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Article

(6권2호 102-7)

Effects of Fear Stimuli by Means of a Video Clip on the Power Spectra of Electroencephalograms in Healthy Adults

건강인에서 동영상 공포 자극이 뇌파에 미치는 영향

Yoo-Ra Kim, MD; and Jeong-Ho Chae,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College of Medicine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Seoul, Korea

Abstract

Objective:Although studies have explored responses to fear had been assessed using various psychophysiological methods, results have been inconsistent. The present study examined psychophysiological responses in healthy subjects after viewing fear stimuli in a video clip for set up future fear related psychophysiological studies. 

Methods:We monitored three psychophysiological variables (electroencephalography, skin temperature, and heart rate variability) in adults who watched either a control stimulus movie clip or a fear-inducing movie clip. 

Results:In 16 healthy adults, theta activity decreased significantly after the fear stimulus as compared to the normal stimulus. However the participants showed no differences in heart rate variability or skin temperature between the fear and normal control stimulus situations.

Conclusion:In the limbic area, theta activity corresponds with information processing, integration into previous memories and long-term potentiation. In this study, we suggest decreased theta activity represents amygdalo-hippocampal activity, associated with fear, short-term memory, and memory extinction in the healthy adults. Further studies are needed to evaluate the interaction of fear, memory, and the pathophysiology of anxiety disorder in patient with anxiety disorders.

Keywords

Fear response;Heart rate variability;Skin temperature;Electroencephalography.

FULL TEXT

Address for correspondence : Jeong-Ho Chae,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College of Medicine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505 Banpo-dong, Seocho-gu, Seoul 137-701, Korea
Tel:+82.2-2258-1260, Fax:+82.2-594-3870, E-mail:alberto@catholic.ac.kr


서     론


  
공포는 불확실한 위험에 대한 개체의 정서적 반응이다.1 통상적으로 불안은 만성적이고 원인이 불분명한 것에 대한 정서를 지칭하며, 공포는 비교적 급성이고 원인이 명확한 것에 대한 정서를 일컫는다. 그러나 이렇게 둘 사이를 구분하는 것은 불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공포와 불안은 모두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위험 등에 의하여 유사한 생리적 반응, 주관적 경험, 행동 경향성을 나타내므로 혼용할 수 있다.2 공포는 각성 상태 유지, 말초 혈관 수축, 심박동과 호흡수의 증가, 근육 긴장 등의 생리적 반응을 일으켜 결국 공포 자극에 노출된 개체가 도피 태세를 갖추게 한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위험한 자극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개체가 공포 반응을 일으킬 경우 이와 같은 일련의 생리적 반응들은 부적절한 과각성과 부정적인 정서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나아가 비특이적 자극에 대해서도 회피를 유발하므로3,4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공포증 등과 같은 질환의 병태생리를 이룬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부적절한 공포 반응을 가장 현저하게 나타내는 정신장애 중 하나인 PTSD에서는 이러한 정신생리적 기능 이상을 특징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1980년에 발간된 정신과 진단 체계인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DSM) III5에서는 PTSD의 특징 중에 "과도한 자율신경계의 각성 증상"을 기술하였으나 특별한 진단 기준으로 포함되지는 않았다. 이후 1987년의 DSM III-R6에 이르러서 정신생리적 반응은 과각성 증상의 하위 증상으로써 외상 단서에 대한 생리적 반응이란 준거 기준으로 분명히 포함되었다. 또한 1994년 발간 이후, 2000년에 개정되어 현재 정신장애의 진단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는 DSM-IV-TR7에서는 PTSD 진단에 있어 정신 생리적 기능 이상을 과각성 증상의 하위 준거 기준이 아닌, 재경험 증상의 하위 준거 기준 즉, 사건에 대한 단순 노출 시 생기는 생리적 반응으로 분류하였다. 이처럼 준거 분류에 변화가 계속 있어왔지만, 외상 관련 자극과 관련된 생리 반응의 변화가 PTSD의 핵심 증상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이밖에도 DSM-IV-TR7에서는 공황발작의 진단에 호흡곤란, 질식감, 심계항진, 흉부 통증, 땀 흘림 등의 생리적 증상들을 포함하며, 범불안장애에서도 안절부절 못하거나 근육이 긴장되고 쉽게 피로해지는 등의 생리적 증상이 있어야 진단할 수 있는 등 불안 장애에서 정신 생리적 증상은 중요한 준거 기준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러한 병리적 공포 반응을 보일 때 나타나는 신경생리학적 변화를 규명하여 정상인과의 차이를 밝혀 치료에 적용하고자 하는 연구가 지속되어 왔으며, 그 일환으로 동물 실험을 통해 조작화된 공포를 일으킨 후 체온의 변화,8 심혈관계 지표의 변화9 등을 해석한 연구가 있었다. 또한 정상인과 불안 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공포를 일으키는 비디오, 그림, 얼굴 사진 등을 보게 하거나 공포 상황을 상상하게 한 후 각 대상군의 심혈관계 지표, 호흡 패턴, 체온, 뇌파 등을 통해 생리적 변화를 측정하고 비교한 연구들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공포, 분노, 혐오, 행복 등의 감성을 일으키는 동영상 시청 후 피부 전기 활동과 심박수를 비교한 연구,10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공포 자극에 의해 심박 변이도, 호흡수, 피부 전도 반응 등 자율신경계 변화를 살펴본 연구11 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공포 반응 연구들에서 각 생리적 지표들의 변화 결과는 서로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었으며, 제시된 각 자극들이 연구마다 서로 달라 일관되게 비교할 수 없었다. 또한 이제까지 시행된 대부분의 공포반응 연구들은 한 가지 정도의 정신 생리적 지표들만을 측정하여 임상적으로 추측할 수 있는 교감 신경의 활성화로 인한 생리적 변화들을 확인하는 차원에 불과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동영상 자극이 여러 사람에서 비교적 일관되고 구체적인 감정을 유발할 수 있음을 밝힌 연구12를 기반으로 공포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타당화된 동영상을 제작한 후, 동영상을 시청하는 방법으로 정상인을 공포 자극에 노출시켰다. 공포 자극 노출 전 후 뇌파, 심혈관계 지표, 체온 등을 측정하고 비교함으로써 공포 반응 시 나타나는 신경생리학적 변화 연구에 대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 향후 각종 공포 관련 질환에서 이러한 유발 자극에 의한 정신생리학적 지표를 측정하는 방식을 확립하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연구대상
   연구 대상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및 성모병원에서 광고를 통해 모집된 사람 중 정신장애의 병력이 없으며 신체적으로 건강한 18세 이상의 성인 남녀로 하였다. 또한 현재 심혈관계 질환의 증상이 있거나 심혈관계 질환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심전도에서 이상 소견이 있는 자는 제외하였다. 대상자에게 연구에 대한 설명을 하였고 사전 동의를 받았으며 각 연구 과정은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 임상시험 위원회의 허가(과제번호 SCMC070T076)를 받아서 진행하였다. 

방  법

시각자극
   공포를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진 동영상 클립 중에서 가톨릭대학교 감정연구실에서 데이터베이스화 해 둔 자료를 두 명의 정신과 전문의, 한 명의 정신과 전공의, 두 명의 임상심리학자 들이 미리 확인하고 공동 연구자 회의를 거쳐 공포 반응을 가장 잘 유발한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연결하여 7분 분량의 동영상을 제작하였다. 대조 동영상은 특별한 정서 반응을 유발하지 않는 평이한 동영상을 제작하여 사용하였다. 각 동영상의 타당화를 위하여 사전 실험을 진행하였다. 건강한 정상군 10명을 대상으로 제시된 동영상이 어떤 정서를 얼마나 유발하였는가의 정도를 측정하도록 되어 있는 정서평가척도13를 이용하여 확인하였다. 이 척도는 경험한 정서 상태 종류, 정서 상태의 강도 등의 구체화, 느낌에 대한 형용사 평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실험에서는 정서의 타당화를 위해 공포 동영상을 본 후 "공포를 느꼈다"라고 확인되며, 그 강도에서는 3점 이상으로 강한 정서를 유발하는지, 형용사 기술에서 "무섭다", "잔인하다"라고 기술되는지를 확인하였다. 대조 동영상은 이들 정서 상태 종류, 강도 및 느낌의 형용사 기술에서 특정 감정 유발이 있지 않은지 확인하였다. 실험 시에는 공포 동영상과 대조 동영상을 무작위 순서로 개인용 전산기를 이용하여 14인치 LCD 모니터를 통하여 제시하였다.

정신생리지표
  
모든 정신생리 지표는 착석한 지 10분 경과된 후에 안정된 상태에서 측정하였다. 기저 상태는 어떠한 자극도 행해지지 않는 환경에서 측정하였고 공포 및 대조 동영상을 보여준 후 각각 통합 측정 시스템을 이용하여 각 생리 지표를 측정하였다(Figure 1).

뇌  파 
   뇌파 측정은 Wise-8000(무유, Seongnam)을 이용하여 전두부에서 양극성 2채널로 시행하였다. 앉아있는 편안한 상태에서 눈을 뜬 상태로 움직이지 않도록 지시한 후 기본 상태의 뇌파를 5분간 측정하였고, 공포 자극과 대조 자극을 제시하기 시작한 후 2분 후에 각각 뇌파를 5분간 측정하였다. 획득된 뇌파는 Fourier 변환을 통한 무유 알고리듬을 통하여 전산화 스펙트럼 분석을 하였다.

체  열 
   체열은 기존에 설정된 양 손의 28 부분에 고유 번호를 부여하여 각 지점에서 온도를 측정하도록 설계된 적외선 체열 측정기(SpIR400, CR Tech, Seongnam)를 이용하여 10분 이상 안정된 상태 이후 공포 자극과 대조 자극이 제시된 후 각 4분 경과 시점에서 측정하였다(Figure 2).

심박수 변이도 
   심박수 변이도는 Wise-8000(무유, Seongnam)을 이용하여 각 5분간 측정하였다. 측정된 자료를 무유 알고리듬을 통하여 시간 및 주파수 영역의 파워 스펙트럼 분석을 시행하였다. 시간 영역 분석을 통해 평균 RR 간격, 전체 RR 간격의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 of normal to normal intervals, SDNN)를 얻었고 주파수 영역 분석을 통해 전체 주파수 강도(total frequency, TP), 저주파수대역(low frequency, LF), 고주파수대역(high frequency, HF), 고주파수에 대한 저주파수 영역비(LF/HF ratio)를 산출하였다.

통  계
   기저 상태로부터 공포 동영상과 대조 동영상 노출 후 각 생리 지표의 변화를 비교하기 위해서 공포자극 후 생리 지표값에서 기저 상태의 값을 뺀 값(Δ)과 대조 자극 후 생리지표 값에서 기저 상태의 값을 뺀 값(Δ)을 T 검정(unpaired t test)을 이용하여 비교하였다. 통계학적 유의 수준은 0.05 미만으로 설정하였다. 

결     과

   연구에 포함된 대상군은 모두 현재 대학생이었으며 남자 5명, 여자 11명 총 16명이었다. 16명의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24.1(SD=4.1)세였고 연령의 범주는 20세에서 28세까지였다. 

뇌파 분석
   안정 상태에 비해 공포 자극 노출 후 θ파가 유의하게 감소하였고 이는 대조자극 후 변화와 유의하게 차이가 있었다(p=0.02). 즉 대조 자극 노출 후에는 θ파가 증가한 반면 공포 자극 노출 후에는 θ파가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α파, β파와 δ파는 자극의 종류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Table 1) .

체열 분석
   체열은 안정 상태로부터 공포 자극 노출 후, 대조 자극 노출 후 오른손과 왼손 평균 모두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able 2).

심박수 변이도 분석
   심박수 변이도는 평균 RR 간격, SDNN, TP, LF, HF, LF/HF ratio 모두 공포 자극과 대조 자극 노출 후의 차이를 비교하였을 때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able 3).

고     찰

   본 연구는 공포 반응을 유발하는 동영상을 제작하고 이러한 동영상 공포 자극이 대조 자극에 비하여 특이한 정신생리적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하여 시도되었다. 
   공포와 같은 감정에 대한 연구는 그 특성상 객관적인 지표를 제시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자율신경계의 영향을 받는 정신생리적 지표들은 이와 같은 주관적인 감정을 보다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수치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아 왔다. 따라서 불안 장애 환자군과 정상 대조군에서 공포 자극 후 심혈관계 지표, 호흡수, 체온, 뇌파 등을 각각 별개로 측정, 비교한 연구들이 상당히 진행되어 왔다. 
   국내에서도 위와 같은 연구들이 이루어져온 바, 초등학생,14 대학생,15 성인 남녀10 등 다양한 군에서 공포 자극을 제시한 후 정신생리적 지표들의 변화를 살펴본 연구들이 있어왔다. 
   그러나 전쟁 장면으로 이루어진 사진을 통해 공포 자극을 제시한 연구,16 공포를 나타내는 얼굴 표정을 본 후 정신생리적 지표를 측정한 연구,17 공포를 느끼게 하는 음악을 듣거나18 단순히 대상자로 하여금 공포를 상상하도록 한 후 변화를 측정한 연구19 등 각 연구들마다 사용한 공포 자극이 다르고, 실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각 연구 결과들을 일괄적으로 비교, 해석하기 어렵고 실제 그 결과도 서로 상반되는 측면이 있다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피부 전도수준을 측정한 연구들의 경우 공포 유발 자극 후 피부 전도수준이 증가하였다는 연구20와 변화가 없었다는 연구21가 모두 있으며 심박동수를 측정한 연구에서도 심박동수가 증가하였다는 연구22와 반대로 감소하였다는 연구23도 있는 등 그 연구 결과는 일관적이지 않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조작화된 동영상 공포 자극에 일괄적으로 노출시킨 정상인을 대상으로 뇌파, 심혈관계 지표, 호흡수, 체온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였다. 또한 공포 자극과 대조 자극 노출 전후의 생리적 변화를 비교함으로써 실험에서 사용된 공포 자극이 향후 표준화된 자극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기 위하여 시도되었다. 
   본 연구의 결과 대조 자극 노출 후에 비해 공포 자극 노출 후 뇌파 중 θ파가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그러나 심박수 변이도와 체열에 있어서는 양 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최근 유발 전위를 이용한 연구에 따르면, θ파는 뇌가 자극을 받아들이고 정보를 처리하는 인지 과정을 반영하며 특히 정보를 통합하고 상호 연결시키는 과정을 반영하는 뇌파로 알려져 있다.24 특히 불안 장애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변연계에서 발생하는 θ파는 정보를 구분하여 받아들이고(gating function), 기존의 저장되어 있던 정보와 새로운 정보를 통합하며, 장기 강화(longterm potentiation)를 촉진하는 과정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되어 왔다.25,26 또한 조작화된 공포를 일으킨 후 나타나는 θ파를 통해 편도 및 해마의 활동을 추측할 수 있으며,27 조작화된 공포를 회상하는 과정 중 편도-해마 회로가 활성화되면서 이를 구성하는 신경세포에서 cAMP가 증가하고 θ파가 나타나는 과정이 쥐를 이용한 연구에서도 입증되었다.28 그러나 앞서 언급한 Pape et al.28의 연구에서 공포 조작화 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각 단계 별로 뇌파의 변화를 살펴보았을 때 2시간 이내의 단기 기억회상에서는 θ파의 변화가 없었으나, 24시간의 장기 기억회상 시에는 θ파가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이는 조작화된 공포 반응이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는 과정에 편도 및 해마의 활성도 변화가 작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소견이다. 즉 조건화된 공포 반응 소거가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서 반응이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공포 반응을 억제해 나가는 일종의 억제 학습29임을 생각해 볼 때 편도 및 해마의 활성도 변화가 공포 반응이 장기 기억으로 저장될지 결정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겠다. 
   따라서 건강인을 대상으로 한 본 연구에서 공포 자극 후 유의하게 θ파가 감소된 것은 건강인의 경우 환자군과 공포 자극을 지각하고 처리하는 인지 과정이 다르고, 공포 자극이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어 추후 병리적 공포로 이어지는 일련의 병적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음을 시사한다. 또한 이와 같은 인지과정 및 자극의 처리 방법상의 차이가 같은 외상을 경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수에서만 PTSD가 발생하며, 여러 불안 장애들의 공존률이 높다는 점도 일부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체열의 경우 기존의 연구들에서는 주로 공포 자극에 노출 후 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손가락 끝에 위치한 동맥-정맥 문합 부위의 혈관 수축이 일어나 손가락 체열이 떨어진다고 보고하였다.30,31 본 연구에서는 공포 자극과 대조 자극을 비교해보았을 때 손가락 체열에 유의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기존의 연구들에서도 공포 감정을 유발하는 동영상을 시청한 후 체열을 측정한 실험에서 유의한 체열의 변화가 없었다는 보고32도 있는 등 비슷한 연구 방법을 사용하면서도 일치하지 않는 결과가 있었다. 이러한 결과의 차이는 자극의 종류와 강도, 자극과 측정 시간 간격의 차이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며 대상자의 성격, 공포를 인지하는 정도의 차이, 임상적 배경 등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심박수 변이도는 연속적인 심박동 사이 변화양상을 측정하여 자율신경계의 변화를 정량적으로 반영한다고 알려져 있다.33 또한 심박수 변이도는 사용방법이 간단하고 비침습적이기 때문에 임상 상황에 적용하기 쉬운 이점도 있어 자율신경계를 측정하기 위한 많은 연구에서 사용되었다. 심박 변이도의 측정은 크게 시간 영역 분석법과 주파수 영역 분석법으로 나눌 수 있으며, 시간 영역에 따른 분석법으로 얻은 지표인 평균 RR 간격과 SDNN은 심박 변이도 전반의 변화를 반영하는 변수로 볼 수 있다. 또한 주파수 영역 분석법을 통해 얻은 TP, LF, LF/HF ratio는 교감신경의 활성을 반영하며, HF는 부교감신경의 활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3 이러한 심박수 변이도는 정신과 영역, 특히 자율신경계의 영향을 받는 신체 증상들이 나타나는 불안장애에 대한 연구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공황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LF가 증가하고 HF가 감소하였다는 보고34가 있으며, PTSD에서도 LF/ HF ratio가 높았다는 보고35가 있었다. 그러나 공포 자극에 대한 심박수 변이도의 기존 연구들을 통해 예상할 수 있었던 바와 달리 본 연구에서는 평균 RR 간격, SDNN, TP, LF, HF, LF/HF ratio 모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심박수 변이도는 분당 호흡수, 성별 등 자율신경계 외에도 복잡하고 다양한 여러 인자들의 영향을 받는다. 또한 전통적인 시간 도메인 분석으로는 자율신경계의 영향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는 주장36 등도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포 자극 후 호흡수의 변화 영향, 대상군의 성별과 심혈관계 특성 등 다른 변인을 통제하기 어려워 기존의 연구들과 다른 결과가 도출되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겠다. 또는 동영상 자극에 의한 생리학적 변화를 측정해내기에는 부족한 지표라는 의미라고도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공포 자극 노출 후 심박수 변이도와 체열에서 유의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는 등 기존의 연구결과와 상반되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아마도 건강인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병리적 공포 반응보다 정상적 공포 처리 과정이 반영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40여분 이상 동영상이나 영화를 시청하게 하여 공포 자극을 유발시킨 기존의 연구들과 달리 7분여의 비교적 짧은 공포 자극 동영상을 시청하게 한 점도 차이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는 지나치게 긴 동영상은 자극이 유발하는 정서가 혼합될 수 있고 반복되는 제시로 인해 습관화가 생길 수 있다37는 연구를 토대로 비교적 짧은 동영상을 사용하였으나, 추후 짧은 자극과 긴 자극을 비교하여 어떠한 자극이 정신생리 지표 측정에 더 적합한지에 대해 연구가 더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는 몇 가지 제한점을 지니고 있다. 첫째, 각 연구 대상자에게 제공된 자극이 충분한 공포 자극으로 인지되었는지에 대한 주관적인 불안 점수 척도 등을 시행하지 못하였다. 감정적 자극을 처리하는 편도의 활성화 정도는 개인차가 있으며38 특성 불안(trait anxiety)이 높을수록 공포 등의 감정적 자극에 대해 해마가 활성화 되는 정도가 크다는 연구39 등을 고려해 볼 때, 대상군의 특성 불안, 개인적 성향, 실험 시 실제 공포를 느낀 강도 등을 파악하여 실험 결과와 함께 해석하는 것이 향후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공포 자극과 대조 자극 제시를 무작위로 하는 것으로만 통제를 하였으나 공포 자극을 먼저 본 경우에는 점화(priming) 효과가 발생하여 후에 본 대조 자극에 의한 반응에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효과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의 대상군에는 여자가 남자보다 두 배 이상 많이 포함되었다. 기존의 연구들에서 여자가 남자보다 공포 자극에 대해 반응이 높고40 기능적 뇌자기공명영상으로 실험을 하였을 때 공포 자극 후 편도의 활성화가 여자가 남자보다 높았다41는 결과들이 있으므로 이 역시 해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넷째, 인간의 감성은 쾌-불쾌, 각성-이완의 두 축으로 크게 나눌 수 있으며 다양한 감성은 위의 두 축이 만나는 다양한 어느 지점으로 설명된다.42 따라서 공포 자극이 인지적 차원에서 단순히 "공포"로 지각되었다고 해도 그 안에는 혐오, 불쾌, 두려움 등의 여러 감정이 혼합되어 있고 각각의 서로 다른 생리 반응을 이끌어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이러한 감정을 인지하는 과정 역시 시상과 편도를 통해 곧바로 자율신경계가 조정되어 신체반응이 일어나는 과정 외에도 시상에서 신피질을 거침으로써 신피질의 주의, 지각, 기억 등의 영향을 받는 두 가지 과정이 존재43하므로 단순히 생리 반응을 측정하는 것이 "공포"라는 감정과 그에 대한 반응을 완전히 설명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 대상이 비교적 젊고 고학력인 대학생이라는 것이다. 연령 및 학력에 따라서 감정 자극에 대한 반응이 다를 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추후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건강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는 향후 환자군과의 대조적인 연구를 위한 초석이 될 수 있으며 특히 결과 해석이 어려운 신경생리학적 지표를 밝히는 연구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향후 다양한 조건의 표준화된 공포 자극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하여 건강인 뿐만 아니라 불안 장애 환자군과의 대규모 연구를 시행한다면 정상 공포 반응이 어떠한 신경 생리학적 변화를 동반하며 어떤 과정을 거쳐 병리적 공포로 이행되는지를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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