이 겪는 외상과 스트레스 및 증상들이 성인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28 둘째, 자기보고식 척도를 포함한 설문지 형식의 자료를 분석하였기 때문에 대상자의 방어적 태도나 무성의한 응답을 통제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북한이탈 청소년들은 그들이 겪었던 외상의 강도가 심각했기 때문에 타인에 대해 지나치게 의식하고 경계심을 가지고 있어서 설문지를 작성할 때도 속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기보다는 심리적인 방어를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 연구 대상자를 국내 한 지역에 소재한 북한이탈 청소년을 위한 학교에서 선발하였기 때문에 여기에서 분석된 결과를 탈북 후 남한의 각처에 거주하고 있거나 중국이나 제 3국에 머물고 있는 북한이탈 청소년 전체에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동일한 연령의 한국 청소년들의 자아존중감과 자아정체감의 비교 연구가 되지 못한 점이다. 향후 제한점에 대한 보완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경험한 외상적 스트레스를 정량화하고 자아기능과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향후 북한이탈 청소년의 외상후 스트레스 경험 및 장애에 대한 체계적 중재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결     론

   북한이탈 청소년들이 북한 내에서와 탈북 과정 중 경험한 외상과 정신건강, 자아존중감, 자아정체감을 조사하여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의 실태와 자아존중감과 자아정체감을 포함하는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북한이탈 청소년 146명을 대상으로 외상 경험이 높은 상위 집단과 낮은 하위 집단으로 구분하여 비교하였다. 평가 척도로는 탈북자 외상 척도, 자아정체감 척도와 자아존중감 척도, 간이정신진단검사를 사용하였으며, 외상후 스트레스 정도와 정신건강의 관계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 탈북자 외상 척도로 측정한 북한이탈 청소년들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유병율은 37%로 성인 북한이탈주민들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으며, 자아정체감은 한국에 온 기간, 북에서의 경제력, 북한을 떠날 때의 동행자의 영향을 받았으며, 자아존중감은 한국에 온 기간과 건강에 대한 지각에 의해 의미 있게 설명이 되었다. 외상경험이 적은 집단이 많은 집단보다 자아존중감 총점과 자아정체감의 일부 요인들이 높았으며 간이정신진단검사의 모든 항목에서 더 건강한 것으로 측정되었다.
   본 연구는 북한이탈 청소년들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에 대한 최초의 연구로서 의의가 있으며 향후 북한이탈 청소년에 대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와 다른 정신 질환들에 대한 추가 연구들이 필요하겠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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